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에서 가치(Value)란, ‘고객이 내가 산 게 더 낫다고 느끼는 순간이 만들어내는 차별화의 원천’이다. 가치는 ‘고객이 받는 편익(Benefit)이 고객이 지불하는 비용(Cost)보다 높아 고객이 이득을 봤다고 느끼는 정도’를 말하며 그 순간 가치가 발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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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통을 지키며 자신의 가치를 지키는 프랑스 카오르 지역의 ‘샤또 유지니’ 와이너리 포도밭. |
이러한 편익을 위해서 고객은 금전적 비용(가격, 유지비, 부대비용) 뿐만 아니라 구매 과정에서 발생하는 시간(배송 시간, 제품 학습 시간), 심리적 불편함(스트레스, 불확실성, 신뢰 부족), 노력(설치, 조립, 설정 등 번거로움)과 같은 다양한 비용을 지불한다.
하지만 고객은 단순히 제품이 실제로 무언가를 해결해 줄 때 느끼는 ‘기능적 효용’만을 가치의 전부로 보지 않는다. 제품의 디자인, 와인 스토리, 브랜드가 주는 감정적 만족처럼 사용하면서 느끼는 ‘감성적 심리적 가치’, 고급 브랜드 착용, 특정 와인 주문, 고급 호텔 이용 등 남들에게 보이는 이미지와 지위 같은 ‘사회적 가치’ 등 서비스 사용 과정에서의 총체적 ‘경험적 가치’에 편익을 느낀다. 비슷한 가격의 와인이라도 브랜드, 디자인, 스토리, 사용 경험이 다르면 고객이 지각하는 가치는 완전히 달라지는 것처럼 마케팅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는 실제 고객이 어떻게 느끼는지에 대한 ‘지각된 가치(Perceived Value)’이다. ‘가치 자체’를 만드는 것보다 고객이 느끼는 가치를 설계하고 높이는 기술이 마케팅의 핵심이다.
‘와인의 가치’ 역시 단순히 가격과 맛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복합적인 개념이다. 같은 품종이라도 기후 기온 토양 고도 바람 등이 다르면 전혀 다른 와인이 되는 ‘테루아(Terroir)’, 해마다 날씨가 달라서 그해의 자연 기록이 되는 ‘빈티지(Vintage)’, 시간이 지날수록 맛이 구조적으로 변화해 시간이라는 자원을 흡수하며 발전하는 ‘숙성’ 등, 와인의 본질적 가치는 포도라는 농산물 시간 자연 인간의 기술이 결합 된 결과물로 태어난 환경이 가치에 직접 반영된다.
유럽 국가들이 가지고 있는 수백, 수천 년의 와인 양조 역사와 지역별 전통은 와인의 스토리가 되고, 그 스토리가 가치의 중요한 요인이 된다. 와인은 음식과 함께할 때 가치가 커지는 술로, 요리·지역·계절과 함께 조화를 이루며 음식 문화를 확장해 주는 식문화의 중심이다. 미술·문학·종교·사교 문화의 중요한 상징으로 단순한 술보다 문화적 아이콘으로서의 예술적 가치를 가진 와인은 긴 역사를 통해 문화와 밀접하게 연결된 ‘문화적 가치’를 가지고 있다.
‘와인의 경제적 가치’는 생산량이 적고 수요가 높으면 가격이 자연스럽게 올라 가는 희소성, 평가 기관·역사·평판이 쌓여 가치가 올라가는 브랜드 명성, 이미 글로벌 금융자산의 한 형태로 자리 잡은 와인 투자 시장에서 숙성할수록 가격이 오르는 투자 자산 가치로 평가할 수 있다.
‘철학에서 가치’는 무엇이 좋은가, 중요하거나 바람직한가에 대한 기준으로 가치가 객관적이냐, 주관적이냐가 핵심 논쟁이다. 또한 ‘심리 사회적 관점에서 가치’는 한 개인이 삶의 선택을 할 때 기준이 되는 ‘내면적 나침반’이다. 나의 기억 경험 취향 같은 개인적 의미가 어우러져 만들어지는 가치, 가장 주관적이지만 가장 중요한 가치는 ‘개인적 가치’이다.
나에게 와인의 가치는 경험이며 누군가에게는 아무 의미 없는 일이 나에게는 삶의 이유가 된다. 나에게 와인 한 잔은 추억 가득한 여행이고, 와인 한 병은 꿈처럼 스쳐 지나간 한 계절이다. 어떤 상황을 특별하게 만드는 와인도 좋지만 와인이 그 순간에 부여하는 의미가 나에겐 더 소중한 가치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