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다시 대형 화재 참사가 일어났다. 지난 20일 오후 1시17분께 약 170명이 근무하던 대전 대덕구 문평동의 자동차 부품 제조 공장인 안전공업에서 큰 불이 나 14명이 숨지고 60명이 부상했다. 진압 과정에서 소방관 2명도 다쳤다. 불은 10시간30분이 지나고야 진화됐다. 정부는 즉각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를 가동, 피해 확산 방지와 지원에 나섰다. 이재명 대통령도 화재 다음 날 현장을 직접 찾아 피해 및 실종자 수색 등 구조 진행 상황을 점검하고, 유족과 부상자를 만나 위로를 전했다. 이 대통령은 화재 현장을 찾은 직후 엑스에 글을 올려 “이번 사고로 소중한 생명을 잃으신 분들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분들께 깊은 애도의 뜻을 표한다”며 “이와 같은 비극이 발생하지 않도록 근본적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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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0일 대전 대덕구 자동차부품 제조 공장인 안전공업에서 불이 나 검은 연기가 치솟는 가운데 직원들이 탈출을 위해 필사적으로 뛰어내리고 있다. 독자 김영수 씨 제공·연합뉴스 |
2024년 화성 아리셀 공장 화재(23명 사망), 2020년 이천 물류창고 화재(38명 사망), 2018년 밀양 세종병원 화재(47명 사망), 2017년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29명 사망) 등 잊힐 만하면 반복되는 대형 화재 사고 앞에 국민은 절망감을 느낀다. 이전 사고 때와 마찬가지로 이번 화재도 인재(人災)성이 다분하다는 점에서 더더욱 그렇다.
진화 작업이 늦어져 피해를 키운 원인으로 공장 내부에 나트륨이 대량 보관된 점이 꼽힌다. 나트륨은 물과 반응하면 폭발 위험이 커 초기 진화 작업을 어렵게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공장의 조립식 샌드위치 패널 구조, 곳곳의 기름때와 먼지도 불길을 순식간에 키운 원인으로 지목된다. 무엇보다 ‘불법 증축’ 정황이 또 다른 사유로 의심된다는 점에서 이번 화재도 인재라는 주장에 무게가 실린다. 당국 조사 결과 희생자가 집중적으로 발생한 공장 2층은 임의로 공간을 분할, 휴게실·헬스장으로 사용됐던 것으로 밝혀졌다. 애초 3층으로 알려진 헬스장은 2층 휴게실의 복층에 운동기구를 둔 공간으로 도면에도 없었다. 이 공간에서 직원들이 옷을 갈아입고 휴식을 위해 쪽잠을 자기도 했다는 내부 증언이 나왔다. 이를 고려하면 화재 당일 희생자들은 점심식사 후 이곳에서 휴식을 취하다가 1층에서 시작된 불이 2, 3층으로 확산하는 과정에서 대피가 늦어져 화를 당한 것으로 보인다. 원래 한 개 층인 공간을 두 개 층으로 쪼개다 보니 창문이 부족, 연기가 잘 빠져나가지 못한 상황에서 급격한 연소 확대로 탈출구를 찾기 어려워 피해를 키웠다는 지적이다. 이러한 증축 건물 구조가 참사를 초래했을 것으로 추정되지만 지자체나 소방당국은 복층 공간에 관해 미리 인지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전국 지자체와 소방당국은 이참에 사업장 전수조사에 나서 신고되지 않은 증개축 여부를 철저히 파악할 필요가 있다. 나트륨 리튬전지 등 물로 끄기 힘든 금속화재에 대비한 방재 설비도 현장에서 제대로 갖춰졌는지 점검·관리해야 한다. “정부는 이번 사고의 원인과 경위를 철저히 규명하겠다”는 대통령의 약속이 공언에 그쳐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