2
부산메디클럽

[해양수산칼럼] ‘세계 선주·화주 EXPO’ 신설 필요하다

정영석 한국해양대학교 해사법학부 교수

  • 정영석 한국해양대학교 해사법학부 교수
  •  |   입력 : 2026-06-07 18:38:09
  •  |   본지 21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2025년은 부산이 해양수도로 발돋움하기 위한 핵심 인프라인 해양수산부 이전과 사법 인프라인 국제상사해사법원의 설립을 확정짓는 역사적인 한 해였다. 해양수산부 이전과 해사법원 설립은 부산의 미래 100년을 결정지을 핵심 사업이다. 그러나 이러한 성과는 해양수도 부산의 종착점이 아니라 출발점이라는 점을 다시 한번 상기해야 한다.

우선 우리나라 핵심 해운회사와 관련 기업이 부산으로 이전해 비즈니스가 활성화되는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 궁극적으로는 부산이 세계적인 해양비즈니스 중심지가 되어 국내외 인재가 모여드는 남부권의 극점 도시가 되어야 한다. 이제 해양수도 부산은 ‘글로벌 해운중심도시’로 살아남기 위한 실질적인 경제 엔진을 장착하는 과정이어야 한다. 필자는 그 핵심 전략으로 ‘세계 선주·화주 EXPO’의 신설과 정례화를 강력히 제안한다.

그동안 부산은 세계적인 컨테이너 물동량을 자랑하는 허브 항만으로 군림해 왔으나, 하역과 환적이라는 노동 집약적 기능에 치우쳐 있었다. 해운 산업의 진짜 부가가치는 선주와 화주 사이의 거대한 비즈니스 네트워크 속에서 발생한다. 선박 금융, 해상 보험, 해사 법률, 선박 매매 중개 등 이른바 ‘해양 서비스 산업’이 바로 그것이다. 영국이나 싱가포르가 좁은 국토와 적은 물동량에도 해양 강국으로 군림하는 이유는 고부가가치 지식 서비스 산업을 선점했기 때문이다.

현재 부산은 해양수산부 이전과 함께 산하기관이 착착 이전할 준비를 하고 있다. 또 에이치라인과 SK해운의 본사 이전에 이어 HMM의 이전이 진행 중이어서 이러한 계획이 제대로 진행된다면 부산은 일단 해양 행정과 해운 비즈니스의 첫발을 딛고 있는 셈이다. 문제는 이들 회사가 기업활동이 수월해지고 활성화된다는 것을 체감하게 할 정책의 개발과 실행이다.

이제 전 세계 선주와 화주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글로벌 비즈니스 플랫폼, 즉 ‘세계 선주·화주 EXPO’를 신설해야 한다. 이는 단순히 일회성 전시 행사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매년 전 세계 해운·물류업계의 의사결정권자들이 부산에 모여 대규모 계약을 체결하고 정보를 교환하는 ‘해양판 다보스 포럼’이자 실질적 거래의 장으로 육성해야 함을 의미한다. 세계 선주·화주 EXPO가 부산에서 정례적으로 개최된다면 파급효과는 상상을 초월할 것이다. 우선, 엑스포를 매개로 국내외 해운 금융기관과 해사 전문 로펌, 검수 및 중개 업체들이 부산에 자연스럽게 둥지를 틀게 된다. 선주와 화주가 모이는 곳에 돈과 법률이 따라온다. 이는 2028년 문을 열게 될 국제상사해사법원과 동남권 투자은행, BNK 금융그룹 등과 함께 해양금융 허브 조성과도 강력한 시너지를 낼 수 있다.

부산항의 국제적 인지도를 단숨에 끌어올릴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2030 세계박람회 유치 실패 이후 부산의 동력이 약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적지 않다. 그러나 우리에게는 특정 국가나 기업에 의존하지 않는, 부산만이 가진 ‘항만 인프라’라는 독보적 자산이 있다. 전 세계 물류의 동맥을 쥐고 있는 선주와 화주들을 부산의 안마당으로 불러들임으로써 단순한 관광지가 아닌 전 세계 해운 물류의 ‘컨트롤 타워’라는 새로운 정체성을 확보하게 될 것이다. 특히 디지털 전환과 탄소 중립이라는 거대한 파고 속에서 선주와 화주들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부산의 엑스포가 친환경 선박 기술과 스마트 항만 설루션의 글로벌 표준을 논의하는 장이 된다면, 부산은 명실상부 미래 해양 산업의 성지로 거듭날 수 있다.

부산항 북항 2단계 부지는 부산역과 맞닿은 최고의 접근성을 자랑한다. 이곳에 들어설 국제컨벤션센터와 비즈니스 시설들이 세계 선주·화주 EXPO라는 킬러 콘텐츠와 결합할 때, 비로소 부산은 ‘무늬만 해양도시’가 아닌, 전 세계 해운 부가가치가 모이고 흩어지는 ‘해양 비즈니스 특구’가 될 것이다. 부산은 이제 항만 노동의 시대를 넘어 지식 서비스의 시대로 나아가야 한다. 선주와 화주의 깃발이 나부끼고, 세계 해운 물류의 계약서에 ‘Busan’이라는 지명이 찍히는 그날을 상상해 본다. 세계 선주·화주 EXPO는 그 원대한 꿈을 실현할 가장 확실하고 강력한 돛이 될 것이다. 부산시의 과감한 결단과 추진력을 기대한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만조 때면 멈추는 광복지하도 에스컬레이터
  2. 2‘좌초 위기’ 해운대 70층 주상복합 개발 기지개 켜나
  3. 3‘부캉이’ 추워지기 전 바다로…21일 3차 외해유도(종합)
  4. 4마무리 캠프 코앞인데…롯데 감독·단장 인선 언제쯤
  5. 5신공항 공사 컨소시엄 1곳 탈퇴…내달 우선착공 무산 우려(종합)
  6. 6지광(국제신문 대주주) 만난 부산노동청장 “체임 방치 땐 강력 조치”
  7. 7사망사고 1년 만에…부산구치소 수감자 집단폭행 재발
  8. 823명 숨진 ‘아리셀 화재참사’ 기업 대표, 징역 4년형 확정(종합)
  9. 9부산시, 신임 기조실장 26일 발표…행정부시장 행안부 고위간부 가닥
  10. 10창원 구산해양단지 컨소 회생 포기…26년 표류 끝 좌초되나
  1. 1지광(국제신문 대주주) 만난 부산노동청장 “체임 방치 땐 강력 조치”
  2. 2‘청문 부적격’ 기관장들 임명 기류…田시장-시의회 협치 두번째 뇌관
  3. 3'소장품 셀프 출품' 유홍준 국립중앙박물관장 사의 표명
  4. 4교육위 국감 화두 ‘교부금 축소’…“교육감 대응도 안일” 질타
  5. 5부산회생법원 국감 “지역언론 가치 고려 국제신문 살펴야”
  6. 6與, 초광역특구법안 발의 “주 52시간 특례 숙의”
  7. 7李 대통령, AI에 물었다…“중수청장 국무회의 배석불가는 억지”
  8. 8"2026 AG 여자유도 계체실격, 남자 계체명단만 확인해 발생"
  9. 9민주, ‘소방재정 설화’ 추미애·부승찬에 경고
  10. 10용혜인 “부산 119구급 스마트시스템 이용률 1%, 전국 최하권”
  1. 1‘좌초 위기’ 해운대 70층 주상복합 개발 기지개 켜나
  2. 2신공항 공사 컨소시엄 1곳 탈퇴…내달 우선착공 무산 우려(종합)
  3. 3송도 바다서 만난 융드립 커피 한 잔
  4. 4부산에 둥지 수산무역협회…김 등 수출 드라이브
  5. 5가덕 6200억 증액 확약 절실…국회는 특별법 개정안 논의
  6. 6관광과 지역민 함께 성장을…세계가 부산서 묘책 찾는다
  7. 7부산은행, 불꽃축제 등 지역축제 발전에 2억 후원
  8. 8“친환경 항만 투자 100억 당, 부산 124억 생산유발”
  9. 9동남아 접수하러 ‘부산표 게임’ 방콕행
  10. 10예탁원 나눔재단, 17년째 지역상생 실천
  1. 1만조 때면 멈추는 광복지하도 에스컬레이터
  2. 2‘부캉이’ 추워지기 전 바다로…21일 3차 외해유도(종합)
  3. 3사망사고 1년 만에…부산구치소 수감자 집단폭행 재발
  4. 423명 숨진 ‘아리셀 화재참사’ 기업 대표, 징역 4년형 확정(종합)
  5. 5부산시, 신임 기조실장 26일 발표…행정부시장 행안부 고위간부 가닥
  6. 6창원 구산해양단지 컨소 회생 포기…26년 표류 끝 좌초되나
  7. 7APEC공원·금련산역 러너지원공간 문 열어
  8. 8“기존 공부량 유지하며 취약점 공략…남은 주말 수능처럼 모의고사를”
  9. 9[속보]20일 부산서 70대 남성 무궁화호 열차에 치여 사망
  10. 10피습 자작극 정이한, 모친 증인 신청
  1. 1마무리 캠프 코앞인데…롯데 감독·단장 인선 언제쯤
  2. 2유럽 강호 맞서는 김시우·임성재
  3. 331세 데이터 분석가, 최연소 MLB 구단 사장됐다
  4. 4"2026 AG 여자유도 계체실격, 남자 계체명단만 확인해 발생"
  5. 5잘 넣긴 하는데…욱하는 외인, 속 타는 구단
  6. 6전설 수지 수산티 넘은 전설…안세영 47번째 우승 ‘세계新’(종합)
  7. 73연승 KIA, LG 꺾고 23년 만에 플레이오프 진출
  8. 8KIA 내리 3승이냐, LG 반격 첫 승이냐
  9. 9국대 에이스 곽빈, 최동원상 받는다
  10. 10김태형 유임이냐, 이동욱 전 NC 다이노스 감독·조성환 해설위원 등 새 얼굴이냐
우리은행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학교 통폐합 지역 맞춤형으로 접근”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해운기업 유치, 해사법원 신설 “해양수도 부산 경쟁력 키울 것”
강동진의 도시이야기 [전체보기]
바흐를 찾아간 나, 한국을 꿈꾸는 그녀
세계유산위원회, 부산의 시간을 세계와 나누다
경제프리즘 [전체보기]
소비 아닌 문화 생산 주체 오페라하우스
한국 갯벌의 2단계 확대 등재 의미
과학에세이 [전체보기]
진짜 질문의 시작
AI 시대, 부산 R&D의 대전환
국제칼럼 [전체보기]
원칙이 흔들린 대가
‘빵과 책’·양자경·강말금 그리고
기고 [전체보기]
배의 피부를 지키는 기술은 도장이다
거장은 떠나도, 오케스트라는 남아야 한다
기자수첩 [전체보기]
금고 이사장 전횡, 지금도 진행중
엘리트 자평해온 市 공무원…생중계 회의서 능력 입증을
김준희의 클래식 인사이트 [전체보기]
여름의 끝자락, 브람스
여름날의 애상, 왈츠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다대포에서 만난 퇴계 이황
세종시대 음악이 전해진 이유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북극항로, 첫 배보다 중요한 것은 다음 배다
솔직할 수 있는 용기, 당신에게도 닿기를
도청도설 [전체보기]
주당 ‘13.7시간’ 고용
발가벗겨진 사우디
독자 투고 [전체보기]
새로운 시작 ‘황혼 이혼’
무료 화장실 깨끗하게 쓰자
메디칼럼 [전체보기]
25년을 간직한 리플렛 세 장
요추부 척추관협착증, ‘메포츠’로 극복하기
목지수의 도시브랜드 산책 [전체보기]
랜드마크 시스템의 시대
북항 돔구장에서 야구 보며 사우나를
박지욱의 뇌력이 매력 [전체보기]
건망증, 이렇게 잡자
운동으로 해마를 키우자
박진희의 컬처 픽 [전체보기]
‘부캉이’ 스펙터클에서 공존으로
부산 문화정책, 지금 필요한 선택
사설 [전체보기]
미래대응기금, 지방재정 기반 흔들어선 안 된다
단일종목 ETF 졸속 심사 인정…책임 소재 밝혀야
세상읽기 [전체보기]
문화예술의 시대
다민족 사회
안재철의 연결하는 공간 [전체보기]
지구와 도시의 연결을 묻다
해양수도 부산, ‘제3의 경계 공간’
엄길청의 문전성시 [전체보기]
말과 현실이 너무 다른 부산
반도체와 부산
이보성의 미술 현장 산책 [전체보기]
두 미술관, 각자의 역할을 묻다
시장이 강해진 것일까, 비엔날레가 약해진 것일까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복지의 ‘필요 원칙’과 포퓰리즘
보건의료에서 지방정부 역할과 ‘정책 의료’
이정구의 맛과 건강 [전체보기]
미식과 오래 씹기
이제명의 오션 드림 [전체보기]
광복 81년, 다음은 바다의 산업 주권
HMM 부산 이전, 해양수도의 시험대
이홍의 세상현미경 [전체보기]
국제질서의 지각변동과 한국의 성장경로
한국이 가진 자산
정쾌호의 부동산 탐구생활 [전체보기]
부산 아파트 10년, 이중 양극화와 위상 추락
미분양의 경고, 지방 맞춤 ‘출구전략’ 서둘러야
주재민의 명당을 찾아서 [전체보기]
사람은 갔어도 명당은 남아 있다
조선 8대 명당 중 하나인 정문도 묘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추석의 식탁, 가족을 잇는 와인
오스트리아 와인,빈의 시간을 마시다
특별기고 [전체보기]
‘해양수도 부산’ 토대부터 바로 놓아야
당론 따를지 역사 따를지 양심의 선택을
하순봉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박자와 기보
국민악파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이대원의 ‘온정리 풍경’
유영국의 1957년 작 ‘사람’
CEO 칼럼 [전체보기]
청년 떠나는 지방, 수도권 인구 분산해야
거울 속의 외계인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