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력 청렴 충직은 이재명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 내세운 ‘국민주권정부’ 인사 기준이다. 지난 5월 25일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자격으로 이뤄진 기자간담회 모두발언에서 내놨다. 당시 이 후보는 “대통령의 한 시간은 5200만 시간의 가치가 있다”며 ‘한 명의 공직자가 만들 수 있는 희망의 크기’를 강조했다.

충직은 5200만 국민을 위한 책임감의 다른 표현이라 하겠다. 이 대통령은 새 정부 첫 수석보좌관회의가 열린 지난달 23일 “여러분의 1시간은 5200만 시간의 가치가 있다, 5200만 배의 중요성을 가지고 있다는 생각으로 책임감을 가지고 임해달라”고 당부했다. ‘1대 5200만’의 책임감으로 충직하게 공직을 수행해달라는 메시지는 지난 14일 신임 5급 사무관 대상 특강에서도 이어졌다.

대통령의 신임 5급 사무관 대상 특강은 2005년 노무현 전 대통령 이후 20년 만이다. 이 자리에서 이 대통령은 청렴한 공무원의 자세를 빼놓지 않았다. “돈은 마귀”라고 직격했다. “절대 마귀의 얼굴을 하고 나타나지 않는다. 오히려 아름다운 천사 친구 친척 애인의 모습으로 나타난다.” 공직자는 청렴해야 한다는 기본을 이렇게 간명하게 설명했다.

능력은 ‘위기를 기회로 바꿔 말이 아닌 실천으로 실제 성과를 만들어 온 유능한 일꾼, 충직한 국민의 일꾼’에게 대한민국의 미래를 맡겨준 국민에 대한 의무이자 당위다. 대통령부터 말단 공무원까지 ‘1대 5200만’의 자세로 부패엔 방부제로 무장해 경제와 민생을 살리고, 민주주의를 다시 일으켜 대한민국의 위상을 바로 세우는 것이 능력이다.

그 출발이 인사다.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은 지난 12일 “대통령님의 눈이 너무 높으십니다”란 글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렸다. 하루 전날 문화체육관광부와 국토교통부 장관 인선을 발표하면서 19개 부처 장관 지명을 마친 소회다. 인선 과정의 고충과 인사청문회까지 무사히 마쳤으면 하는 바람이 담겼다. 청문회 과정에서 빚어진 논란은 모두 아는 바다. 논문표절 등 의혹을 받아온 이진숙 교육부장관 후보자 지명은 철회됐지만 갑질 의혹의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합당한지 논란은 여전하다. 그 사이 비상계엄 옹호 전력이 불거진 강준욱 대통령실 국민통합비서관이 사퇴했다.

공자는 ‘곧은 것을 들어 굽은 것 위에 두면 백성이 따르고, 굽은 것을 들어 곧은 것 위에 두면 백성이 따르지 않는다’고 했다. 인사가 만사다. 그 기준은 국민 눈높이다.

정상도 논설주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