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세상읽기] 지속가능한 행복도시 부산을 위해

윤지영 부산여성가족과평생 교육진흥원장

  • 윤지영 부산여성가족과평생 교육진흥원장
  •  |   입력 : 2025-02-09 19:17:32
  •  |   본지 22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25년 전 만해도 공공장소에서 아기의 기저귀를 교환하려면 가능한 곳이 있는지를 찾아 여기저기 기웃거려야 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여성화장실에 아기 기저귀 교환대가 설치되기 시작했지만 엄마 없이 아기를 데리고 온 아빠들은 여전히 난감한 상황에 놓이게 된다. 지금은 여자화장실에만 있던 아기 기저귀 교환대를 남자화장실에도 설치함으로써 영·유아를 동반한 부모 모두에게 편의를 제공하고 있다. ‘공중화장실 등에 관한 법률’ 개정으로 남성과 여성화장실에 영·유아용 기저귀교환대 설치를 의무화하여 성차별 없이 아이를 키울 수 있는 환경이 제도적으로 마련된 것이다.

시민이 자주 이용하는 지하철 전동차 내의 손잡이도 주로 성인 남성의 평균 신장을 기준으로 제작되었던 것이 여성 뿐만 아니라 아동, 노인 등 신체적 차이를 고려한 다양한 높이의 손잡이와 가운데 기둥 설치로 교통약자들의 편안한 교통이용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 남성 군인의 체형을 기준으로 만들어 여성 군인에게는 작은 사이즈로 제공되던 군복도 여군임부복, 여성전용 전투복 등 성별차이와 신체적 특성을 반영해 제공됨으로써 모든 군인들의 활동성을 높이고 있다. 성별영향평가를 통해 제도적 개선이 이루어진 사례들이다.

성별영향평가란 중앙정부나 지방정부의 정책을 수립하는 과정에서 여성과 남성의 특성과 사회·경제적 격차 등의 요인들을 체계적으로 평가함으로써 정책이 양성평등의 실현에 기여하도록 하는 제도이다. 여성과 남성이 모두 행복한 사회를 만드는 것이 궁극적인 목적이다. 이런 노력들로 공공영역에서는 많은 분야에서 양성평등이 실현되고 있음을 지표로 확인할 수 있고 시민의 양성평등에 대한 의식수준도 높아졌음을 알 수 있다. 하지만 민간영역에서는 아직도 갈 길이 멀다.

전국적으로 지역축제가 한창이던 어느 계절, 많은 사람이 모인 야외 공연장에서 여주인공이 자신은 ‘아픈 척, 모르는 척, 성희롱 당한 척’하기 때문에 별명이 ‘삼척이’라는 말을 스스럼없이 한다. 성인은 물론 부모와 함께한 아이들이 성차별적 인식과 콘텐츠에 고스란히 노출됐다.

민간기업의 장례휴가 규정에도 여전히 부계 혈통주의·전통적 가족의 모습이 나타나고 있었다. 예를 들어 고모·이모·외삼촌상에는 장례 휴가와 경조사비를 지급하지 않지만 백·숙부상에는 평균 2∼3일의 휴가와 경조사비를 지급하는 경우이다. 다시 말해 부친의 여자형제나 모친의 형제를 부친의 남자형제와 차별하겠다는 것이다. 심지어 작은 규모의 기업에서는 외조부모상과 친조부모상에 대한 차별관행이 여전히 남아 있는 곳도 있다. 이처럼 오랜 시간 우리 속에, 우리 사회에 뿌리 깊이 박힌 성차별을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혹은 인지했더라도 외면하는 경우도 많다. 그래서 이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이 오랜 시간 동안 요구되는 것이다.

공적영역에서의 형식적인 제도화를 바탕으로 민간영역에서 실질적인 양성평등을 이끌어 내는 노력들이 오랜 시간 요구된다. 유엔과 국제사회가 인류의 보편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세운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중 다섯 번째가 양성평등이다. 양성평등이란 모든 성별이 동등한 권리와 기회를 누릴 수 있도록 보장하는 것으로 양성평등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성차별을 없애고, 교육·건강·경제적 기회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며, 성폭력과 성적 착취를 방지하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

여성과 남성이 다함께 행복한 양성평등사회는 어느 날 갑자기 실현되는 것이 아니다. 끊임없는 교육과 평등한 환경에 지속적으로 노출되어야 가능하다. 차별을 의도하지는 않았으나 어떤 지점에서 결과적으로 발생한 차별들을 하나씩 제거해 나가는 노력이 양성평등의 첫 걸음이라 할 수 있다. 여성에 대한 차별 못지않게 남성에 대한 차별도 마찬가지다. 합리적인 이유 없이 청년 행복주택의 입주 자격을 여성으로 제한하는 것은 성차별이라는 국가인권위원회의 판단은 양성평등에 관해 시사하는 바가 크다.

시민의 인식개선과 양성평등 문화 확산을 위한 멈추지 않는 노력이 있어야만 지속가능한 행복도시 부산이라는 미래를 맞이할 수 있을 것이다. 그 노력에 부산시민 모두가 함께하길 바란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만조 때면 멈추는 광복지하도 에스컬레이터
  2. 2‘부캉이’ 추워지기 전 바다로…21일 3차 외해유도(종합)
  3. 323명 숨진 ‘아리셀 화재참사’ 기업 대표, 징역 4년형 확정(종합)
  4. 4‘좌초 위기’ 해운대 70층 주상복합 개발 기지개 켜나
  5. 5마무리 캠프 코앞인데…롯데 감독·단장 인선 언제쯤
  6. 6창원 구산해양단지 컨소 회생 포기…26년 표류 끝 좌초되나
  7. 7신공항 공사 컨소시엄 1곳 탈퇴…내달 우선착공 무산 우려(종합)
  8. 8부산시, 신임 기조실장 26일 발표…행정부시장 행안부 고위간부 가닥
  9. 9‘청문 부적격’ 기관장들 임명 기류…田시장-시의회 협치 두번째 뇌관
  10. 10부산에 둥지 수산무역협회…김 등 수출 드라이브
  1. 1‘청문 부적격’ 기관장들 임명 기류…田시장-시의회 협치 두번째 뇌관
  2. 2지광(국제신문 대주주) 만난 부산노동청장 “체임 방치 땐 강력 조치”
  3. 3교육위 국감 화두 ‘교부금 축소’…“교육감 대응도 안일” 질타
  4. 4부산회생법원 국감 “지역언론 가치 고려 국제신문 살펴야”
  5. 5與, 초광역특구법안 발의 “주 52시간 특례 숙의”
  6. 6언론노조·국제 비대위 “대주주 엄벌” 청와대 간다
  7. 7與, 추미애 ‘재정 빨대’ 진화 안간힘인데 기름 부은 부승찬(종합)
  8. 8또 도마 오른 항만공사 통합…“소신없는 사장 책임” 질타
  9. 9[속보] 진영승 합참의장 “北 적반하장 용납 못해…추가 도발 감행시 단호하게 대응”
  10. 10"법령 검토해 결정하겠다"던 김지용 중수청장, 국무회의 참석
  1. 1‘좌초 위기’ 해운대 70층 주상복합 개발 기지개 켜나
  2. 2신공항 공사 컨소시엄 1곳 탈퇴…내달 우선착공 무산 우려(종합)
  3. 3부산에 둥지 수산무역협회…김 등 수출 드라이브
  4. 4송도 바다서 만난 융드립 커피 한 잔
  5. 5가덕 6200억 증액 확약 절실…국회는 특별법 개정안 논의
  6. 6관광과 지역민 함께 성장을…세계가 부산서 묘책 찾는다
  7. 7“친환경 항만 투자 100억 당, 부산 124억 생산유발”
  8. 8동남아 접수하러 ‘부산표 게임’ 방콕행
  9. 9부산은행, 불꽃축제 등 지역축제 발전에 2억 후원
  10. 10예탁원 나눔재단, 17년째 지역상생 실천
  1. 1만조 때면 멈추는 광복지하도 에스컬레이터
  2. 2‘부캉이’ 추워지기 전 바다로…21일 3차 외해유도(종합)
  3. 323명 숨진 ‘아리셀 화재참사’ 기업 대표, 징역 4년형 확정(종합)
  4. 4창원 구산해양단지 컨소 회생 포기…26년 표류 끝 좌초되나
  5. 5부산시, 신임 기조실장 26일 발표…행정부시장 행안부 고위간부 가닥
  6. 6APEC공원·금련산역 러너지원공간 문 열어
  7. 7“기존 공부량 유지하며 취약점 공략…남은 주말 수능처럼 모의고사를”
  8. 8“광안리 해변 보행공간 개선…구 차원 추가 캐시백 검토중”
  9. 9사망사고 1년 만에…부산구치소 수감자 집단폭행 재발
  10. 10구·군 일손 적고 주인 자비부담 꺼려…슬레이트 철거 하세월
  1. 1마무리 캠프 코앞인데…롯데 감독·단장 인선 언제쯤
  2. 231세 데이터 분석가, 최연소 MLB 구단 사장됐다
  3. 3유럽 강호 맞서는 김시우·임성재
  4. 4잘 넣긴 하는데…욱하는 외인, 속 타는 구단
  5. 5전설 수지 수산티 넘은 전설…안세영 47번째 우승 ‘세계新’(종합)
  6. 6KIA 내리 3승이냐, LG 반격 첫 승이냐
  7. 73연승 KIA, LG 꺾고 23년 만에 플레이오프 진출
  8. 8국대 에이스 곽빈, 최동원상 받는다
  9. 9김태형 유임이냐, 이동욱 전 NC 다이노스 감독·조성환 해설위원 등 새 얼굴이냐
  10. 10돈으로 우승은 못 샀다…MLB 월드시리즈 연봉 하위팀 반란
우리은행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학교 통폐합 지역 맞춤형으로 접근”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해운기업 유치, 해사법원 신설 “해양수도 부산 경쟁력 키울 것”
강동진의 도시이야기 [전체보기]
바흐를 찾아간 나, 한국을 꿈꾸는 그녀
세계유산위원회, 부산의 시간을 세계와 나누다
경제프리즘 [전체보기]
소비 아닌 문화 생산 주체 오페라하우스
한국 갯벌의 2단계 확대 등재 의미
과학에세이 [전체보기]
진짜 질문의 시작
AI 시대, 부산 R&D의 대전환
국제칼럼 [전체보기]
원칙이 흔들린 대가
‘빵과 책’·양자경·강말금 그리고
기고 [전체보기]
배의 피부를 지키는 기술은 도장이다
거장은 떠나도, 오케스트라는 남아야 한다
기자수첩 [전체보기]
금고 이사장 전횡, 지금도 진행중
엘리트 자평해온 市 공무원…생중계 회의서 능력 입증을
김준희의 클래식 인사이트 [전체보기]
여름의 끝자락, 브람스
여름날의 애상, 왈츠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다대포에서 만난 퇴계 이황
세종시대 음악이 전해진 이유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북극항로, 첫 배보다 중요한 것은 다음 배다
솔직할 수 있는 용기, 당신에게도 닿기를
도청도설 [전체보기]
주당 ‘13.7시간’ 고용
발가벗겨진 사우디
독자 투고 [전체보기]
새로운 시작 ‘황혼 이혼’
무료 화장실 깨끗하게 쓰자
메디칼럼 [전체보기]
25년을 간직한 리플렛 세 장
요추부 척추관협착증, ‘메포츠’로 극복하기
목지수의 도시브랜드 산책 [전체보기]
랜드마크 시스템의 시대
북항 돔구장에서 야구 보며 사우나를
박지욱의 뇌력이 매력 [전체보기]
건망증, 이렇게 잡자
운동으로 해마를 키우자
박진희의 컬처 픽 [전체보기]
‘부캉이’ 스펙터클에서 공존으로
부산 문화정책, 지금 필요한 선택
사설 [전체보기]
미래대응기금, 지방재정 기반 흔들어선 안 된다
단일종목 ETF 졸속 심사 인정…책임 소재 밝혀야
세상읽기 [전체보기]
문화예술의 시대
다민족 사회
안재철의 연결하는 공간 [전체보기]
지구와 도시의 연결을 묻다
해양수도 부산, ‘제3의 경계 공간’
엄길청의 문전성시 [전체보기]
말과 현실이 너무 다른 부산
반도체와 부산
이보성의 미술 현장 산책 [전체보기]
두 미술관, 각자의 역할을 묻다
시장이 강해진 것일까, 비엔날레가 약해진 것일까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복지의 ‘필요 원칙’과 포퓰리즘
보건의료에서 지방정부 역할과 ‘정책 의료’
이정구의 맛과 건강 [전체보기]
미식과 오래 씹기
이제명의 오션 드림 [전체보기]
광복 81년, 다음은 바다의 산업 주권
HMM 부산 이전, 해양수도의 시험대
이홍의 세상현미경 [전체보기]
국제질서의 지각변동과 한국의 성장경로
한국이 가진 자산
정쾌호의 부동산 탐구생활 [전체보기]
부산 아파트 10년, 이중 양극화와 위상 추락
미분양의 경고, 지방 맞춤 ‘출구전략’ 서둘러야
주재민의 명당을 찾아서 [전체보기]
사람은 갔어도 명당은 남아 있다
조선 8대 명당 중 하나인 정문도 묘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추석의 식탁, 가족을 잇는 와인
오스트리아 와인,빈의 시간을 마시다
특별기고 [전체보기]
‘해양수도 부산’ 토대부터 바로 놓아야
당론 따를지 역사 따를지 양심의 선택을
하순봉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박자와 기보
국민악파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이대원의 ‘온정리 풍경’
유영국의 1957년 작 ‘사람’
CEO 칼럼 [전체보기]
청년 떠나는 지방, 수도권 인구 분산해야
거울 속의 외계인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