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이상이 칼럼] ‘공정하고 지속 가능한 대한민국’을 위한 제언

이상이 제주대 의과대학 교수

  • 이상이 제주대 의과대학 교수
  •  |   입력 : 2025-04-10 18:57:15
  •  |   본지 18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세계 행복의 날(3월 20일)을 맞아 유엔 지속가능발전해법네트워크는 ‘세계행복보고서 2025’를 발표했다. 147개 국가의 행복 순위를 매겼는데, 정책적 시사점이 크다. 왜냐하면 이 보고서가 사람들이 더 행복해질 수 있도록 각 국가의 당면한 현실을 진단하고 정책적 해법을 모색할 계기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2025년 행복 순위는 58위다. 2012년의 41위가 최고였고, 지난 13년 간의 평균은 55위였다. 그렇다면 앞으로는 어떨까?

북유럽 복지국가 덴마크와 노르웨이가 세계 행복 순위에서 1위를 차지한 적이 있고, 핀란드는 2017년부터 9년 연속 1위다. 이들 나라의 국민은 행복한데, 다른 나라는 그렇지 못한 이유는 무엇일까? 이에 대해 설명력 높은 지표로 1인당 국내총생산(GDP), 사회적 지지, 내 삶을 선택할 자유, 건강 기대수명을 들 수 있다. 이 4가지 지표 성적이 국민의 행복 수준을 결정한다는 뜻인데, 장차 우리나라의 행복 순위가 크게 추락하지는 않을지 걱정이다.

첫째는 ‘1인당 국내총생산’인데, 우리나라의 2025년 순위는 21위다. 우리나라는 경제성장률이 1970년 이후 20년간 연평균 10%를 넘었고, 1990년대도 외환위기 전까지는 연평균 8.35%였다. 그런데 지난 10년간은 연평균 성장률이 2.5%에 그쳤다. 앞으로는 어떨까? 장기간의 저출생으로 생산연령인구가 매년 34만 명씩 줄고, 생산의 주력인 25~49세 인구는 2022년 1860만 명에서 2060년 910만 명으로 반토막 날 전망이다. 기술 혁신은 부진하고 무역 환경도 나쁘다. 기존 방식으로는 성장률 추세의 반전을 기대하기 어렵다.

둘째는 ‘사회적 지지’와 ‘내 삶을 선택할 자유’인데, 2025년 순위는 각각 84위와 104위였다. 이들 지표는 우리나라의 행복 순위를 크게 끌어내린 요인이었는데, 우리 국민은 어려울 때 사회적 지지와 도움을 잘 받지 못할 뿐만 아니라 자신이 원하는 인생을 주도적으로 선택해서 살아가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우리나라는 연대와 복지의 수준이 경제력에 비해 낮은데다 기회의 공정과 정의의 제도화 수준도 국민의 기대에 크게 못 미친다는 것인데, 이는 장차 ‘대한민국의 지속 가능성’을 가로막을 핵심 요인이라 하겠다.

셋째는 ‘건강 기대수명’인데, 우리나라의 기대수명(83.6년)이 경제협력개발기구 3위인 만큼 이 지표의 성적은 다소 양호하다 할 수 있다. 하지만 우리 국민은 사망 이전에 심각한 질병과 장애 상태로 지내는 기간이 길므로 건강 기대수명이 높지 않다. 실제로 건강 기대수명은 입원과 치료 중심의 사후적 의료체계가 발달한 나라보다 질병 예방과 건강 증진에 집중하는 사전적 지역사회 보건의료가 확립된 나라에 유리한 지표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전자에 속하는 대표적인 국가다. 인구 위기 시대에 기존 방식으로는 이 지표도 성적이 추락할 게 분명하다.

결국, 이대로 간다면 장차 경제성장의 한계, 연대와 복지의 부족, 공정과 정의의 제도화 미비로 인해 우리나라는 현재의 행복 순위도 지키기 어렵게 된다. 그래서 ‘위기의 시대’다. 불평등과 양극화는 갈수록 심해지고, 저출생 고령화 인구 위기와 경제성장의 정체 속에 복지 경제 체제는 지속 가능성을 위협받고 저소득 계층의 생계 곤란은 재정적으로 대응하기 어려워질 전망이다. 게다가 구조화된 정치 양극화와 심각한 국론 분열·갈등은 상황을 더 악화시킬 것이다.

이제 우리는 ‘국민이 행복한 나라’를 만들기 위해 기존 방식과 낡은 관행을 바꿀 혁신 로드맵을 마련해야 한다. 그것은 바로 국민 행복을 제도적으로 보장할 ‘공정하고 지속 가능한 대한민국’ 만들기 기획인데, 6월 3일 치러질 조기 대선 과정에서 진지한 논의와 정치적 합의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국민적 공론을 모아내야 한다.

첫째, 인구 위기 시대의 역동적 경제성장을 위해 창의성 다양성 유연성을 기반으로 과학기술 인재를 육성하고 첨단 산업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혁신 경제를 달성해야 한다. 둘째, 연대와 공정의 제도화 수준을 높이기 위해 사람의 능력과 자존감을 키우는 현물 급여(보육 교육 등의 사회서비스, 직업훈련 공공주거 등)의 비중을 높이고, 현금 급여는 무차별적 기본소득이 아니라 필요를 기반으로 차등 지급하되 사각지대를 없애도록 한다. 셋째, 초고령사회의 지속 가능한 보건의료를 위해 건강주치의의 일차의료를 강화함으로써 지역사회 보건의료 중심의 예방적 의료전달체계를 확립해야 한다.

연대 공정 성장을 보장하는 경제 일자리 복지의 유기적 체계를 건설하려면 반드시 낡은 정치를 혁신해야 한다. 양극단의 시장만능주의와 무차별적 획일주의를 극복하고 국민 행복의 ‘지속 가능한 대한민국’을 만들려면, 적대적 공생의 양당제를 극복하고 다당제의 포용적 정치 질서를 구축해야 한다. 승자독식의 소선거구제를 중대선거구제로 고쳐야 하는 이유다. 특히, 이번 대선에서 양극적 정치가 아닌 대화와 타협의 중도 정치가 확장될 수 있다면, 인구 위기 극복을 위한 시대적 과제인 경제성장과 국민통합의 길로 성큼 들어설 수 있을 것이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부캉이가 남기고 갈 ‘북항 활성화·기후 대응’ 숙제
  2. 2부산국제영화제 11년 만에 ‘관객 20만’ 재돌파
  3. 3세입자 보증금 안 준 前 금정구의원…추가 피해 확산
  4. 4김도영의 KIA냐, 오스틴의 LG냐
  5. 5구·군 부단체장 출퇴근 의전 논란, 부산 5곳 폐지 결정…4곳은 “고수”
  6. 6[정가 인&아웃] 지역현안 해결사 이헌승 국힘 부산 국회의원, 국제신문 회생에도 팔 걷어
  7. 7부산TP 수장 중기부 승인…신임 기관장들 내주 취임
  8. 8민주항쟁사 한 폭에 담은 작가 “부마정신 헌법에”
  9. 97.5% 폭락 ‘녹아내린 코스피’…7000서 7일 만에 5500으로(종합)
  10. 10아파서도, 부적응도 아니다…고교 자퇴 71% ‘내신 세탁용’
  1. 1[정가 인&아웃] 지역현안 해결사 이헌승 국힘 부산 국회의원, 국제신문 회생에도 팔 걷어
  2. 2北, 잠수함발사 전략순항미사일 2종 시험발사(종합)
  3. 3‘신천지 與 입당 정황’ 친청계 반발…“김 대표, 조사 과정 제대로 밝혀라”(종합)
  4. 4北 "전날 동해서 2종 잠수함발사 전략순항미사일 시험발사"
  5. 5신임 靑 비서실장에 임광현 국세청장(종합)
  6. 6김민석 격주 부산행 PK 민심잡기…부마항쟁 기념식 찾는다
  7. 7이 대통령 "부마항쟁 헌법 조문화, 이제는 실천할 때"
  8. 8김민석, 강훈식 서울시장 후보론에 “가능성 열려있다”
  9. 9김지용 “정치검사 1호는 尹”…과거 행적 놓고 與 집안싸움(종합)
  10. 10李 대통령 지지율, 2주 전보다 소폭 오른 44%…부정 평가 49%
  1. 1부산TP 수장 중기부 승인…신임 기관장들 내주 취임
  2. 27.5% 폭락 ‘녹아내린 코스피’…7000서 7일 만에 5500으로(종합)
  3. 3‘신뢰 시그널’ 없는 증시…외인 이달만 18조 투매
  4. 4누리호 탄 군집위성, 발사 14시간 만에 첫 지구 촬영 성공
  5. 5모건스탠리 “고물가 고착화 위험에 한은 내달 금리 올릴 듯”
  6. 6AI 투자 회의론 고개…글로벌 반도체주 ‘먹구름’
  7. 740돌 수산무역협회도 부산시대 연다
  8. 8부산항에 석유 보세구역…북극항로 선박연료 생산·공급
  9. 9커피향 가득한 미래 작가들 ‘사랑방’
  10. 10주가지수- 2026년 10월 15일
  1. 1부캉이가 남기고 갈 ‘북항 활성화·기후 대응’ 숙제
  2. 2세입자 보증금 안 준 前 금정구의원…추가 피해 확산
  3. 3구·군 부단체장 출퇴근 의전 논란, 부산 5곳 폐지 결정…4곳은 “고수”
  4. 4민주항쟁사 한 폭에 담은 작가 “부마정신 헌법에”
  5. 5아파서도, 부적응도 아니다…고교 자퇴 71% ‘내신 세탁용’
  6. 6“장림항 레저보트 철수명령 정당” 대법 확정
  7. 7오늘의 날씨- 2026년 10월 16일
  8. 8예고 임용강사·학원장 겸직, 전국서 부산예고 가장 높아
  9. 9거짓자백 받았나…法, 17년전 ‘창원 택시기사 살인’ 재심청구 인용
  10. 10불법정치자금 수수 혐의, 배재정 전 의원 실형 구형
  1. 1김도영의 KIA냐, 오스틴의 LG냐
  2. 2득점은 킹, 리바운드는 롱…KCC 살릴 ‘믿을맨’ 찾았다
  3. 3자금 숨통 틔웠다…LIV골프 살아날까
  4. 4프로야구 역대급 흥행에도 쪼그라든 ‘거인 팬심’
  5. 5[뭐라노] 롯데, 이젠 성찰할 때
  6. 6인종차별 당한 엄지성…英 경찰 수사
  7. 7거인 3년 연속 7위…레이예스·한동희는 날았다
  8. 8황성빈은 첫 도루왕…끝까지 뜨거웠던 타이틀 경쟁
  9. 9한화, 새 사령탑에 류지현…3년 20억원
  10. 103년 無가을로 계약 만료…김태형 감독 운명은?
우리은행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학교 통폐합 지역 맞춤형으로 접근”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해운기업 유치, 해사법원 신설 “해양수도 부산 경쟁력 키울 것”
강동진의 도시이야기 [전체보기]
바흐를 찾아간 나, 한국을 꿈꾸는 그녀
세계유산위원회, 부산의 시간을 세계와 나누다
경제프리즘 [전체보기]
소비 아닌 문화 생산 주체 오페라하우스
한국 갯벌의 2단계 확대 등재 의미
과학에세이 [전체보기]
AI 시대, 부산 R&D의 대전환
원자력 청출어람, 스승을 가르치다
국제칼럼 [전체보기]
사라지는 것, 귀 기울일 것
열린 사회와 그 적들
기고 [전체보기]
배의 피부를 지키는 기술은 도장이다
거장은 떠나도, 오케스트라는 남아야 한다
기자수첩 [전체보기]
금고 이사장 전횡, 지금도 진행중
엘리트 자평해온 市 공무원…생중계 회의서 능력 입증을
김준희의 클래식 인사이트 [전체보기]
여름의 끝자락, 브람스
여름날의 애상, 왈츠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다대포에서 만난 퇴계 이황
세종시대 음악이 전해진 이유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북극항로, 첫 배보다 중요한 것은 다음 배다
솔직할 수 있는 용기, 당신에게도 닿기를
도청도설 [전체보기]
은정이라는 이름
다시 영화의 시간
독자 투고 [전체보기]
새로운 시작 ‘황혼 이혼’
무료 화장실 깨끗하게 쓰자
메디칼럼 [전체보기]
요추부 척추관협착증, ‘메포츠’로 극복하기
B형 간염 ‘바이러스 수치’에 ‘급여’ 맞춰야
목지수의 도시브랜드 산책 [전체보기]
랜드마크 시스템의 시대
북항 돔구장에서 야구 보며 사우나를
박지욱의 뇌력이 매력 [전체보기]
건망증, 이렇게 잡자
운동으로 해마를 키우자
박진희의 컬처 픽 [전체보기]
‘부캉이’ 스펙터클에서 공존으로
부산 문화정책, 지금 필요한 선택
사설 [전체보기]
초대 중수청장, 내편 네편 아닌 국민편에 서라
지자체, 현수막 법 준수하고 실태부터 파악해야
세상읽기 [전체보기]
다민족 사회
부캉이가 북항에 던진 질문
안재철의 연결하는 공간 [전체보기]
지구와 도시의 연결을 묻다
해양수도 부산, ‘제3의 경계 공간’
엄길청의 문전성시 [전체보기]
말과 현실이 너무 다른 부산
반도체와 부산
이보성의 미술 현장 산책 [전체보기]
두 미술관, 각자의 역할을 묻다
시장이 강해진 것일까, 비엔날레가 약해진 것일까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복지의 ‘필요 원칙’과 포퓰리즘
보건의료에서 지방정부 역할과 ‘정책 의료’
이정구의 맛과 건강 [전체보기]
미식과 오래 씹기
이제명의 오션 드림 [전체보기]
광복 81년, 다음은 바다의 산업 주권
HMM 부산 이전, 해양수도의 시험대
이홍의 세상현미경 [전체보기]
국제질서의 지각변동과 한국의 성장경로
한국이 가진 자산
정쾌호의 부동산 탐구생활 [전체보기]
부산 아파트 10년, 이중 양극화와 위상 추락
미분양의 경고, 지방 맞춤 ‘출구전략’ 서둘러야
주재민의 명당을 찾아서 [전체보기]
조선 8대 명당 중 하나인 정문도 묘
금가락지가 땅에 떨어진 형국, 곡전재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추석의 식탁, 가족을 잇는 와인
오스트리아 와인,빈의 시간을 마시다
특별기고 [전체보기]
‘해양수도 부산’ 토대부터 바로 놓아야
당론 따를지 역사 따를지 양심의 선택을
하순봉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박자와 기보
국민악파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이대원의 ‘온정리 풍경’
유영국의 1957년 작 ‘사람’
CEO 칼럼 [전체보기]
거울 속의 외계인
물 들어올 때 노 저어라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