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덕도신공항 부지 조성공사 입찰공고가 다시 나왔다. 조달청은 29일 해당 사업을 공기 106개월, 사업비는 10조7000억 원규모로 발주했다. 부지 조성 공사는 설계·시공 일괄입찰(턴키)로 진행된다. 당초 부지 조성 공사 사업자로 선정된 현대건설 컨소시엄이 사업 포기를 선언한 지 8개월 만이다. 입찰공고는 정부의 사업 실행 의지를 보여준다. 이제는 속도감있게 사업을 추진하는 일만 남았다.

가덕도신공항이 들어설 가덕도 전경. 국제신문DB

경쟁입찰이 성사되면 기본설계안 작성에 6개월을 준 뒤 한달 간의 평가를 거쳐 최종 사업자를 선정한다. 예정대로 진행되면 내년 8월께 최종 사업자가 선정된다. 빨라야 내년 8월에야 착공한다는 의미다. 만약 1개 업체만 참여하면 재입찰 과정을 거쳐야 한다. 두 차례 입찰에도 추가 신청 건설사가 없으면 수의계약으로 전환한다. 이 경우 착공 시기는 더 연기될 수밖에 없다. 정부는 부지 조성 공사 공기를 당초 정한 84개월에서 106개월로 22개월이나 늘렸다. 공기를 줄일 신공법을 제안하면 가점을 주겠다는 방침이나 경쟁 입찰이 이뤄지지 않으면 방침 적용이 어렵다. 업계는 이번 입찰에 대우건설 컨소시엄만 들어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입찰과 실제 공사 착수 시기 등을 고려하면 정부가 2029년에서 2035년 미룬 개항 시기가 더 늦춰질 우려가 있다. 각종 행정 절차를 최대한 줄여 공사 기간을 앞당겨야 하겠다. 입찰이 한 차례 유찰된 후 곧바로 수의계약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 현대건설이 제시한 공기 108개월과 정부가 제시한 106개월이 대동소이한 만큼 현대건설 안을 활용해 기본설계 기간을 단축하는 것도 검토해볼만 하다.

가덕도신공항은 부산 울산 경남을 아우르는 동남권의 숙원사업이다. 동남권 국제관문인 김해공항이 이용객 폭증으로 한계에 달해 공항 기능을 확충해야 하는 현실적 필요성도 있다. 김해공항은 1976년 개항 후 처음으로 국제선 이용객수가 연간 1000만 명을 돌파했다. 김해공항 포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가덕도신공항 조속 건립 요구가 빗발치고 있다. 가덕도신공항은 부산이 해양강국과 국제 물류 허브로 도약하는 데 중요한 국가 인프라다. 해양수도 관문인 가덕도신공항 성공 여부는 정부의 국토균형발전 의지를 가늠하는 시험대다. 그동안 정치적 갈등과 정책 변화로 가덕도신공항이 논쟁 대상이 되면서 많은 시민이 고통받았다. 더는 공사가 늦춰져서는 안되는 이유다. 정부는 입찰 공고 이후 발생할 모든 변수에 철저히 대비해야 할 것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23일 부산을 찾아 가덕도신공항의 차질 없는 추진을 강조했다. 대통령 의지를 확인한 만큼 국토교통부와 가덕도신공항건설공단은 각종 행정절차를 줄여 사업을 정상 궤도에 올려놔야 한다. 가덕도신공항 건설 지연으로 발생하는 사회적 비용은 결코 적지 않다. 정치권도 공항 건설 공사가 순조롭게 진행되도록 초당적으로 협력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