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산청과 울산 울주, 경북 의성 등의 동시다발 대형 산불로 4명이 사망하는 등 큰 피해가 발생했다. 지난 21일 경남 산청군 한 야산에서 시작한 대형 산불은 소방당국이 헬기를 투입하는 등 총력전을 펼쳤으나 주불을 잡지 못했다. 이 때문에 진화대원 등 4명이 사망하고 5명이 중상을 입었다. 주택 피해도 커 산청에서 주택 10동이 모두 불 탔다. 의성에서는 주택 24동이 전소하고, 5동이 일부 산불 피해를 봤다. 전국적으로 산림 피해는 23일 현재 3286.11㏊에 달한다. 축구장 약 4600개 크기의 산림이 잿더미로 변했다. 대피한 주민도 1500명 이상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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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울산 울주군 온양읍 운화리 산불 발생 이틀째인 23일 현장 모습. 산림 당국은 산불 대응 3단계를 발령하고 진화 중이다. 울산소방본부 제공 |
정부는 산청 울주 의성에 대응 ‘3단계’를 발령하고, 범정부 차원의 총력 대응을 위해 이 지역에 재난 사태를 선포했다. 특히 피해 규모가 큰 산청은 특별재난지역으로 선정됐다. 산림청은 이날 현재 전국적으로 35곳에서 크고 작은 산불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올해 산불은 건조한 날씨로 확산한 것으로 추정된다. 봄 가뭄에 강풍이 겹치면서 불길이 걷잡을 수 없는 수준으로 커졌다. 무엇보다 전국 동시다발 화재로 진화 인력과 헬기 가동이 분산되면서 진화가 더뎌지고 있다.
경찰은 산청 산불 원인으로 인근 농장에서 잡초 제거를 하려 예초기를 사용하던 중, 불씨가 튀어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의성 산불 원인은 묘지를 정리하던 성묘객이 실수로 불을 낸 것으로 확인됐다. 산림청이 분석한 결과, 연평균 산불 546건 중 가장 많이 발생하는 계절은 봄철(3~5월)이었다. 303건 화재가 발생해 전체의 56%를 차지했다. 산불 원인은 입산자 실화 171건(31%) 쓰레기소각 68건(13%) 등이다. 과거 주요 대형 산불도 봄에 일어난 사례가 많다. 정부가 봄철 산불 예방을 강조하고 있는데도 이 시기에 대형 산불이 재발되는 셈이다. 작은 불씨에서 시작됐더라도 접근성이 떨어지는 산에선 불이 번지면 진화가 어렵다. 이번 대형 산불도 ‘설마’하는 부주의한 행동이 원인이 됐다.
기후위기로 인해 전세계적으로 산불이 대형화하고 발생 빈도가 잦아지고 있다. 봄철 산불이 연례화하지 않도록 정부가 근본 대책을 마련해야 할 때다. 지자체와 함께 무인감시카메라, 첨단 무인 항공드론 등 첨단 장비를 활용해 산불 방지 조치를 서둘러야 하겠다. 또 초기 진화시스템을 철저히 점검하고 인력 확충 노력도 뒤따라야 한다.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 산림청이 보유한 진화 헬기 48대 중 33대가 도입된 지 20년 지났다는 지적이 나왔다. 노후 헬기를 단계적으로 교체하는 등 진화 장비와 시스템 개선이 시급하다. 정부가 산불 피해 지역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했으나 갑자기 삶의 터전을 잃은 이재민의 고통은 가늠하기 어렵다. 정부는 이재민이 안정적인 생활을 할 수 있도록 지원을 최대한 서둘러야 마땅하다. 사소한 부주의가 산불로 확산할 위험이 있다는 경각심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