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5일 베이징에서 정상회담을 하고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강화하기로 했다. 두 정상은 지난해 11월 1일 경주에 이어 두 달 만에 다시 만났다. 양국 정상이 이렇게 단기간에 상대국을 교차 방문해 회담한 사례는 없었다. 그만큼 양국 관계를 한 단계 더 돈독하게 하겠다는 의미다. 이 대통령은 회담에서 “이번 정상회담은 2026년을 한중 관계 전면 복원의 원년으로 만드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며 “양국의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가 건강한 궤도에 따라 발전하는 것을 추구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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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명 대통령과 시진핑 국가주석이 지난 5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국빈만찬 후 샤오미폰으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 샤오미폰은 경주 정상회담 때 시 주석이 이 대통령에게 선물한 것이다. 연합뉴스 |
양국이 정상회담에 맞춰 경제·산업·기후·교통 분야 등에서 교류 확대를 위한 15건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것은 고무적인 일이다. 관계를 복원하는 수준을 넘어서 실질적인 협력을 위한 양국의 의지가 반영됐기 때문이다. 이날 ‘한중 비즈니스 포럼’에 삼성전자 SK 현대자동차 LG 등 국내 4대 그룹 총수들과 중국의 시노펙 CATL 대표를 비롯한 양국 기업인들은 교류·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하지만 중국의 한한령(한류 제한 조치) 해제와 서해 불법구조물 해체 등 민감한 현안들의 해법을 구체적으로 도출하지 못한 점은 실망스럽다. 다만 문화교류에 대해서 바둑 축구 등 분야부터 교류를 확대하고, 드라마 영화는 실무협의를 통해 진전을 모색하기로 했다. 서해 잠정수역에 중국이 설치한 대형 구조물 문제 역시 시간을 두고 논의하자는 정도에 그쳤다. 주권 차원의 현안인 만큼 후속 협의에도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다.
이번 회담에서 ‘한반도 비핵화’가 구체적으로 언급되지 않은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이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를 위한 실현 가능한 대안 모색”을 강조하며 “양국이 평화에 공동 기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북한 비핵화 대화와 한반도 긴장 완화를 위한 중국의 적극적 역할을 당부한 것이다. 시 주석은 “양국이 지역과 세계 평화의 발전을 위해서도 긍정적인 에너지를 부여해야 한다”고 원론적으로 답했다. 시 주석이 대만을 둘러싸고 미중 긴장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핵무장을 한 북한을 자극하지 않으려는 의도로 보인다. 한중 정상회담은 미국의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체포 직후 이뤄졌다. 미국의 ‘힘에 의한 질서 유지’와 중국의 ‘다자주의’ 사이에 줄타기 외교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시 주석은 이 대통령에게 “역사적으로 올바른 편에 확고히 서서 올바른 전략적 선택을 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미중 패권 경쟁과정에서 미국 편을 들지 말라는 경고로 해석된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한중 정상이 협력 의지를 보였으나 완전한 관계복원에는 많은 과제가 있음을 확인했다. 우리 정부는 상호 이익이 맞물린 경제 협력을 지렛대 삼아 외교·안보 현안을 해결하는 데 힘써야 하겠다. 한미동맹과 한·미·일 협력관계를 기본으로 중국과도 협력을 강화하는 실용외교로 국익을 극대화해야 할 시점이다. 그것이 실용외교의 핵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