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가 2024년 7월 30일 뜬금없이 14개 댐건설 계획을 발표했다. 2023년 5월부터 유역별로 홍수의 위험성과 물 부족량 등을 과학적 데이터 기반으로 평가하고 댐별로 적정성을 면밀히 검토한 후 설립한 계획이라고 한다. 그러나 환경부의 댐건설 예정지역 주민설명회 자료를 살펴보면, 댐건설을 위한 이수·치수에 대한 공학적 검토가 없는 급조된 계획임이 드러난다.
심지어 관련 사실의 왜곡 사례도 발견되는데, 낙동강 유역에 건설할 감천댐과 가례천댐(서암저수지)을 살펴보자. 2020년에 수립된 감천 상류권역 하천기본계획에서 미래 하상변동을 예측한 결과에서 ‘전반적으로 세굴량이 지배적인 것으로 분석됨’으로 검토했는데, 주민설명회 자료에는 ‘재퇴적에 취약’ 즉 감천은 재퇴적으로 하상이 높아져 홍수위험이 증가하므로 댐 건설이 필요하다고 한다.
가례천댐은 이명박 정부가 추진한 4대강사업의 일환으로 가미저수지를 이미 건설했던 지역에 추가로 가례천댐을 10m 증고하는 사업이다.
‘서암지구(가미저수지) 둑높이기사업 사전환경성 검토(2010)’를 살펴보면 ‘200년 빈도 홍수량에 20% 가산한 설계홍수량’을 기준으로 건설했다. 이미 충분한 홍수방어 시설이 있는데도 추가로 댐 건설을 한다는 논리는 설득력이 없다. 더구나 경남 의령지역 하천(의령천 남강)은 충분한 물이 있기 때문에 물부족은 전혀 없다.
환경부는 댐건설계획을 설명할 때 댐후보지는 지자체의 건의를 바탕으로 선정했다고 하는데, 14개 댐 중 적어도 5개 댐에 대해서는 지자체들의 반대로 보류됐다. 또한 나머지 댐들에 대해서도 주민들이 반대하고 있는데, 댐건설을 반대하는 주민은 댐건설의 필요성에 대해 합리적 설명과 댐건설로 발생할 이재민들에 대한 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너무나 당연한 주장임에도 댐건설을 찬성하는 지자체 쪽에서는 아무 대답이 없다.
환경부는 댐을 ‘기후대응댐’이라고 이름을 붙였지만, 지구온난화에 대한 환경부의 대응책은 적절하지 못했다. 이명박 정부의 4대강사업을 ‘4대강 살리기 사업’으로 이름 지은 사례와 비슷하다.
IPCC(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는 2019년 특별보고서에서 ‘수력발전도 온실가스 배출원이 될 수 있다’고 언급하고 있고, 세계댐위원회(World Commission on Dams)는 2000년 보고서에서 ‘대형댐이 환경과 사회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 중 하나로 온실가스 배출’을 지적하고 있다. 수많은 학술논문에서도 댐의 저수지에서 메탄을 배출한다고 분석하고 있다. 댐건설은 ‘탄소중립 선도국’이 되겠다는 이재명 정부의 공약과 배치되는 것이었다.
환경부의 댐건설 정책을 살펴보면 ‘주민 간의 갈등’을 유도하고 있는 듯하다. 주민이 반대하면 보류한다는 원칙을 제시하지만, 행정절차는 찬성 주민들의 요구를 충족시키는 방향으로 진행됐다. 주민설명회와 공청회를 했기 때문에 주민이 댐건설에 공감했다고 하지만, 관련 공청회에 참석하려는 반대 주민과 시민단체 관계자는 경찰력을 동원해 원천적으로 공청회장 입장을 차단하는 등, 반대 주민의 목소리는 외면하고 있다.
애초에 댐건설은 생각지도 않았는데 어느 날 갑자기 댐건설이 발표되자, 지역경제를 살린다는 명분으로 반대의견을 소수의견으로 몰아붙이고 주민 간의 찬반 갈등으로 지역공동체가 분열되고 있다. 특히 댐 수몰지에 보상을 염두에 둔 알박기 ‘나무심기’를 한 일부 지역민들은 댐건설 찬성에 매우 적극적이다.
이재명 정부는 ‘수생태계 연속성을 확보하기 위해 물이 흐르는 하천환경 조성’을 위해 댐과 같은 ‘하천 횡단구조물을 개선·철거하겠다’고 공약을 제시했다. 환경·사회·공학·경제적 검토를 통해 댐 건설이 타당하다면 마땅히 댐을 건설해야 하지만, 반대 의견을 무시하는 비합리적 논리로 댐을 건설하는 것은 적절하지 못하다. 환경부는 더 귀를 열고 다양한 의견을 수용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