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검찰 개혁 차원에서 추진해온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과 공소청 설치법안이 18일 국회 관련 상임위를 통과했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가 지난 17일 당정청 조율을 거친 최종 법안을 공개한 지 하루만이다. 당정 간 논란이 됐던 공소청 검사의 직무와 직위, 검사 임용 방식, 검찰총장 명칭 등에 관한 이견이 해소되면서다. 올 초 공개된 정부 안에 여당 내 강경파가 반발하자 이후 몇차례 수정을 거친 결과다. 민주당은 빠르면 19일 국회 본회의에 법안을 상정해 처리할 방침이다. 국민의힘이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에 나선다지만 다른 변수가 없는 한 통과 자체는 기정사실이 되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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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정청(더불어민주당·정부·청와대)이 공소청 검사의 수사 지휘 및 수사 개입 관련 조항 등을 삭제한 중수청·공소청 설치법 최종안을 조율해 오는 19일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18일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에서 직원들이 오가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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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소불위 권력을 휘둘러온 검찰권 축소에 반대할 국민은 많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검찰의 악습을 고치자는 것이 국민의 기본권인 ‘공정하게 수사받을 권리’를 침해하는 결과로 귀결되어서는 안 된다는 반론이 강경하다. 정부 여당이 밀어붙이는 검찰 개혁 법안이 그런 우려를 더욱 키우기 때문에 문제다. 기존 검찰조직을 이어받는 공소청은 기소만 담당하고, 수사는 중수청 경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하게 된다. 검사는 중수청이나 경찰은 물론이고 노동 환경 보건 등 특정 분야에 한해 사법경찰 지위가 부여된 공무원(특별사법경찰)에 대한 수사지휘권도 없다. 국민 입장에선 경찰이 사건을 덮어도, 특사경이 수사를 헤매도, 그로 인한 피해를 재차 검증하거나 호소할 기관이 사라진다.
검찰은 껍데기만 남겨야 한다는 민주당 내 강경파와 달리 그동안 청와대나 정부는 비교적 상식적으로 접근하는 것처럼 비쳤다. 수사와 기소를 분리하더라도 검찰에 경찰을 견제할 수 있는 최소한의 수단은 남겨둬야 한다는 원칙을 계속 천명해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결론적으로는 공소청 검사의 입건요구권, 영장 청구 및 집행 지휘권 등을 모두 박탈하는데 동의함으로써 강경파 주장이 거의 관철되고 말았다. 말리는 척했을 뿐이라는 의심을 사기에 충분하다. 안 그래도 5개 재판이 끝나지 않은 이재명 대통령의 사법리스크를 완전히 없애고자 정부와 검찰 간 모종의 거래 시도가 있었다는 의혹이 다름 아닌 여권에서 제기되는 마당이다.
국민은 검찰도, 경찰도 못 미덥다. 정치 검찰만 있는 게 아니라 정치 경찰, 정치 공수처도 있다. 가장 바람직한 형태는 이질적인 수사기관이 서로 교차 검증을 할 수 있는 구조다. 경찰에 수사종결권이 부여된 2020년 검경 수사권 1차 조정 이후 사건 암장 우려는 여당이 임명한 검찰개혁자문위원장 입에서 나왔다. 지금 상태로 수사권이 최종 조정되면 더 많은 억울한 피해자가 양산될 수밖에 없다. 이 대통령은 신년 기자회견에서 검찰 개혁 최종 목표가 “국민의 인권 보호와 권리 구제”라고 했다. 민주당은 지금이라도 검찰과 경찰의 조화로운 공존이 가능하도록 법안을 수정하고 검찰의 보완수사권 존치도 논의해야 한다. 빈대 잡자고 초가삼간을 태울 순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