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세상읽기] 야류(野遊)

이청산 백산안희제선생 독립정신계승사업회 이사장

  • 이청산 백산안희제선생 독립정신계승사업회 이사장
  •  |   입력 : 2025-09-23 18:56:42
  •  |   본지 18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후배들이랑 산행을 하다보면 자주 듣는 말이 “아니 이게 산행이요? 노동(그들의 직설적인 표현으로는 노가다)이요?” 하는 말이다. 아마 본인이 생각했던 것보다 산행시간도 길고, 길도 험하다보니 즐거워야할 산행이 즐거운 게 아니라 고통스러웠는지 불평 아닌 불평을 늘여 놓을 때가 종종 있다. 그런 불평을 들을 때면, 나 또한 가끔은 이게 산행인지 고행인지 고민하다가 운동과 노동의 차이는 무엇일까? 생각해 본다. 물론 산행이 일반적인 운동이 아니라는 게 나의 생각이지만. 일반적으로 운동을 하면 엔토르핀, 세로토닌, 도파민 같은 호르몬이 분비되어 스트레스를 줄이고 기분을 안정시킨다고 한다. 심지어 우울증 치료 가이드 라인에서도 가벼운 유산소 운동을 치료방법으로 권장할 정도이다.

반면 노동은 강제적인 일이며 시간 압박이 따르니 노동은 코르티솔(스트레스 호르몬)을 증가시켜 면역력 저하, 피로감, 수면장애등을 유발한다. 운동은 일정 시간 활동 후 충분한 회복이 이루어져야 효과가 나타나며 이 과장을 통해 몸은 점점 튼튼해진다. 이를 초과회복(supercompensation)이라 부르며 체력 향상의 핵심이다. 노동은 충분한 휴식 없이 장시간 계속될 때, 근육과 관절이 회복할 시간을 주지 못해 건강을 해칠 수 있다. 운동과 노동은 모두 에너지를 쓰는 활동이지만, 몸과 마음에 미치는 영향은 완전히 다르다.

운동은 건강을 쌓는 활동이고 노동은 잘못하면 건강을 소모하는 활동이 될 수 있다. 그래서 노동을 하더라도 중간 중간 스트레칭이나 가벼운 유산소 운동, 충분한 휴식과 수면이 매우 중요하다고 한다. 노동은 동작이 불규칙적으로 장시간 반복진행되기 때문에 쉽게 피로해진다. 그리고 잘못된 자세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통증이 발생되며 근격골계 질환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노동은 몸의 피로나 컨디션을 고려하지 않고 꼭해야만 하는 것이라 휴식을 원해도 휴식을 취할 수 없다. 노동을 하면서 기분 좋은 생각과 마음으로 하는 것이 좋다고 하지만 쉽지는 않다.

둘의 차이점은 적절하게 쉬어주느냐 여부이다. 운동할 때는 힘들면 쉴 수 있지만 노동할 때는 제대로 쉬지 못해 병에 걸릴 수 있고 운동도 제대로 쉬지 않으면 노동이 될 수 있다. 이즈음에서 야류(野遊)를 생각해본다. 들판에서 논일 밭일을 하다 새참을 먹고 쉴 때 우리 선조들은 그 일하는 들판에서 바로 놀판(놀이판)을 만들었다. 놀이의 방법도 다양하게 변형돼 탈을 쓰고 놀기도 하였는데 그것을 영남지방에서는 들놀음(야류) 또는 오광대라 불렀다. 낙동강을 가운데 두고 동쪽인 부산 일대(수영, 동래)에서는 들놀음이라 부르고, 서쪽인 경남 일원(가산, 고성, 통영)에서는 오광대라 했다. 주로 정월 대보름의 연중행사로 정초 각 지역의 지신밟기, 동제(마을 제사) 등과 함께 하였다.

이런 놀이 중에는 특히 농사에 관계되는 것이 많은데 밀양 백중놀이는 모심기와 논매기 소리를 부르며 모내기와 논을 매는 동작을 흉내 내는 모정자놀이와 풍물 길놀이를 시작으로 집귀막이굿, 씨름, 양반춤, 병신춤등 다채로운 놀이를 한다. 해마다 5~6월이 되면 전국의 들판에는 벼농사의 시작을 알리는 모심기가 진행된다. 특히 경남지역은 낙동강 유역과 남해안 일대 평야에서 벼농사를 해 왔다. 뜨거운 햇볕 아래 소매와 바지를 걷어붙이고 물을 댄 논에 맨발로 들어가 허리를 굽혀 모심기하는 농부들의 몸은 아주 고되다 그럼에도 우리 선조들은 이러한 고된 노동 속에서도 노래를 불렀다. 바로 모심기소리이다. 모심기소리는 혼자서 부르는 것이 아니라 마을 사람들이 다 함께 불렀다. 이는 일을 보다 효율적이고 원활하게 진행하기 위해서이기도 했지만 노래를 부름으로써 노동의 힘듦을 잊게하고 일하는 이들 간에 일체감을 만들어 주었다.

부산지방의 수영야류 동해야류가 지금은 농사를 짓는 일이 없어 일과 동떨어진 무대공연처럼 연행되고 있지만 우리 선조들의 지혜와 풍류는 힘든 노동을 하면서도 이렇게 풍류를 즐겨 일의 효율도 높이고 건강도 지켰던 것이다. 운동도 즐겁게 하지 않고 스트레스를 받으면 노동이 될 수 있고 노동도 간간히 쉴 수 있고 즐거울 수 있다면 운동이 될 수 있지 않을까? 들놀음을 보면서 지혜를 배운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5배까지 뛴 불꽃축제 숙박료…지긋지긋한 ‘바가지’
  2. 2기장의 1/10…부산 북구 참전수당 월 2만 원 ‘서러운 대접’
  3. 3기장 일대 동해남부선 폐선 부지 본격 활용 가능해져
  4. 4김도읍 "청와대 가덕도신공항 공사비 증액 '선 계약, 후 특별법 반영'으로 결론
  5. 5찜질방·호텔 빈대 출몰에 화들짝…관광도시 부산 이미지 훼손 우려
  6. 6‘부캉이’ 보낸다…29일 선박·워터펌프로 외해 유도(종합)
  7. 7은행점포 영업시간 30분 단축…내년 4월부터 9시30분 개점(종합)
  8. 8에코델타시티 마을버스…강서 17년 만에 새 노선
  9. 9헤어질 시간…부산 북항 상어 ‘부캉이’ 구조작전 시작
  10. 10부산서 하루 더…오버나잇 크루즈 성황
  1. 1김도읍 "청와대 가덕도신공항 공사비 증액 '선 계약, 후 특별법 반영'으로 결론
  2. 2“BPA, 1년간 1조원대 채권 발행…항만공사 통폐합 강행 땐 빚 전가”
  3. 3靑 “北포로 비공개 합의 부인 강력 유감” 우크라에 사과 요구(종합)
  4. 4“피지컬AI 항만 실증사업, 광양항 아닌 부산항서 해야”
  5. 5[속보] 강신철 국방장관 “매설지뢰, 北 국경선 요새화 관련 추정”
  6. 6李 지지율 2주째 상승 37.9%…양당 지지도 오차범위 접전
  7. 7여야 만난 강신철 국방부 장관 “北 지뢰 확인 땐 상응 조치…은폐 없다”(종합)
  8. 86·3 지방선거 신규당선자 평균재산 13.5억…광역단체장 중 김상욱 50억 최다
  9. 9靑 “DMZ 지뢰사고 현장조사 순전히 군사적 판단…李대통령 유엔 연설 무관”
  10. 10[뭐라노] 이재명 대통령의 시간
  1. 1기장 일대 동해남부선 폐선 부지 본격 활용 가능해져
  2. 2은행점포 영업시간 30분 단축…내년 4월부터 9시30분 개점(종합)
  3. 3부산서 하루 더…오버나잇 크루즈 성황
  4. 4HJ중공업 조선업계 첫 올해 임단협 타결
  5. 5안주고 덜준 보험금, 5년간 1000건 육박
  6. 6올해 2분기 부산 경제 2.3% 증가…'12% 급증' 충북의 5분의 1
  7. 7경영난 삼정기업·삼정이앤시 회생계획 인가
  8. 8구멍 뚫린 실업급여…3차례 이상 반복수급 11만명에 6000억 지급
  9. 9'맵리스' 자율주행 휴머노이드 로봇 상용화 시동...이동 조작 하나로
  10. 10“고속도로 잘 못 나가도 걱정 끝”… 15분 내 재진입 땐 기본요금 면제
  1. 15배까지 뛴 불꽃축제 숙박료…지긋지긋한 ‘바가지’
  2. 2기장의 1/10…부산 북구 참전수당 월 2만 원 ‘서러운 대접’
  3. 3찜질방·호텔 빈대 출몰에 화들짝…관광도시 부산 이미지 훼손 우려
  4. 4‘부캉이’ 보낸다…29일 선박·워터펌프로 외해 유도(종합)
  5. 5에코델타시티 마을버스…강서 17년 만에 새 노선
  6. 6헤어질 시간…부산 북항 상어 ‘부캉이’ 구조작전 시작
  7. 7“보조금 심의 결정권자는 나” 부산 중구 부구청장 논란
  8. 8약사 면허 빌려 28억 부당이득…환수 거부에 法 “토해내라” 쐐기
  9. 9거창한마당대축제 내달 1~4일 개최…가을 거창 매력 한자리에
  10. 10공소시효 이틀 앞두고 세금 포탈 업자 송치…검·경 합동수사 빛 발해
  1. 1큰 日날 뻔한 韓야구…日 아마추어 상대로 3-1 설욕전
  2. 2중국에 두 번 진 이민성호, 이번엔 벼른다
  3. 3큰 日낸 女핸드볼…결승서 일본 꺾고 8년 만에 우승
  4. 4수영·탁구·사격 부진…양궁이 ‘금빛 갈증’ 풀어줄까
  5. 5‘세계 최강’ 안세영, 배드민턴 女단식 금메달…아시안게임 첫 2연패
  6. 6한동희 시즌 23호 홈런 '쾅'…롯데, 키움에 4-2 역전승
  7. 7이소희·백하나 배드민턴 女 복식 24년 만에 금빛 스매시
  8. 8오상욱 끝냈다…펜싱 男 단체 우승…승마 남동헌, 12년 만에 정상 탈환(종합)
  9. 9안세영, 천위페이도 가볍게 압승…결승 진출
  10. 10K-농구 황금시대…남녀 동반 우승, 3대3도 첫 金(종합)
우리은행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학교 통폐합 지역 맞춤형으로 접근”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해운기업 유치, 해사법원 신설 “해양수도 부산 경쟁력 키울 것”
강동진의 도시이야기 [전체보기]
바흐를 찾아간 나, 한국을 꿈꾸는 그녀
세계유산위원회, 부산의 시간을 세계와 나누다
경제프리즘 [전체보기]
소비 아닌 문화 생산 주체 오페라하우스
한국 갯벌의 2단계 확대 등재 의미
과학에세이 [전체보기]
‘인공지능 정렬’ 골든타임 놓치지 말라
자동화의 세상에서 지능화의 세계로
국제칼럼 [전체보기]
개헌 말하려면 헌법 준수부터
나림 이병주, 더 일찍 법(法)으로 통(通)했다
기고 [전체보기]
상어가 떠난 뒤, 북항에 남겨야 할 것
존엄 보장하는 부산형 청년보장제 되기를
기자수첩 [전체보기]
금고 이사장 전횡, 지금도 진행중
엘리트 자평해온 市 공무원…생중계 회의서 능력 입증을
김준희의 클래식 인사이트 [전체보기]
여름의 끝자락, 브람스
여름날의 애상, 왈츠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세종시대 음악이 전해진 이유
영산회상, 불교음악에서 풍류음악으로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솔직할 수 있는 용기, 당신에게도 닿기를
히말라야의 경고
도청도설 [전체보기]
병역 혜택, 야구는 빼자
AI 설계 어선
독자 투고 [전체보기]
새로운 시작 ‘황혼 이혼’
무료 화장실 깨끗하게 쓰자
메디칼럼 [전체보기]
‘공동선(Common Good)’으로서 간병 복지
직업병에 대한 자세, 무지와 고의 사이
목지수의 도시브랜드 산책 [전체보기]
랜드마크 시스템의 시대
북항 돔구장에서 야구 보며 사우나를
박지욱의 뇌력이 매력 [전체보기]
건망증, 이렇게 잡자
운동으로 해마를 키우자
박진희의 컬처 픽 [전체보기]
부산 문화정책, 지금 필요한 선택
지독한 집념이 세운 로컬 자산, 대한도기
사설 [전체보기]
부산불꽃축제 숙박료 폭등, 실효성 있는 대책 없나
지역기업 발목 잡는 획일적 세제, 현실에 맞춰야
세상읽기 [전체보기]
인공지능(AI)과 인류 멸종
북항 찾은 상어 ‘부캉이’와 잊힌 갈매기 ‘부기’
안재철의 연결하는 공간 [전체보기]
지구와 도시의 연결을 묻다
해양수도 부산, ‘제3의 경계 공간’
엄길청의 문전성시 [전체보기]
말과 현실이 너무 다른 부산
반도체와 부산
이보성의 미술 현장 산책 [전체보기]
시장이 강해진 것일까, 비엔날레가 약해진 것일까
아트부산, 숫자 이후의 질문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보건의료에서 지방정부 역할과 ‘정책 의료’
행위별수가제와 인두제, 오해와 진실
이정구의 맛과 건강 [전체보기]
미식과 오래 씹기
이제명의 오션 드림 [전체보기]
광복 81년, 다음은 바다의 산업 주권
HMM 부산 이전, 해양수도의 시험대
이홍의 세상현미경 [전체보기]
국제질서의 지각변동과 한국의 성장경로
한국이 가진 자산
정쾌호의 부동산 탐구생활 [전체보기]
미분양의 경고, 지방 맞춤 ‘출구전략’ 서둘러야
6·3 부산시장 선거, 부동산 정책의 길
주재민의 명당을 찾아서 [전체보기]
조선 8대 명당 중 하나인 정문도 묘
금가락지가 땅에 떨어진 형국, 곡전재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추석의 식탁, 가족을 잇는 와인
오스트리아 와인,빈의 시간을 마시다
특별기고 [전체보기]
‘해양수도 부산’ 토대부터 바로 놓아야
당론 따를지 역사 따를지 양심의 선택을
하순봉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박자와 기보
국민악파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이대원의 ‘온정리 풍경’
유영국의 1957년 작 ‘사람’
CEO 칼럼 [전체보기]
무(武)
의료 전문성이 병원 밖 나가는 길 열어야
  • 2026 국제환경에너지산업전
  • 국제골프아카데미
  • 부산국제마라톤
  • 어린이청소년경제아카데미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