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준히 화성의 도시 건설을 외치던 일론 머스크가 최근 목적지를 달로 방향을 틀면서 곧 달에다 지구 환경을 닮은 ‘자체성장도시(self-growing city)’를 인공으로 건설하겠다고 밝혔다. 우주 탐사의 도전과 노력이 강대국들의 국가적 임무에서 이제 점점 야심 찬 민간 사업가의 사업 테마로 변모해가는 모습이다. 일론 머스크는 달에서 자체성장도시를 성공하기 위해 속도의 문제, 에너지의 문제, 생산적 기능의 문제 해결을 선결 과제로 꼽았다. 그는 달에 공장을 만들겠다고 한다. 일본 청주회사는 최근 우주선에서 빚은 술 100㎎을 9억 원에 미리 주문한 고객에게 전한다고 한다. 같은 시각으로 지구 도시의 미래를 보아도 지향점은 선명해진다.
부산은 그동안 속도의 차원에서 보면, 국내 이동의 여건은 좋아진 편이다. 그러나 국내 이동의 속도 증진이 과연 부산에 마냥 득인지는 따져볼 일이다. 부산은 서울과 1970년 고속도로, 2005년 KTX를 개통했다. 그런데 부산의 대학 상황을 보자. 고속도로가 없던 1960년대 후반까지만 해도 부산의 우수한 대학에는 서울 최상위권 대학 수준의 학생들이 입학했다. 그러나 고속도로가 개통된 이후 점점 서울의 상위권 대학들과도 견주기 힘든 수준으로 변하기 시작했다. 급기야 2005년 KTX가 개통되고 나니 서울의 중상위권 대학들에도 비교하기 벅찬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이 문제는 신칸센 개통으로 도쿄에 비해 빠르게 쇠락한 일본의 제2 도시 오사카가 겪은 사안이다. 심지어 오사카는 고속철도가 개통되자 이곳에 있던 일본 기업의 본사들이 대거 도쿄로 이동하는 쓴맛을 봐야 했다. 지역 정치인들은 도쿄의 중앙 정치 영향력에서 벗어나려고, 2010년부터 오사카유신회(지금의 일본유신회)를 키워서 자체 정치 세력으로 만드는 비상한 대응에까지 이르게 되었다.
하지만 국내 이동 속도는 앞으로 더 빠르게 서울과 부산을 연결할 태세이다. 과거 논의된 미국의 하이퍼루프란 초고속철도는 불과 20분 이내에 부산과 서울을 연결한다고 예측해 부산의 심정을 복잡하게 만들었다. 현재 통계는 부산 시민 평균연령(47.8세)이 광주(44.4세) 대구(46.5세)보다 높은 것에서 서울과 속도감이 주는 역진적 연계성을 보여준다.
우주 항공 기차 선박 자동차 등 모든 뉴 모빌리티의 속도 혁신이 이미 특이점(singularity)을 지나고 있는 4차 산업혁명의 소용돌이 속에서, 부산의 미래 성장도시 전략은 서울과의 압축을 넘어서 유력 국제도시와의 이동 혁신으로 차원을 높여야 한다. 국제도시 간 이동의 거점으로서 부산은 지정학적으로나 역사적으로 이상적인 입지를 가지고 있다.
싱가포르는 지금의 국제도시로 급성장하기 전에는 사람이 많이 살지 않는, 원주민이 지키는 거의 빈 섬이었다. 19세기 초 영국의 레플스란 인물이 싱가포르섬에 도착, 불모지인 이곳을 국제적인 자유무역항으로 기획해 오늘의 싱가포르가 되었다. 면적은 부산이 더 크지만, 인구는 싱가포르가 부산의 두 배다. 싱가포르는 항공과 해운으로 뉴욕 런던 파리 도쿄 등 국제도시와의 이동 속도가 긴밀히 단축되어 있으며 점점 더 긴밀해지고 있다. 그러나 부산과 달리, 주변국의 인근 도시들과는 비교적 느린 속도를 유지하는 편이다.
부산이 이제 새로운 미래도시 속도 혁신 전략을 수립한다면, 국제도시와의 초 연결망 중심의 속도 혁신을 추구할 시점이다. 그 대상은 우선 태평양의 주요 도시들이다. 특히 도쿄 오사카 시드니 오클랜드 앵커리지 밴쿠버 샌프란시스코 로스앤젤레스 등 태평양 해안 핵심 도시들과의 속도가 획기적으로 혁신되고 긴밀해져야 한다. 이는 항공과 해운을 기반으로 장기적인 계획 아래 지속적으로 추진되어야 한다. 왕복 우주선 로켓들이 머지않아 주요 국제도시를 수직으로 연결하는 항공기 역할을 하게 되면, 핵심적인 국제도시 간 연결 속도는 상상을 초월할 것이다. 이미 스페이스엑스가 지구 궤도로 발사한 로켓이 발사대로 다시 돌아오는 데는 7분, 텍사스주 해안가의 자체 발사대에서 우주선 경로인 중동의 걸프만 상공을 지나는 데는 45초밖에 걸리지 않는다. 이런 민간 발사대가 미국은 버지니아주에도 우주 사업가 피터 벡이 만든 것이 또 하나 있으며, 장차 점점 늘어날 것이다. 국내에서는 부산의 가덕도신공항 건설을 두고 아직도 왈가왈부하지만, 강대국의 세계는 이미 우주로 가는 준비에 민간 사업가들이 더 열중한다. 전략적 국제도시를 지향하는 부산은 태평양 국제도시들과 연결 속도의 혁신을 시급히 대비해야 한다. 당장 이란 하늘 위의 전투 속도를 보라.
부산의 장래를 위해 전국적인 협조와 지원을 구하는 일은 작금의 중앙 정치 상황상 쉽지 않다. 다가오는 선거에서 부산시장 후보들은 하늘과 바다의 ‘부산 선장’이 되는 심정으로, 부산이 자체성장도시로 나아갈 전략적 인프라로서 태평양 연안 유력 국제도시들과의 속도 혁신 전략을 제시해야 한다. 부산은 한국의 광역시에서 ‘부산국제특별시’로 나아가야 할 시점을 앞당겨야 한다. 불행한 일이지만, 중동에서 드리우는 전쟁의 기운은 불시에 세계를 범위로 할 우려가 적지 않다. 부산은 지정학적으로 안전한 곳이라는 점도 국제도시 연결망 구축의 큰 장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