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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뛰는 ‘AI 기술’ 위에 나는 ‘AI 범죄’ 비상

중고거래 서류 조작 사기 피해 속출

합성 기술 악용 막을 대책 마련해야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26-03-05 18:39:06
  •  |   본지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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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성형 AI 기술로 사업자등록증 택배송장 등을 위조해 온라인 거래 구매자를 속이는 중고거래 사건이 잇따라 발생했다. 피의자들은 물품 사진은 물론 각종 서류까지 꾸며 사기를 쳤다. 피해자는 부산 경남 등 전국적으로 150여 명에 달한다. 부산 금정·남부경찰서는 최근 사기 등 혐의로 성명 불상의 피의자들을 입건해 수사 중이라고 5일 밝혔다. AI로 누구나 손쉽게 허위 문서를 제작할 수 있게 되면서 ‘AI 위조’가 일상 속 범죄 수단으로 자리잡고 있는 모양새다.
중고거래 사기 범행에 이용된 가짜 화물 수탁증.
한 피의자는 온라인 중고거래 플랫폼에서 노트북을 판매하는 척 구매자를 속여 185만 원을 가로챈 뒤 잠적한 혐의를 받는다. 또 다른 피의자는 카메라를 판매하는 척하며 세금 문제를 핑계로 ‘안전거래’ 기능 대신 계좌 이체를 유도했다. 그러면서 현금 영수증을 발행해주겠다는 제안과 함께 사업자등록증을 비롯해 물품사진까지 보냈다. 물품을 발송했다고 안심시키며 화물수탁증까지 첨부했다. 하지만 이는 모두 AI로 생성한 가짜 사진들이었다. 이밖에도 콘서트 표 택배 포장 사진 등을 위조한 문서에 속은 피해자가 많았다.

AI 기술 대중화로 누구나 몇 번의 클릭으로 택배사 영수증, 신분증 사진 등을 만들 수 있는 시대다. 기술 문턱이 낮아지면서 문서 사기 수법이 한층 정교해지고 있다. 챗GPT로 만든 허위 진단서로 1년여 동안 11차례에 걸쳐 보험금 1억5000만 원을 챙긴 20대가 부산에서 적발되기도 했다. 그는 지난해 12월 재판에서 보험사기방지 특별법 위반으로 징역 2년을 선고받았다. 경찰청 자료를 보면 공문서 위조 혐의로 검거된 건수가 2021년 239건에서 2024년 474건으로 3년 만에 배가 됐다. 경찰은 챗GPT가 출시된 2022년 직후 문서 위조 범죄가 대폭 늘어난 것으로 분석한다. AI 기술이 급속하게 발달하는데 관련 범죄를 막을 법과 제도는 그 속도를 따라가지 못해 문제다. 올 들어 AI 기본법이 시행됐으나 AI 기술을 활용한 생성물임을 표시하는 ‘투명성 확보 의무’를 AI 개발사업자에게만 부여했다. 일반인은 AI 기술 사용 여부를 문서에 쓰지 않아도 무방하다. 무분별한 규제가 AI 이용 확산을 저해할 수 있으나 개인 간 사기 범죄에 이용할 땐 강한 처벌을 하도록 규제나 법적 근거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

전문가들은 AI를 악용한 사기 수법이 개인의 주의만으로 대응하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수억 대 투자사기를 벌이고 판사에게 위조한 자료를 제출해 구속을 면한 20대가 검찰 보완 수사에서 적발된 사례가 있을 정도다. 그렇다 해도 구매자는 사진이나 문서가 가짜가 아닌지 꼼꼼히 확인하고 가급적 ‘안전거래’ 기능을 이용하는 게 최선의 방법이다. 중고거래사이트 등 플랫폼은 AI를 활용한 위조 범죄를 사전에 차단하거나 검증할 장치를 갖춰야 할 것이다. 정부는 AI 합성 여부를 판별하는 기술을 플랫폼이 적용하도록 의무화하는 방안 등 AI 악용 범죄 종합 대책을 마련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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