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국제칼럼] 부산 미분양 심각, 정부 특단 대책 필요

완공돼도 안 팔리는 ‘악성’, 처음으로 2000가구 넘어

보여주기식 해법 대신에 지역 여건 자세히 파악 후 실효성 있는 방안 내놔야

  • 염창현 대기자 haorem@kookje.co.kr
  •  |   입력 : 2025-03-09 18:54:26
  •  |   본지 23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일상생활에서 부정적인 의미로 쓰는 말 가운데는 ‘악성’(惡性)이라는 것이 있다. 결코 좋은 뜻이 아니길래 되도록 사용되지 않는 게 모두에게 도움이 된다. 근데 최근에는 사람이 살아가는 데 없어서는 안 되는 주택에 이 단어가 붙어 다닌다. 이른바 ‘악성 미분양 주택’이다. 공사가 모두 끝난 뒤에도 팔리지 않아 골칫거리로 전락한 ‘준공 후 미분양 물량’을 일컫는다. 집을 지은 건설사를 압박할 뿐만 아니라 지역 경제에도 악영향을 주기 때문에 이 같은 부정적인 수식어가 붙었다.

악성 미분양이란 용어가 단순한 말장난 수준에서 쓰인다면 큰 문제가 아니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게 녹록지 않다. 이제는 거의 상용 어구가 되다시피 했다. 준공 후에도 살 사람을 찾지 못한 아파트가 지금 우리 사회에 차고 넘치는 까닭이다. 국토교통부 통계를 보면 올해 1월 전국의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은 2만2872가구로 집계됐다. 2013년 10월(2만3306가구) 이후 11년 3개월 만에 규모가 가장 크다. 게다가 2023년 8월부터 18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간다. 단순 미분양 주택도 7만2624가구나 된다.

비수도권은 상황이 더 좋지 않다. 준공 후 미분양 물량의 80%는 지방에서 발생했다. 물량의 대부분이 비수도권에 몰려 있는 셈이다. 부산도 예외는 아니다. 1월을 기준으로 할 때 부산지역에서 공사 이후에도 팔리지 않는 주택은 2268가구로 조사됐다. 역대 최대였던 지난해 12월(1886가구)보다 20.3% 늘면서 기록을 한 달 만에 경신했다. 이 수치가 2000가구 이상이 된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부산지역의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은 2023년까지만 해도 1000가구 아래였다. 그러나 지난해에는 1년 내내 1000가구를 웃돌더니 올해에는 2000가구까지 넘어 버렸다.

악성으로 분류되지는 않지만 미분양 주택이 양산되는 것도 우려할 만하다. 1월 부산지역의 미분양 주택은 4526가구로 지난해 12월(4720가구)보다 4.1% 줄었으나 여전히 많다. 전국 17개 시·도를 비교하면 경기(1만5135가구), 대구(8742가구), 경북(6913가구), 경남(5203가구)에 이어 다섯 번째다. 이러니 부산의 부동산시장 앞날이 어두운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올 수밖에 없다. 이런저런 악재가 몰려 가뜩이나 지역 경제가 살얼음판을 걷는 터에 ‘엎친 데 덮친 격’이 되고 있다.

사태가 심각해지자 정부는 부랴부랴 대책 마련에 나섰다. 지난 2월 19일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열린 민생경제 점검회의에서는 지방 미분양 주택 해소가 논의의 핵심 주제가 됐다. 정부는 우선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3000가구를 우선 매입하도록 한다. 이에 LH는 전담 조직을 만들어 가동하는 한편 구체적인 매입 기준 수립, 이른 시일 내 매입 공고 고시 등을 할 예정이다. 또 정부는 부처 간 협의를 거쳐 상반기 중 지방에서 분양되지 않은 주택을 매입·운영하는 CR 리츠 출시를 추진하기로 했다.

아울러 금리구조도 손질해 갈수록 침체되고 있는 지방 부동산 경기의 반등을 꾀한다. 특히 지방의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을 매입하면 무주택 서민의 안정된 주거 여건 확보를 위해 저리로 자금을 빌려주는 제도인 주택도시기금의 대출 금리를 현재보다 0.2%포인트 내린다. 더불어 수도권의 구입(디딤돌) 및 전세자금(버팀목) 대출 금리를 올리지만 지방은 현재의 특수한 상황을 고려, 대상에서 제외한다. 개편된 제도의 적용 시기는 오는 24일부터다.

부산 등 지역사회에서는 일단 이런 정부 정책에 환영의 뜻을 나타낸다. 어떤 식으로든 정부의 개입이 있어야만 문제 해결이 될 수 있어서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여전히 부정적인 시각이 존재한다. 정책이 얼마나 효율성을 갖고 있을지를 보장하기 힘들다는 점 때문이다.

LH의 지방 미분양 주택 매입만 해도 그렇다. 목표치 3000가구는 그동안 업계 등에서 요구해 온 수치에 크게 미치지 못한다. 취득세와 양도소득세 하향 조정 등의 요구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또 여권 등에서 주장해온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완화도 사실상 수용 불가로 결론이 났다.

지방 미분양 주택 급증을 해소하겠다는 정부의 노력을 애써 무시할 수는 없다. 아예 손을 놓고 있는 것보다는 뭐라도 하는 것이 당연한 책무다. 하지만 불안한 민심을 잠재우고자, 당장 급한 불을 끄고자 보기에 그럴싸한 정책만을 고집해서는 안 된다. 지방 경기 활성화에서 비롯되는 국토 균형발전이 이뤄지려면 철저한 분석에서 나온 효과적인 방안이 적용돼야 하기 때문이다. 올해 들어 굵직한 대책을 잇달아 내놨음에도 예상과 달리 시장의 반응이 싸늘한 이유를 정부는 곰곰이 짚어봐야 한다.

염창현 대기자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부산·울산·경남 영하권 초겨울 추위…일교차 유의
  2. 2부산서 부탄가스 난로 폭발 사고... 2명 화상
  3. 3[속보] 트럼프 “UFC 회장에 백악관 대변인 제안, 광기 어린 좌파로부터 우리 지켜야”
  4. 4부산시, 국제e스포츠연맹에 임대료 유상 전환 통보... 사무국 해외 이전 우려
  5. 51249회 로또복권 1등 14명…당첨금 20억2505만 원
  6. 6[속보]미 애리조나서 60년 만의 민주당 주지사 당선, 상하원까지 다 장악
  7. 7겨울시작 '입동'인 7일, 부울경 맑고 쌀쌀… 외출땐 따뜻한 옷 필수
  8. 8올가을 첫 얼음 관측… 오전 7시 설악산 영하 9도, 횡성 영하 6.8도
  9. 9[속보]대구서 자신 도우려던 구급대원 얼굴 때린 60대 벌금 700만 원 선고
  10. 10[속보]"'블루웨이브 쇼크'에 세계증시 시총 하루만에 4800조 원 증발"
  1. 1빚더미 회사에…돈 더 빌려줘 체불 해결하려는 능인선원
  2. 2청와대 정무수석에 최인호 HUG 사장 지명
  3. 3청해부대 임무, 호르무즈 650㎞ 앞까지 확대…해상초계기도 투입(종합)
  4. 4홍익표 정무수석 사의 표명…후임에 최인호 HUG 사장 거론
  5. 5김민석, 신천지 논란에 “죄송…조사결과 공개해도 문제”
  6. 6회생인가 촉구 시민 목소리 1차분 6일 법원 제출
  7. 7이 대통령, 법무장관 후보자에 이용철 지명…국세청장엔 안덕수
  8. 8[속보] 이 대통령 지지율 소폭 반등한 41%…민주36%·국힘 28%
  9. 9김민석, 신천지 논란 재차 사과…“상처 입은 모든 분께 죄송”
  10. 10'조작기소 특검법' 오늘 與 주도 국회 본회의 처리 전망
  1. 11249회 로또복권 1등 14명…당첨금 20억2505만 원
  2. 2[속보]"'블루웨이브 쇼크'에 세계증시 시총 하루만에 4800조 원 증발"
  3. 3부산 주유소 휘발유 평균가 ℓ당 1838.1원… 전주보다 0.2원 ↓
  4. 4동남아 선정 미식여행지 부산 ‘금정산+온천’ 첫선
  5. 5‘블루 웨이브’ 환호한 美증시, 퍼렇게 질린 韓증시(종합)
  6. 6비에 화약 젖을라 손길 분주…400m 대형 불꽃 ‘카운트다운’
  7. 7부산 외국인 관광객 400만시대 성큼... 카드소비 1조 돌파
  8. 8국내양식 향어 20여년간 간흡충 감염 ‘0’
  9. 9비수도권 미분양 적체…LH 매입 신청 86% 탈락
  10. 10팔란티어 AI와 함께 만든다…부산 신발업체 창신 ‘혁신 점프’
  1. 1부산·울산·경남 영하권 초겨울 추위…일교차 유의
  2. 2부산서 부탄가스 난로 폭발 사고... 2명 화상
  3. 3부산시, 국제e스포츠연맹에 임대료 유상 전환 통보... 사무국 해외 이전 우려
  4. 4겨울시작 '입동'인 7일, 부울경 맑고 쌀쌀… 외출땐 따뜻한 옷 필수
  5. 5올가을 첫 얼음 관측… 오전 7시 설악산 영하 9도, 횡성 영하 6.8도
  6. 6[속보]대구서 자신 도우려던 구급대원 얼굴 때린 60대 벌금 700만 원 선고
  7. 7[속보] 도로 온수관 파열로 생긴 구멍에 행인 빠져…전신 60% 화상
  8. 8[속보] 만천하스카이워크 집라인 운행 중 멈춰…승객 30분간 공중에 매달려 있다 구조
  9. 9미래에셋증권도 해킹 사고… 고객 3800여명 임직원 3만5255명 개인정보 흘러나가
  10. 10반여1·4동 어르신과 함께한‘사랑의 자장면 나눔’
  1. 1승부는 원점…‘홈런 공장’ 대구서 거포들의 전쟁
  2. 2페이즈 신들린 블로킹 9개…읏맨, 시작부터 웃었다
  3. 3태권도, 北 전통무술로 각인될라
  4. 4거인 4인방 APBC(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 첫 우승 이끈다…한동희·최준용 중책
  5. 5롯데 전설 故 최동원, 야구인 최초 ‘올해의 스포츠영웅’
  6. 6코르다, LPGA 올해의 선수상 조기 확정
  7. 7동의대 미식축구부 타이거볼 4강 진출
  8. 8레이예스 맑음…이이무라 흐림…‘로·비’ 안갯속
  9. 92027 아시안컵 내년 12월로 연기…차기 감독 선임 여유
  10. 10KLPGA 상금왕·대상 놓고 ‘림-솔(서교림·김민솔) 대전’
우리은행
주민자치 모범현장 가다
‘주민대표’가 건축 세부사항까지 의견…지방의회 심사 반영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학교 통폐합 지역 맞춤형으로 접근”
강동진의 도시이야기 [전체보기]
바흐를 찾아간 나, 한국을 꿈꾸는 그녀
세계유산위원회, 부산의 시간을 세계와 나누다
경제프리즘 [전체보기]
소비 아닌 문화 생산 주체 오페라하우스
한국 갯벌의 2단계 확대 등재 의미
과학에세이 [전체보기]
코뿔소 없음과 진공
지역이 기획, 국가가 지원하는 R&D 시대 열자
국제칼럼 [전체보기]
국조 대상은 조희대가 아니라 증시 참사다
개·고양이 학대는 이제 그만
기고 [전체보기]
부산 관광 다음 키워드는 ‘건축관광’
‘성범죄 취업제한’의 사각지대
기자수첩 [전체보기]
금고 이사장 전횡, 지금도 진행중
엘리트 자평해온 市 공무원…생중계 회의서 능력 입증을
김준희의 클래식 인사이트 [전체보기]
세레나데, 다정한 위로
여름의 끝자락, 브람스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다대포에서 만난 퇴계 이황
세종시대 음악이 전해진 이유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탈서울’ 안 된다던 원안위, 세종행에 왜 침묵하나
AX·반도체 전시회 5개 동시에 열렸는데…
도청도설 [전체보기]
공공재
선출 권력 통제
독자 투고 [전체보기]
새로운 시작 ‘황혼 이혼’
무료 화장실 깨끗하게 쓰자
메디칼럼 [전체보기]
왜 제대로 비워지지 않는지 살펴야
개정 응급의료법이 ‘미수용 방지법’?
목지수의 도시브랜드 산책 [전체보기]
랜드마크 시스템의 시대
북항 돔구장에서 야구 보며 사우나를
박지욱의 뇌력이 매력 [전체보기]
건망증, 이렇게 잡자
운동으로 해마를 키우자
박진희의 컬처 픽 [전체보기]
‘부캉이’ 스펙터클에서 공존으로
부산 문화정책, 지금 필요한 선택
사설 [전체보기]
능인선원, 체불임금마저 대여금으로 처리하려 하다니
미 민주당 상·하원 장악…통상·안보 전략 재점검해야
세상읽기 [전체보기]
낯설고도 궁금했던 부산과의 첫 만남
일상으로의 초대
안재철의 연결하는 공간 [전체보기]
오래된 건축이 만드는 새로운 연결
지구와 도시의 연결을 묻다
엄길청의 문전성시 [전체보기]
말과 현실이 너무 다른 부산
반도체와 부산
이보성의 미술 현장 산책 [전체보기]
두 미술관, 각자의 역할을 묻다
시장이 강해진 것일까, 비엔날레가 약해진 것일까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복지의 ‘필요 원칙’과 포퓰리즘
보건의료에서 지방정부 역할과 ‘정책 의료’
이정구의 맛과 건강 [전체보기]
미식과 오래 씹기
이제명의 오션 드림 [전체보기]
기다림에도 비용이 든다
광복 81년, 다음은 바다의 산업 주권
이홍의 세상현미경 [전체보기]
대규모 대미 투자, 기회인가 위협인가
국제질서의 지각변동과 한국의 성장경로
정쾌호의 부동산 탐구생활 [전체보기]
부산 아파트 10년, 이중 양극화와 위상 추락
미분양의 경고, 지방 맞춤 ‘출구전략’ 서둘러야
주재민의 명당을 찾아서 [전체보기]
사람은 갔어도 명당은 남아 있다
조선 8대 명당 중 하나인 정문도 묘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와인은 어떻게 마음에 남는가
추석의 식탁, 가족을 잇는 와인
특별기고 [전체보기]
‘해양수도 부산’ 토대부터 바로 놓아야
하순봉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박자와 기보
국민악파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이대원의 ‘온정리 풍경’
유영국의 1957년 작 ‘사람’
CEO 칼럼 [전체보기]
십시일반(十匙一飯), 나눔이 만드는 연말의 온도
시민 주거안정에서 지역경제 활성화까지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