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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일인 3일 부산 연제구 부산연제우체국 홍보관에 마련된 투표소에서 부모와 어린이가 함께 투표를 하고 있다. 김성효 선임기자 |
부산시장과 16개 구·군 단체장, 광역·기초의회 의원을 뽑는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3일 치러졌다. 이번 선거는 향후 4년간 지역 발전을 이끌어갈 일꾼을 뽑는 동시에 이재명 정부의 국정1년에 대한 중간평가도 겸하고 있다. 전국에서 투표 참여 열기는 뜨거웠다. 이날 오후 6시 기준 전국 투표율은 61%를 기록했다. 2022년 지선 당시 동시간대 투표율(50.0%)보다 무려 11%포인트가 높다. 부산 62.1%, 울산 64.2%, 경남 64.4%로 전국 평균을 상회하는 투표율을 보였다. 그만큼 부울경의 미래와 발전에 대한 주민의 열망이 높은 것으로 읽힌다.
부산시장 선거는 역대급으로 팽팽한 대결로 진행됐다. 더불어민주당 전재수 후보가 각종 여론조사에서 두 자리 수 이상 앞서 나가는 결과가 나왔지만 국민의힘 박형준 후보가 투표 직전 오차 범위 내로 간격을 좁히면서 결과를 예측할 수 없는 구도로 흘러갔다. 치열한 선거전이 펼쳐지면서 부산 발전을 위한 정책 대결 보다는 후보의 약점을 파고드는 네거티브 선거전이 펼쳐졌다. 박 후보는 전 후보의 통일교 게이트 관련 ‘까르띠에 시계 수수’ 의혹을 집중 공격했고, 전 후보도 박 후보의 엘시티 아파트 문제를 집중적으로 파고들었다. 선거 기간 동안 부산의 미래를 견인할 정책은 사라지고 ‘까르띠에와 엘시티’라는 두 단어만 남아 시민은 피로감을 느꼈다. 오히려 부산 북구갑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한 무소속 한동훈 후보가 바람을 일으키면서 시장 선거가 묻히는 느낌마저 들었다. 선거 때마다 네거티브는 있었지만 후보가 도덕적·법적으로 흠결이 없다면 저급한 네거티브는 사라질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이번 시장 선거는 많은 아쉬움과 과제를 남겼다.
부산은 지금 벼랑 끝 위기에 처해 있다. ‘노인과 바다의 도시’라는 조롱 속에 모든 것이 드러나 있다. 양질의 일자리가 없어 매년 청년이 수도권으로 떠난다. 노령층만 급격하게 늘어나는 활력을 잃은 도시가 됐다. 지역경제를 견인할 혁신적인 미래산업도 뚜렷하게 없는 상황이다. 조선기자재와 기계·자동차부품 등 전통적인 제조업은 AI가 견인하는 새로운 산업 트렌드에 밀려나면서 경쟁력을 잃어 버리고 있다. 반도체 등 첨단산업은 이미 수도권에 둥지를 틀었다. 인천에 ‘제2 도시’의 자리마저 빼앗길 상황이다.
총체적인 위기 속에서 시장 당선인의 책임은 막중하다. 일자리 창출을 통한 경제 활성화가 급선무다. 부산에서 태어난 청년이 고향에 뿌리를 내리고, 전국 각지의 인재가 몰려오는 도시로 변모시켜야 한다. 제조업의 경쟁력 강화를 추진하면서도 금융 관광 해운·물류 등 새로운 활로를 찾아야 한다. 때마침 해양수산부가 부산으로 이전하고 HMM 등 대형 해운사들이 부산으로 본사를 이전하면서 한줄기 희망의 빛을 던지고 있다. 몇 년째 이름뿐인 ‘해양수도 부산’을 탈피해 진정한 동북아의 허브 도시로 점프할 수 있는 기틀을 만들어야 할 것이다. 부산이 국제도시로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이 될 가덕도신공항 건설에도 사활을 걸어야 한다. 김해공항 확장 백지화 이후 가덕도신공항이 온전하게 방향을 잡는 데까지 무려 6년이라는 시간을 허송세월로 보냈다. 시민에게 약속한 로드맵대로 2035년에 개항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다.
시장 당선인은 지지층만의 시장이 아니다. 지지자들의 목소리만 대변하는 분열의 시정 대신 통합의 시정을 펼쳐야 할 것이다. 지지율을 지키기 위해 국민을 통합하기보다는 편을 가르고 갈라치는 일부 대통령의 모습은 반복돼 왔다. 그 결과 진영 간 갈등과 반목은 심화됐고, 성별·세대별 대립은 돌이킬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시장을 선출한 이는 당원이 아니라 시민임을 늘 가슴 속에 새기고 부산의 발전과 시민의 공익을 위한 시정을 다짐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