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화요경제 항산항심] 디지털 금융 시대, 화폐의 진화

이한녕 한국은행 부산본부장

  • 이한녕 한국은행 부산본부장
  •  |   입력 : 2025-04-14 18:44:09
  •  |   본지 18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상거래에 사용되는 돈, ‘화폐’와 이를 주고받는 수단은 기술 발전에 발맞춰 진화해왔다. 6·25 전쟁 당시, 인천상륙작전의 성공 이후 인천항으로 수송된 것은 군인과 물자만이 아니었다. 당시 피난수도였던 부산으로 임시 이전한 한국은행 본부(현 중구 대청동 소재 부산근현대역사관 본관)에서 장기영 부총재(훗날 한국일보 창간) 지휘하에 반출된 한국은행권도 부산항에서 미군 상륙정에 실려 인천항으로 수송됐다. 북진 중인 국군의 군자금으로 필요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은 1950년 6월 12일 창립했으나 백·오십·십 환화 등 주화를 처음 발행한 것은 물가상승세가 진정된 1959년 10월이었다. 당시에는 한국은행권과 주화 외에도 어음과 수표 등이 거래에 자주 사용되었고, 1970년대 중반부터는 공과금이 은행 예금에서 자동 인출되는 지로 제도가 보급되기 시작했다. 그러나 1990년대까지만 해도 송금하려면 은행창구를 방문해 신청서를 작성하고 차례를 기다려야 했고, 수취인 계좌에 입금되기까지 하루 이상이 걸리는 경우가 많았다.

이러한 불편은 1990년대 후반 대규모 광대역 통신망 구축으로 점차 해소되기 시작했다. 2001년 한국은행과 금융권이 공동으로 세계 최초 24시간 인터넷 뱅킹 서비스를 도입함에 따라 금융 소비자들은 은행을 직접 방문하지 않고도 자금을 손쉽게 이체할 수 있게 되었다. 정부의 과세표준 양성화 정책에 따라 신용카드가 소액거래에까지 사용되기 시작한 것도 이 무렵이었다.

모바일 금융의 발전은 ‘현금 없는 사회’로의 전환을 가속화시켰다. 2007년 아이폰 출시를 기점으로 스마트폰을 활용한 금융서비스가 일상화됐고, 2015년 공인인증서 의무사용 폐지 이후 비밀번호 생체정보 등 간편 인증수단을 이용한 각종 ‘페이’ 서비스가 확산되었다.

2009년 등장한 비트코인(Bitcoin)은 화폐 개념 자체를 재정의했다. 탈중앙화를 기치로 내건 비트코인은 초기에는 새로운 형태의 디지털화폐로 주목받았으나, 현재는 가격 변동성이 큰 투자 자산으로 인식되고 있다. 반면, 미국 달러화에 가치를 연동한 스테이블코인(stablecoin)은 기존 화폐의 신뢰성을 유지하면서 블록체인의 효율성을 더한 결제 수단으로 점차 그 잠재력을 인정받고 있다. 실제로 트럼프 행정부에서는 달러화와 연동된 스테이블코인이 달러화 패권 유지에 기여할 수 있다는 판단 아래 관련 입법 논의가 적극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각국의 관계 당국은 화폐 주권, 소비자 보호, 혁신 지원 등 다양한 측면을 고려해 대응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전통 금융권에서도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하려는 시도가 활발하다. 글로벌 투자은행들은 자체 코인을 발행해 국가 간 송금 절차를 간소화하고 있으며, 증권업계는 실물자산 금융상품 등의 일부를 조각 투자할 수 있는 토큰화를 시도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금융 거래의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중개 비용을 절감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한국은행은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등과 공동으로 지난 3월 24일 ‘디지털화폐 테스트(프로젝트 한강)’ 일반이용자 실거래 실시 계획을 발표했다. 선착순으로 모집된 국민 체험단은 4~6월 중 전국의 다양한 온·오프라인 매장에서 ‘예금토큰’을 물품 구매시 사용할 수 있다. 예금토큰은 예금자보호대상이라는 예금의 법적 장점과 소유권 이전이 제3의 중계기관을 거치지 않고도 신속히 처리되는 토큰화 기술의 장점을 모두 갖고 있다. 이에 물품 구매 시 구매자의 예금토큰이 즉시 판매자에게 이전되고 보유한 예금토큰은 엄격한 법적 보호를 받기 때문에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 문제나 티몬·위메프 사태와 같은 정산지연 문제가 발생할 여지가 없다.

한편 서울 부산 대구에서는 바우처 프로그램도 병행된다. 특히 부산에서는 신라대와 부산은행이 협업해 신라대 캠퍼스 안팎의 20개 상점에서 디지털 바우처 기능 실증 사업을 진행한다. 이번 프로젝트가 성공적으로 진행돼 상용화된다면 은행권은 온·오프라인 매장에서 소비자와 판매자를 두고 신용카드사 및 빅테크 기업과 경쟁하게 되고, 소비자와 판매자는 다양한 금융서비스를 누리게 될 것이다. 모쪼록 이번 테스트가 성공적으로 진행돼 우리나라가 K-드라마, K-팝에 이어 디지털 금융 분야에서 글로벌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하는 출발점이 되길 기대한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롯데 자이언츠 신임 감독 이동욱·단장 이택근(종합)
  2. 2국감 출석 거부한 지광(국제신문 대주주)에 국회 ‘동행명령’(종합)
  3. 3가덕 공사비 2000억 증액 목표…市 ‘국비확보’ 국회 상주반 가동
  4. 4“인구 급증 강서, 교통혁신 필수…생곡소각장 대체부지 검토 건의”
  5. 5올해 딱 한 번 지고 66번 이겼다
  6. 6갈맷길 36코스로 전면 개편
  7. 7지광, 신문을 사업 수단화…380억 땅 있으면서 102억 체불
  8. 8자갈치축제에 늘어선 바비큐·통닭…취지 두고 갑론을박
  9. 9[국제칼럼] 부캉이에게 부끄러운 북항 재개발 민낯
  10. 10양산도시철 시운전에 소음 민원 빗발…방음터널 설치 요구
  1. 1국감 출석 거부한 지광(국제신문 대주주)에 국회 ‘동행명령’(종합)
  2. 2시설공단 이사장 후보 자진사퇴…田 인사 첫 낙마
  3. 3중수청장 “한동훈 딸 의혹 규명 필요”(종합)
  4. 4지광, 국감 출석 거부…“해결의지 있다면서 책임 회피”(종합)
  5. 5주진우 "김혜경, 유명 프로골퍼와 황제골프" 민주 "황당무계 소설" (종합)
  6. 62심 무죄 오세훈, 장동혁·한동훈과 보수 재편 주도권 경쟁(종합)
  7. 7‘YS 영원한 오른팔’ 최형우 전 장관 별세…향년 91세(종합)
  8. 8전재수 "지광 스님에게 국제신문 정상화 촉구 서한문 보낼 것"
  9. 9막판까지 조희대·김현지 정국…쇼츠 경쟁 오명도
  10. 10[속보] 이 대통령 지지율 다시 하락해 35.3%…민주 36.0%·국힘 42.6%
  1. 1부산경실련 “산은 이전 없다는 금융위원장 발언 유감”
  2. 2전기료 밀린 홈플러스…한전 ‘단전 예고’(종합)
  3. 3“관광수익 주민에 환원해야 지역활력”…글로벌 20개 도시 리더들 한목소리
  4. 4BNK금융 3분기 누적순익, 작년보다 19% 감소
  5. 5음악 들으며 북항친수공원 걸어요
  6. 6부산 온 세계 해사인 “안전·친환경 실천”
  7. 7[한 손 뉴스] S/W 실행 환경 ‘Node.js’, 서버 해킹 보안 취약 경고
  8. 8국민은행 해킹 정보유출 119명→2210명 확대(종합)
  9. 9국내 위성기술로 인니 해양환경 관리역량 키운다
  10. 10부산신보 ‘민생안심 협약보증’ 한 달 만에 1000억 돌파
  1. 1가덕 공사비 2000억 증액 목표…市 ‘국비확보’ 국회 상주반 가동
  2. 2“인구 급증 강서, 교통혁신 필수…생곡소각장 대체부지 검토 건의”
  3. 3갈맷길 36코스로 전면 개편
  4. 4지광, 신문을 사업 수단화…380억 땅 있으면서 102억 체불
  5. 5자갈치축제에 늘어선 바비큐·통닭…취지 두고 갑론을박
  6. 6양산도시철 시운전에 소음 민원 빗발…방음터널 설치 요구
  7. 7관객 춤췄다고 영업정지 ‘오방가르드’ 두 달만에 재개장(종합)
  8. 8시민단체 ‘국제신문 지키기’ 연대 나섰다…부울경 넘어 수도권 언론도 조명
  9. 9철새도래지 길냥이 급식소 분쟁, 항소심도 “추가 설치 불허 적법”(종합)
  10. 10日 주 20시간法 만들자 알바앱 급성장…편법 단기고용 판쳐
  1. 1롯데 자이언츠 신임 감독 이동욱·단장 이택근(종합)
  2. 2올해 딱 한 번 지고 66번 이겼다
  3. 3똑똑한 ‘데이터 야구’와 수비 강화…개혁의 칼 뽑은 롯데
  4. 4차준환 계보 잇는 피겨 왕자 서민규
  5. 5김태형 결국 롯데 떠난다…구단 늑장대처 도마
  6. 6롯데자이언츠 새 사령탑 ‘NC 우승 감독’ 이동욱…단장에는 이택근 선임
  7. 7‘올림픽 3연패 주역·AG 金6’ 펜싱 구본길 칼 내려놓다
  8. 8불가능을 가능케…亞패러게임 5위
  9. 9은퇴 앞둔 최민정, 시작부터 금빛질주
  10. 10태풍 ‘참피’영향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1차전 취소
우리은행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학교 통폐합 지역 맞춤형으로 접근”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해운기업 유치, 해사법원 신설 “해양수도 부산 경쟁력 키울 것”
강동진의 도시이야기 [전체보기]
바흐를 찾아간 나, 한국을 꿈꾸는 그녀
세계유산위원회, 부산의 시간을 세계와 나누다
경제프리즘 [전체보기]
소비 아닌 문화 생산 주체 오페라하우스
한국 갯벌의 2단계 확대 등재 의미
과학에세이 [전체보기]
지역이 기획, 국가가 지원하는 R&D 시대 열자
진짜 질문의 시작
국제칼럼 [전체보기]
부캉이에게 부끄러운 북항 재개발 민낯
부산 관광, 마냥 좋기만 할까
기고 [전체보기]
‘2028 세계디자인수도 부산’의 과제
배의 피부를 지키는 기술은 도장이다
기자수첩 [전체보기]
금고 이사장 전횡, 지금도 진행중
엘리트 자평해온 市 공무원…생중계 회의서 능력 입증을
김준희의 클래식 인사이트 [전체보기]
여름의 끝자락, 브람스
여름날의 애상, 왈츠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다대포에서 만난 퇴계 이황
세종시대 음악이 전해진 이유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AX·반도체 전시회 5개 동시에 열렸는데…
북극항로, 첫 배보다 중요한 것은 다음 배다
도청도설 [전체보기]
프랑스를 망친 결정
AI가 찾은 보안 구멍
독자 투고 [전체보기]
새로운 시작 ‘황혼 이혼’
무료 화장실 깨끗하게 쓰자
메디칼럼 [전체보기]
개정 응급의료법이 ‘미수용 방지법’?
25년을 간직한 리플렛 세 장
목지수의 도시브랜드 산책 [전체보기]
랜드마크 시스템의 시대
북항 돔구장에서 야구 보며 사우나를
박지욱의 뇌력이 매력 [전체보기]
건망증, 이렇게 잡자
운동으로 해마를 키우자
박진희의 컬처 픽 [전체보기]
‘부캉이’ 스펙터클에서 공존으로
부산 문화정책, 지금 필요한 선택
사설 [전체보기]
동행명령장 발부된 지광 스님 회생에 동의하라
이주노동자 안전 사각지대, 제도 개선 시급하다
세상읽기 [전체보기]
AI 시대, 평가의 진정성을 묻다
‘이불 킥’의 순간에 도움 될 심리학 지식 한 스푼
안재철의 연결하는 공간 [전체보기]
지구와 도시의 연결을 묻다
해양수도 부산, ‘제3의 경계 공간’
엄길청의 문전성시 [전체보기]
말과 현실이 너무 다른 부산
반도체와 부산
이보성의 미술 현장 산책 [전체보기]
두 미술관, 각자의 역할을 묻다
시장이 강해진 것일까, 비엔날레가 약해진 것일까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복지의 ‘필요 원칙’과 포퓰리즘
보건의료에서 지방정부 역할과 ‘정책 의료’
이정구의 맛과 건강 [전체보기]
미식과 오래 씹기
이제명의 오션 드림 [전체보기]
광복 81년, 다음은 바다의 산업 주권
HMM 부산 이전, 해양수도의 시험대
이홍의 세상현미경 [전체보기]
대규모 대미 투자, 기회인가 위협인가
국제질서의 지각변동과 한국의 성장경로
정쾌호의 부동산 탐구생활 [전체보기]
부산 아파트 10년, 이중 양극화와 위상 추락
미분양의 경고, 지방 맞춤 ‘출구전략’ 서둘러야
주재민의 명당을 찾아서 [전체보기]
사람은 갔어도 명당은 남아 있다
조선 8대 명당 중 하나인 정문도 묘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와인은 어떻게 마음에 남는가
추석의 식탁, 가족을 잇는 와인
특별기고 [전체보기]
‘해양수도 부산’ 토대부터 바로 놓아야
당론 따를지 역사 따를지 양심의 선택을
하순봉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박자와 기보
국민악파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이대원의 ‘온정리 풍경’
유영국의 1957년 작 ‘사람’
CEO 칼럼 [전체보기]
청년 떠나는 지방, 수도권 인구 분산해야
거울 속의 외계인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