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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23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마친 뒤 물을 마시고 있다. 연합뉴스 |
‘결자해지’하라는 요구에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해당행위에는 후보 교체’라는 강수를 꺼내 들었다. 6·3 지방선거를 불과 40일 앞두고 당내 내홍이 커지면서 국민의힘이 이번 선거를 제대로 치를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가 커진다. 지방선거는 지역 일꾼을 뽑는 동시에 이재명 정부에 대한 중간 심판의 성격도 가진다. 최근 사법개혁이라는 명분을 앞세운 더불어민주당의 입법 폭주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는 제1 야당이 지선에서도 참패한다면 심각한 권력 불균형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당권에만 집착하는 장 대표의 리더십에 실망한 보수층과 중도층이 투표 자체를 포기하는 일까지 벌어진다면 민의 표출이라는 선거의 본령조차도 퇴색되지 않을 지 걱정된다.
이번 지선을 앞두고 국민의힘 강원도지사 후보로 선출된 김진태 지사는 지난 22일 장 대표 면전에서 결자해지를 언급하며 사실상 2선 후퇴를 요구했다. 김 지사는 당 지도부의 행보에 화가 나 투표를 하지 않겠다는 지지층이 많다는 현장의 민심을 전했다. 앞서 윤상현 의원도 지난 6일 장 대표가 인천을 방문했을 때 “국민의 짐이 되고 있다”고 직격하기도 했다. 김 지사의 발언을 묵묵히 들었던 장 대표는 23일 최고위회의에서는 오히려 “후보자가 해당 행위를 할 경우 즉시 교체하겠다”며 초강수를 뒀다. 장 대표 자신에 대한 퇴진 요구나 비판을 해당행위로 보고 후보라고 할지라도 단호하게 쳐내겠다는 속내를 드러낸 것이다.
장 대표의 이런 언급으로 볼 때 한동훈 전 대표가 출마를 선언한 부산 북갑 보궐선거에서 무공천이나 후보 단일화는 없을 것으로 관측된다. 북갑 당협위원장 서병수 전 의원과 김도읍(강서) 의원 등 지역 정치권에서 북갑 무공천을 주장한 데 이어 장 대표의 특보단장인 김대식(사상) 의원마저도 한 전 대표와 국민의힘 후보의 단일화를 주장하고 있다. ‘한동훈 바람’을 활용해 지선 판세를 유리한 국면으로 이끌어보자는 전략을 제안한 것이다. 그러나 당 지도부는 ‘부산에 집을 구했다’는 친한(친한동훈)계 진종오 의원에 대해 진상조사를 지시할 정도로 민감한 반응을 보인다. 민주당은 ‘장 대표를 믿는다’며 조롱한다. 장 대표가 한 전 대표를 차단하기 위해 반드시 북갑에 국민의힘 후보를 낸다는 것이다.
선거판 바닥 민심은 현장을 뛰는 후보가 제일 잘 안다. 오죽하면 후보들 입에서 퇴진 요구가 나왔는지 새겨봐야 할 것이다. 일부 예비후보는 국민의힘 상징색인 빨간색 점퍼 대신 하얀색 점퍼를 입는다. 국민의힘이 역사적인 참패를 기록했던 2018년 지방선거의 데자뷰다. 서울시장 선거 후보로 선출된 오세훈 현 시장도 지난 18일 녹색 넥타이를 매고 기자회견을 했다. 장 대표와 당 지도부에 대한 불신과 비토를 표명한 것이다. 후보들의 신뢰를 잃은 당 대표가 어떻게 선거를 지휘하겠다는 것인지 납득이 되지 않는다. 이날 발표된 한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 지지율은 15%를 기록했다. 창당 후 최저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