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브로커 명태균 씨가 촉발한 윤석열 대통령 부부 공천 개입 의혹을 서울중앙지검이 수사한다. 창원지검은 17일 국민의힘 공천 관련 불법 정치자금 수수 사건의 중간 수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사건을 중앙지검으로 이송한다고 밝혔다. 관련자 대부분이 서울에 살고 행위지도 서울인 점을 고려했다고 한다. 검찰이 전담수사팀을 꾸린 지 4개월, 명 씨와 김영선 전 의원을 구속한 후 3개월이 지났다. 지난해 12월 명 씨 기소 후 추가 입증은 창원 신규 국가산업단지 정보 누설, 불법 정치자금 수수, 정책개발비 편취 등 김 전 의원 관련 혐의뿐이다. 제보자인 강혜경 씨를 정치자금법 위반과 국회 정책개발비 편취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핵심인 윤 대통령 부부 조사는 없었다. 명 씨와 관련한 의혹을 추가로 밝힌 것도 없다. 변죽만 요란하게 울린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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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7일 경남 창원시 성산구 창원지방검찰청 전경. 창원지검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명태균 씨가 연루된 윤석열 대통령 부부의 공천 개입과 여론조사 무상제공 의혹 등 사건을 서울중앙지검에 이송한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
창원지검은 대통령 부부의 공천 개입, 여론조사 결과 조작·무상 제공, 여론조사 비용 대납 의혹 등을 규명하기 위해 국민의힘 중앙당사, 경남도청, 창원시청, 여론조사 기관 61곳을 압수해 증거물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명 씨에게서 받은 이른바 황금폰도 정밀 분석 중이라고 한다. 국민의힘 당 대표, 공천관리위원장, 여의도연구원장, 대통령실 비서관, 전·현직 국회의원 등 이 사건 관련 100여 명을 소환조사했다고 덧붙였다. 이지형(부산지검 2차장) 팀장을 비롯한 수사팀 검사 7명은 중앙지검 공공수사2부로 이동해 수사를 계속하기로 했다. 나머지 5명은 창원에 남아 공소 유지와 창원 관련 사건을 담당한다. 검찰이 장황하게 설명했지만 핵심 의혹은 그대로다. 사건 이송이 결과 발표의 주요 내용이나 다름 없다.
정유미 창원지검장은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 수사 의지를 묻는 의원들의 질의에 “입에 단내 나도록 수사 중”이라며 “인내를 갖고 기다려 달라”고 말했다. 당시 의원들은 사건을 서울로 이송, 특별수사팀을 꾸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결국 우려한 대로 서울에서 수사하게 됐다. 이럴 거면 중앙지검이 처음부터 사건을 담당했어야 맞다. 사건을 쥐고 있다가 ‘명태균 특검법’이 발의되니 이송했다는 의혹을 자초했다. 결국 특검이 필요하다는 논리에 힘을 실어준 꼴이다. 뒤늦게 수사 의지를 드러내봤자 곧이곧대로 받아들일 국민이 얼마나 될지 의문이다.
검찰이 보도자료에서 밝힌 대로 윤 대통령 부부를 제외하고 조사할 사람은 조사한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굳이 수사팀을 서울로 옮길 필요가 있는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사실상 수사 의지 문제다. 서울 가면 없던 의지가 생기는 것도 아니다. 어쨌든 윤 대통령 부부 조사는 불가피하다. 어차피 대통령의 육성과 김건희 여사 문자메시지가 공개된 마당이다. 의혹 해소가 없다면 여론이 잠잠해질 리 없다. 검찰은 중간 수사 결과 발표가 “팥소 없는 찐빵”이고 “폭탄 돌리기”라는 야당 의원 비판에 귀 기울여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