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장 공백으로 2인자가 대행을 맡았는데 그마저 자리를 떠나면 대행의 대행, 대대행이 들어선다. 교육감 대대행 체제는 전국 시·도교육청 중 인천과 서울이 선배다. 인천시교육청은 2009년 나근형 전 교육감이 직선제 교육감 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중도 사퇴하면서 부교육감이 이어받았지만 그도 출마하는 바람에 대대행을 겪었다. 2017년엔 뇌물죄로 교육감 자리가 비자 대행 체제가 됐는데 대행이 출마를 위해 또 직을 던져 두번째 대대행을 맞았다. 서울시교육청도 공정택 곽노현 두 교육감이 연달아 불명예 퇴진한 후 두 번이나 대대행 체제로 전환했다.
부산시교육청 최윤홍 부교육감이 교육감 선거 출마를 곧 선언할 예정이다. 하윤수 전 교육감이 지난해 12월 선거법 위반 당선무효형을 받고 퇴진한 후 3개월째 교육감 대행직을 수행하다 본인이 교육감직에 직접 도전한다는 것이다. 최 대행이 공식 사퇴하면 부산시교육청은 개청 이래 처음으로 대대행 체제가 된다. 교육부가 공석인 부교육감을 인선하기까지 교육청 교육국장이 당분간 대대행직을 맡는다고 한다. 교육감 재선거는 일단 다음달 2일로 예정되어 있지만, 대통령 조기 선거가 예상보다 빨리 확정되면 선거일은 몇개월 미뤄질 수 있다. 부산교육감 대대행 체제가 짧으면 한 달, 길면 3~4개월 지속된다는 의미다.
2007년 부산을 필두로 시작된 교육감 직선제는 한때 기호 순번 싸움이었다. 후보 인지도가 워낙 낮아 기호 1번이 사실상 당선되는 구도였기 때문이다. 잘 알려지지 않은 후보라도 1번을 뽑기만 하면 후원이 쇄도했다. 선거가 대선 총선과 같은 날 시행되면 동조화 현상이 일어나기도 했다. 기호 순환형 투표용지 도입 등으로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잡다한 요인들이 제거되는 사이 마지막 남은 변수가 진영별 단일화 여부다. 이번 부산교육감 재선거에도 어김없이 단일화를 둘러싼 기싸움이 벌어진다.
대통령부터 장관 경찰청장에 이르기까지 대행 아니면 대대행 천지다. 부산은 초중고등학교가 600여 곳, 학생은 30만여 명이다. 이들의 학부모, 관련 종사자 등을 합치면 인구 대부분이 직간접적으로 교육청 정책과 연결돼 있다. 부산교육감은 연간 6조 원 가까운 예산을 집행하는 교육소통령이라 불린다. 그런데도 유권자는 한없이 무관심하고 당사자들끼리만 뜨겁다. 대행 대대행이든, 진보 보수든 ‘자기들끼리의 감투싸움’이라는 인식이 부른 냉담함이 아니기를 바랄 뿐이다.
강필희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