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간 핵심 구역 활용 방안을 못 찾고 있는 부산 북항의 재개발 방식에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린다. 부산 국회의원들이 관련 법 개정안을 잇따라 발의하면서다. 곽규택 의원이 상부 개발에 공공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항만재개발법과 항만공사법 개정안을 발의한 데 이어, 조경태 의원도 토지와 상부 통합개발이 가능하도록 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현행법상 항만재개발은 토지(공공)와 건축물(민간)의 개발 및 인허가 주체가 달라 기반공사가 끝난 후 민간 투자자가 나서지 않으면 나대지로 방치된다. 1단계 랜드마크 부지가 대표적이다. 지난 주 관련 토론회에 참석한 해양수산부 부산시 부산항만공사 등 관계자는 물론, 대학 전문가들도 통합개발 필요성에 호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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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반조성 공사가 거의 끝났지만 상부 토지 개발 투자자를 찾지 못해 상당 부분이 나대지로 방치되고 있는 부산 북항 전경. 국제신문 DB |
기반시설 준공일이 1년 앞(2027년)으로 다가온 1단계 부지는 토지 조성이 거의 끝나 일부 친수공간은 시민에게 개방될 정도까지 왔지만 오페라하우스 마리나센터 등을 제외하면 여전히 빈 땅이다. 민간 투자자가 땅을 분양받아 건물을 지어야 하는데 지가 문제 등으로 이 작업이 원활하지 못하다. 현재 분양률은 40%가 채 안 된다. 두 의원이 발의한 법 개정안은 상부 개발에 공공이 참여할 수 있는 길을 트는 작업이다. 공공이 일정 부분 개발비를 분담하면 민간 투자자 부담을 줄이고 개발 속도를 높일 수 있게 된다. 요즘 핫하게 떠오르는 K-팝 공연장 조성 논의도 급물살을 탈 수 있다.
북항 재개발 사업은 3단계로 나눠 진행되고 있으나 완성까지 얼마나 더 기다려야 할지 알 수 없다. 1단계만 해도 지금 상태로 만드는데 20년 가까이 걸렸다. 2단계는 사업시행자 선정 단계에 진입하기는 했으나 부산시와 부산항만공사를 중심으로 꾸린 컨소시엄에 다른 기관들이 참여를 주저하고 있다. 그러는 사이 2024년 7월 첫 삽을 뜬다던 계획은 ‘빨라야 2027년 착공’으로 3년 가까이 연기됐다. 3단계는 대략적인 그림만 그려져 있다. 부산항만공사는 1단계 부지 활성화와 투자 유치를 위해 거액을 들여 용역을 맡겼으나 지난해 완료됐어야 할 작업이 어떤 이유에서인지 아직 결론을 못 낸 채 시간을 질질 끌고 있다. 현재 같은 방식이 유지되면 1단계는 물론이고 2, 3단계도 요원해질 수 있다.
친수공간 덕분에 북항을 가까이서 접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긴 건 부산 시민에게 좋은 일이다. 그러나 이 광활한 땅을 언제까지 공터로 놔둬야 하느냐는 생각에 이르면 한심하기 그지 없다. 북항은 부산의 성장과 도약에 매우 중요하다. 아무나 쉽게 갖지 못하는 바다라는 자원을 활용해 부산을 대표하는 유니크한 콘텐츠를 만들 수 있는 귀한 공간이다. 국회가 북항 통합개발을 위한 입법 작업을 서두르는 게 우선이다. 부산시와 부산항만공사도 적극적으로 국회 설득 작업에 나서야 한다. 이제 북항을 매일 곁에서 지켜보게 된 해양수산부가 누구보다 문제의식을 가져야 하는 건 당연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