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과학에세이] GPU 26만 장이 여는 AI 도약의 문

장종욱 동의대 컴퓨터공학과 교수·스마트IT연구소장

  • 장종욱 동의대 컴퓨터공학과 교수·스마트IT연구소장
  •  |   입력 : 2025-11-24 18:41:35
  •  |   본지 18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엔비디아의 젠슨 황 CEO가 지난달 경주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 회의 기간에 방한해 10조 원 규모의 블랙웰 GPU 26만 장을 한국에 공급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는 단순한 하드웨어 거래를 넘어, 한국이 글로벌 AI 산업의 핵심 거점으로 도약할 수 있는 결정적 계기로 평가된다.

월가의 유명 애널리스트 댄 아이브스(웨드부시 증권)는 이번 딜에 대해 “그동안 한국이 HBM 말고는 AI 혁명에 소외된 측면이 있었는데 엔비디아의 26만 대 전략 배치로 한국 AI 산업에 분수령이 될 것이다”고 평가했다. 그 정도로 의미있는 딜이었다. 즉, 현재 국내에 약 3만 장의 GPU만 존재하는 상황에서, 이번 공급으로 한국은 약 30만 장을 확보해 미국 중국에 이어 세계 3위 수준의 AI 인프라 국가로 부상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젠슨 황 CEO는 AI 발전을 음성 인식, 의료 영상 분석이 가능한 인식형, 새로운 콘텐츠와 디자인 창작이 가능한 생성형, 자율적으로 의사 결정을 내리고 목표 지향적인 행동을 취하는 에이전틱, 로봇이나 자율주행차 등 현실 세계에서 인간처럼 시각과 언어를 이해하고 물리적인 행동을 수행하는 피지컬 AI의 4단계로 구분한다. 그가 한국을 주목한 이유는 반도체·제조·소프트웨어 세 축에서 세계적 경쟁력을 가진 나라가 바로 한국이기 때문이다. 물론 중국이 훨씬 더 좋은 조건을 갖고 있지만 현 정치적 상황으로 중국에는 공급을 할 수 없다. 특히 피지컬 AI는 로봇과 자율주행차를 통해 현실 세계의 물리적 행동을 수행하는 기술로, 반도체와 제조업이 강한 한국이 구현하기에 최적의 환경을 지닌다.

약속된 GPU 26만 장은 삼성전자, SK, 현대차그룹, 네이버 등에 공급돼 각각 AI 팩토리, 자율주행·로보틱스, AI 클라우드 등 차세대 산업 전환의 중심축 역할을 맡게 될 전망이다. AI 팩토리는 칩과 시스템, 소프트웨어, 모델 구조를 통합한 지능형 제조 인프라로, 한국 제조업의 효율성과 경쟁력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다. 삼성전자·SK·현대차그룹이 ‘AI 팩토리’ 구축을 통해 반도체 자동차 생산을 효율화하고 로봇 등을 개발하겠다는 게 대표적이다. 특히 현대차의 AI 전환은 자동차 산업 전체, 나아가 한국 경제의 디지털 전환을 견인하는 기관차 역할을 할 가능성이 크다. 왜냐하면 자동차는 철강 화학 전자 금융 보험 물류 등 수십 개 산업과 연결돼 있으며, 직간접 고용 인원만 200만 명이 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 기회에는 막대한 도전도 따른다. 첫째, 엔비디아 생태계에 대한 소프트웨어 종속은 자국 기술 주권을 약화시킬 수 있다. 둘째, 국산 AI 칩 생태계를 육성하지 못하면 장기적으로 기술 자립이 불가능하다. 셋째, GPU 대규모 운용을 위한 전력 인프라 확충 또한 시급하다. 마지막으로, 실무 중심의 AI 인재 양성이 미흡하다면 이러한 인프라도 제대로 가동되지 못할 것이다.

산업별 경쟁 환경을 보면 한국은 신중히 움직여야 한다. 독일은 전기차·자율주행 경쟁에서 뒤처지며 경제 성장률이 마이너스로 돌아섰고, 일본은 1990년대 이후 반도체 몰락으로 긴 침체기를 겪었다. 대만은 TSMC의 성공에도 불구하고 산업 구조의 편중으로 지정학적 리스크를 안고 있다. 그러나 한국은 반도체 자동차 IT 제조 소프트웨어를 아우르는 균형 잡힌 산업 기반을 가졌다는 점에서 차별화될 수 있다.

GPU 26만 장 확보는 단순히 하드웨어의 확충이 아니다. 한국이 AI 강국으로 나아가기 위한 ‘기회의 문’을 연 사건이다. 정부는 과감한 에너지 인프라 투자와 AI 인재 육성에 나서야 하며, 기업은 단기 실적보다 장기적인 AI 경쟁력 구축에 집중해야 한다. 학계는 산업 현장의 문제를 해결하는 실용적 AI 연구로 대응해야 한다.

이제 선택은 우리에게 달려 있다. AI 혁신의 기회를 국가적 도약으로 연결할지, 일시적 이벤트로 흘려보낼지는 산업·정부·학계 모두의 의지에 달려 있다. 26만 장의 GPU가 던진 거대한 파장은 한국 경제의 미래를 가늠할 분수령이 될 것이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지광, 국감 출석 거부…“해결의지 있다면서 책임 회피”(종합)
  2. 2김태형 결국 롯데 떠난다…구단 늑장대처 도마
  3. 3간부 줄이고 예산 반납 미루고…사하구 힘겨운 적자 경영
  4. 45월 3.84대 1 이었는데…부산 청약경쟁률 사상 첫 미달
  5. 5부산 동물원(옛 삼정더파크) 정비 착수…안전 등 꼼꼼히 챙겨 2029년 개장
  6. 6주진우 "김혜경, 유명 프로골퍼와 황제골프" 민주 "황당무계 소설" (종합)
  7. 7가덕 내달초 착공 여부, 이번주가 최대 분수령
  8. 8김해 국제선 지난해 대비 석달 빠른 1000만…외신도 부산 조명(종합)
  9. 9롯데자이언츠 새 사령탑 ‘NC 우승 감독’ 이동욱…단장에는 이택근 선임
  10. 102심 무죄 오세훈, 장동혁·한동훈과 보수 재편 주도권 경쟁(종합)
  1. 1지광, 국감 출석 거부…“해결의지 있다면서 책임 회피”(종합)
  2. 2주진우 "김혜경, 유명 프로골퍼와 황제골프" 민주 "황당무계 소설" (종합)
  3. 32심 무죄 오세훈, 장동혁·한동훈과 보수 재편 주도권 경쟁(종합)
  4. 4‘YS 영원한 오른팔’ 최형우 전 장관 별세…향년 91세(종합)
  5. 5전재수 "지광 스님에게 국제신문 정상화 촉구 서한문 보낼 것"
  6. 6막판까지 조희대·김현지 정국…쇼츠 경쟁 오명도
  7. 7[속보] 이 대통령 지지율 다시 하락해 35.3%…민주 36.0%·국힘 42.6%
  8. 8부산시의회 회의일수 연장 추진…김태효 “충분한 심의 시간 필요”
  9. 9이헌승 “국제신문 100억 체불 지광스님 불출석은 어불성설… 동행명령장 발부해야”
  10. 10與, 국감 이후 ‘조작기소 특검법’ 본격화
  1. 15월 3.84대 1 이었는데…부산 청약경쟁률 사상 첫 미달
  2. 2가덕 내달초 착공 여부, 이번주가 최대 분수령
  3. 3부산~후쿠오카·삿포로 항공노선 가장 많이 이용한 연령대는
  4. 4“SMR 제작·운영·인재양성 부산허브 구축 속도를”
  5. 5부산 '이주배경인구' 9만6722명…중구 0~24세 비중 '전국 최상위'
  6. 6해상풍력 육성, 정부·동남권 공조가 ‘키’
  7. 7스마트링부터 부산 새 패션 브랜드까지…백화점 신수요 공략
  8. 8청년 55% “조건 맞으면 지역 중소기업 갈 것”
  9. 9‘유일 非중국계 각형’ 삼성SDI, 美 텍사스 전력망에 ESS 공급
  10. 10FOMC에 반도체 실적까지…널뛰기 장세에 이벤트 촉각
  1. 1간부 줄이고 예산 반납 미루고…사하구 힘겨운 적자 경영
  2. 2부산 동물원(옛 삼정더파크) 정비 착수…안전 등 꼼꼼히 챙겨 2029년 개장
  3. 3김해 국제선 지난해 대비 석달 빠른 1000만…외신도 부산 조명(종합)
  4. 4시내버스·우유팩·유튜브로…양보·배려운전 동참 호소
  5. 5[속보]마트 출입구 안까지 차량 돌진한 50대 “영업하는지 확인하려고”
  6. 6‘부캉이’ 넓은 바다 적응 중…“조만간 떠날 듯”
  7. 7“한국에 묻히고 싶다” 프랑스 6·25 참전용사 유해 부산에 안장키로
  8. 8진주시민대책위, 이누스 진주공장 매각 철회·전원 고용 보장 촉구
  9. 9원양어선 타고 마약 5t 운반 80대, 22년 도피 끝에 국내 송환
  10. 10해양·양자 미래산업 닻 올린 부산…청년 인재 끌어당긴다
  1. 1김태형 결국 롯데 떠난다…구단 늑장대처 도마
  2. 2롯데자이언츠 새 사령탑 ‘NC 우승 감독’ 이동욱…단장에는 이택근 선임
  3. 3불가능을 가능케…亞패러게임 5위
  4. 4‘올림픽 3연패 주역·AG 金6’ 펜싱 구본길 칼 내려놓다
  5. 5은퇴 앞둔 최민정, 시작부터 금빛질주
  6. 6태풍 ‘참피’영향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1차전 취소
  7. 7안세영, 시즌 10번째 우승…프랑스오픈 3연패
  8. 8종합 6위 부산, 고른 활약에도 아쉬움
  9. 9만년 꼴찌 삼성 선두 ‘파란’…前 챔프 KCC 최하위 ‘수모’
  10. 10쇼트트랙 전설 최민정의 마지막 질주
우리은행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학교 통폐합 지역 맞춤형으로 접근”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해운기업 유치, 해사법원 신설 “해양수도 부산 경쟁력 키울 것”
강동진의 도시이야기 [전체보기]
바흐를 찾아간 나, 한국을 꿈꾸는 그녀
세계유산위원회, 부산의 시간을 세계와 나누다
경제프리즘 [전체보기]
소비 아닌 문화 생산 주체 오페라하우스
한국 갯벌의 2단계 확대 등재 의미
과학에세이 [전체보기]
지역이 기획, 국가가 지원하는 R&D 시대 열자
진짜 질문의 시작
국제칼럼 [전체보기]
부캉이에게 부끄러운 북항 재개발 민낯
부산 관광, 마냥 좋기만 할까
기고 [전체보기]
‘2028 세계디자인수도 부산’의 과제
배의 피부를 지키는 기술은 도장이다
기자수첩 [전체보기]
금고 이사장 전횡, 지금도 진행중
엘리트 자평해온 市 공무원…생중계 회의서 능력 입증을
김준희의 클래식 인사이트 [전체보기]
여름의 끝자락, 브람스
여름날의 애상, 왈츠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다대포에서 만난 퇴계 이황
세종시대 음악이 전해진 이유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AX·반도체 전시회 5개 동시에 열렸는데…
북극항로, 첫 배보다 중요한 것은 다음 배다
도청도설 [전체보기]
프랑스를 망친 결정
AI가 찾은 보안 구멍
독자 투고 [전체보기]
새로운 시작 ‘황혼 이혼’
무료 화장실 깨끗하게 쓰자
메디칼럼 [전체보기]
개정 응급의료법이 ‘미수용 방지법’?
25년을 간직한 리플렛 세 장
목지수의 도시브랜드 산책 [전체보기]
랜드마크 시스템의 시대
북항 돔구장에서 야구 보며 사우나를
박지욱의 뇌력이 매력 [전체보기]
건망증, 이렇게 잡자
운동으로 해마를 키우자
박진희의 컬처 픽 [전체보기]
‘부캉이’ 스펙터클에서 공존으로
부산 문화정책, 지금 필요한 선택
사설 [전체보기]
동행명령장 발부된 지광 스님 회생에 동의하라
이주노동자 안전 사각지대, 제도 개선 시급하다
세상읽기 [전체보기]
AI 시대, 평가의 진정성을 묻다
‘이불 킥’의 순간에 도움 될 심리학 지식 한 스푼
안재철의 연결하는 공간 [전체보기]
지구와 도시의 연결을 묻다
해양수도 부산, ‘제3의 경계 공간’
엄길청의 문전성시 [전체보기]
말과 현실이 너무 다른 부산
반도체와 부산
이보성의 미술 현장 산책 [전체보기]
두 미술관, 각자의 역할을 묻다
시장이 강해진 것일까, 비엔날레가 약해진 것일까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복지의 ‘필요 원칙’과 포퓰리즘
보건의료에서 지방정부 역할과 ‘정책 의료’
이정구의 맛과 건강 [전체보기]
미식과 오래 씹기
이제명의 오션 드림 [전체보기]
광복 81년, 다음은 바다의 산업 주권
HMM 부산 이전, 해양수도의 시험대
이홍의 세상현미경 [전체보기]
대규모 대미 투자, 기회인가 위협인가
국제질서의 지각변동과 한국의 성장경로
정쾌호의 부동산 탐구생활 [전체보기]
부산 아파트 10년, 이중 양극화와 위상 추락
미분양의 경고, 지방 맞춤 ‘출구전략’ 서둘러야
주재민의 명당을 찾아서 [전체보기]
사람은 갔어도 명당은 남아 있다
조선 8대 명당 중 하나인 정문도 묘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와인은 어떻게 마음에 남는가
추석의 식탁, 가족을 잇는 와인
특별기고 [전체보기]
‘해양수도 부산’ 토대부터 바로 놓아야
당론 따를지 역사 따를지 양심의 선택을
하순봉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박자와 기보
국민악파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이대원의 ‘온정리 풍경’
유영국의 1957년 작 ‘사람’
CEO 칼럼 [전체보기]
청년 떠나는 지방, 수도권 인구 분산해야
거울 속의 외계인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