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의 단짝 폴 앨런과 마이크로소프트(MS)를 창업한 빌 게이츠가 일흔살을 맞아 ‘얼마나 많은 우연이 결합해 MS를 창업하게 됐는지’를 설명하는 회고록 ‘소스 코드: 더 비기닝(3권 중 1권)’을 출간했다.
회고록을 살펴보면 빌 게이츠는 유년 시절 과도한 에너지로 끊임없이 몸을 흔들어대는 지진아로 평가됐다. 유급을 권한 언어치료사가 있을 정도였다고 한다. 게이츠는 책에서 “내가 오늘날 어린 시절을 보내고 있다면, 아마 자폐 스펙트럼 진단을 받았을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어린 시절부터 숫자와 수학에 강한 흥미를 느낀 그는 일찍부터 컴퓨터를 접하는 행운을 얻게 된다. 그가 다닌 레이크사이드스쿨(중고교 과정)이 전화선으로 접속해 컴퓨터를 나눠 사용하는 이른바 시분할(timesharing) 방식으로 컴퓨터를 도입했기 때문이다. 다트머스대 교수 2명이 프로그래밍 언어 베이식(BASIC)을 내놓은 지 4년밖에 지나지 않은 시점이었다. 컴퓨터 사용료 등 막대한 비용을 충당하기 위해 학부모들이 모금까지 하는 등 경제적으로 여유로운 상황도 도움이 됐다.
베이식에 매료된 게이츠는 시분할 컴퓨터에 빠져든다. 게이츠는 “나는 그렇게 1968년부터 컴퓨터를 사용하게 됐다. 그런 환경이 조성되기까지 얼마나 많은 이질적인 요소가 합쳐져야 했는지를 생각하면, 그 오랜 세월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놀랍다”고 돌아봤다.
이후 같은 학교 선배의 어머니가 시애틀에 미국 최초로 컴퓨터 시분할 회사 설립을 추진했고, 사업파트너인 DEC사 컴퓨터에 게이츠가 무료로 접속할 수 있게 해준다. 대신 게이츠는 컴퓨터를 이용하면서 버그나 오류를 알려준다. 이는 코드와 컴퓨터에 관한 경험을 확장하는 계기가 됐다. 1973년 가을 하버드대에 입학한 그는 학부생으로는 예외적으로 하버드 에이킨 연구소가 보유한 컴퓨터 ‘PDP-10’ 사용 허가를 받아 크게 고무된다. 저렴하고 실용적인 컴퓨터 시장이 형성되리라는 것에 주목한 게이츠와 그의 동업자 폴 앨런은 1975년 마침내 MS를 만들며 책은 마무리된다.
아이들의 미래를 놓고 특정 직업군을 강요하는 부모가 많다. 우리 아이가 어떤 분야에서 다양한 인연과 만나 큰 인물로 자랄지 모르니 아이가 관심을 보이는 분야에서 많은 경험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겠다. MS 운영 시절에 초점을 맞춘 2편과 현재의 빌 게이츠 삶 및 게이츠 재단을 조명한 3편도 곧 출간된다 하니 관심이 쏠린다.
유정환 편집국 부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