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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부산 E-PARK 일반산업단지 내 건설 중인 금양 이차전지 공장. 국제신문DB |
이차전지 대장주로 불렸던 금양이 결국 상장폐지 수순을 밟게 됐다. 한때 부산을 대표하는 첨단기업의 위상을 다졌던 금양이 몰락하면서 지역경제는 적지 않은 타격을 받을 것이 불가피해졌다. 24만 명으로 추산되는 소액 투자자도 엄청난 손실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기존 제조업의 성장 한계로 새로운 성장 동력에 목마른 부산은 금양의 추락이 뼈아프다. 금양의 실패는 아쉽지만 부산시와 상공계는 미래 먹거리 발굴과 육성을 멈춰서는 안된다.
한국거래소는 지난 20일 유가증권시장 상장공시위원회를 열어 금양의 상장폐지를 결정했다. 거래소는 오는 26일까지 상장폐지를 예고하고, 이후 7영업일 간 정리매매를 허용한 뒤 상장폐지할 계획이다. 1978년 설립돼 발포제와 정밀화학 제품을 생산한 금양은 2020년대 들어 이차전지로 분야를 확장했다. 전기차 수요를 등에 업은 금양은 이차전지 선도기업으로 부상하며 부산 울산 경남 상장기업 중 시가총액 1위에 오르기도 했다. 2023년 7월 26일 주가는 장중 19만4000원으로 역대 최고가를 기록했고, 시가총액은 10조 원에 육박했다. 그러나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으로 시장이 축소되고, 몽골·콩고 광산 투자, 기장군 대규모 배터리 공장 신축 등 무리한 투자에 나섰다가 위기를 맞았다.
부산에 본사를 둔 금양의 상장폐지 여파를 막기 위해 부산시는 기업위기대응 TF를 가동하고 긴급 대응에 나섰다. 부산상공회의소 원스톱기업지원센터 내에 금양 관련 통합상담창구를 즉시 연다. 협력업체 피해 현황을 신속히 파악하고 관련 기업별 상황에 맞는 유관기관 지원 제도를 안내한다. 이차전지 협력사를 대상으로 준재해·재난 특례보증을 별도 트랙으로 시행한다. 지원 규모는 100억 원으로, 업체당 1억 원 한도에 이차보전 2%포인트를 적용한다. 고용 측면에서는 시청 일자리종합센터와 해운대 센터 2곳에 통합상담창구를 열어 체불임금 상담부터 취업 알선, 직업훈련 연계까지 지원하기로 했다.
부산시는 일각에서 제기하는 ‘부산시 책임론’에 위축돼서는 안된다. 부산시는 이날 브리핑을 통해 금양의 상장폐지에 책임을 통감한다면서도 일반적인 투자 유치나 절차에 따라 행정적인 지원을 했다고 밝혔다. 특혜를 제공한 것은 없었다고 강조했다. 부산시는 2023년 1월 금양과 투자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이차전지·모빌리티 기회발전특구’ 지정을 추진하고 전담 책임관을 임명해 인허가 처리 등을 지원해왔다. 당시 전기차와 이차전지 광풍은 지금의 반도체 섹터만큼이나 강했다. 부산시가 적극적으로 기업 지원에 나선 것에 대해 이제 와서 책임을 묻는 것은 합당하지 않다. 다만, 이번 사태를 계기로 부산시는 첨단산업 유치 전략을 재점검하고 보다 견고하고 촘촘한 지원 체계를 가다듬어야 할 것이다. 특히, 투자 유치 과정에서 기업의 재무 건정성과 사업 분야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검증을 강화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