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청년의 소리] 당신의 꿈은?

성송이 씨네소파 대표

  • 성송이 씨네소파 대표
  •  |   입력 : 2025-02-09 18:23:46
  •  |   본지 21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2025년이 벌써 한 달 넘게 흘렀지만, 올해 목표를 아직 정하지 못했다. 정신없이 바쁜 나날 탓이기도 했겠고 혼란스러운 시국 때문이기도 했겠다. 그러나 언제부턴가 목표를 세운다는 것이 쉽지 않게 느껴진다. 카페 운영이라면 단골 고객 유치나 월 매출 증가라든지, 배급이라면 영화 수급 혹은 개봉 관객수 확보 같은 목표를 세울 수 있겠다. 하지만 ‘나’라는 개인의 삶에는 무엇이 남을까. 영어 회화 정복? 다이어트? 목돈 모으기? 그렇게 한 해를 살아볼 수도 있겠지만 이상하게도 이내 공허해지고 만다. 어쩌면 그것들은 달성하고 나면 그 소명을 다하는 종류의 것들이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다.

지난해 9월부터 부산외국어대학교의 수업 과정을 다큐멘터리로 만드는 작업에 참여하고 있다. 부산외국어대의 글로컬 마케터 프로그램은 지역 기업의 제품을 글로벌 시장에 소개하고 진출시키는 실무 중심의 교육 과정으로, 벌써 3기째 운영되고 있다. 학생들은 먼저 로컬 기업의 제품을 어떤 나라의 어느 도시에 소개할지를 정한 뒤, 해당 시장에 맞는 전략을 기획한다. 이후 실제로 해외로 나가 바이어와 미팅을 하거나 온·오프라인 프로모션을 진행하면서 제품을 소개하고 판매해보며 경험을 쌓는다. 다양한 전공의 학생들이 팀을 이뤄 글로벌 마케팅 전략을 세우고, 직접 실행하며 실무 경험을 해보는 것이 내가 이해한 프로그램의 핵심이다. 이번 3기에서는 15개 팀이 호주 캐나다 일본 베트남 인도네시아 두바이 등 여러 국가와 도시로 진출해, 부산 기업의 제품을 홍보하고 현지 파트너십을 구축하는 활동을 펼쳤다. 수업 자체도 굉장히 흥미롭지만 다큐멘터리를 제작하면서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그 과정에서 만난, 흔히 Z세대로 대변되곤 하는 20대 청년들의 모습이었다.

MZ세대는 언제부턴가 풍자의 대상이 된 것 같다. 각종 매체의 콘텐츠에서 MZ세대는 조화로운 집단에서 갈등과 분란을 일으키는 존재로 묘사되기 일쑤다. 특히 사무실에서 에어팟을 착용하거나 기성세대와 다른 업무 방식을 보이는 모습은 종종 과장되고 희화화되어 ‘책임감 없는 욜로(YOLO) 세대’ ‘일하기 싫어하는 이기적인 세대’ 같은 이미지로 소비되는 중이다. 그리고 그런 풍자는 해당 콘텐츠들의 높은 조회수로 알 수 있듯이 대중에게도 꽤 잘 먹힌다. 그래서 미디어는 이들에 관한 보다 깊은 이해 없이 표면적으로 자극적인 이미지를 그려내기에 여념이 없는 듯하다. 그러나 이번 다큐멘터리를 통해 학생들을 인터뷰하면서 느낀 것은, 그들에게서 보여지는 모습이 ‘무책임’이라는 데에서 기인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의 세대와는 다른 곳에 그들의 지향점이 있다는 것이었다.

흔히 ‘꿈’ 하면 의사 변호사 공무원처럼 특정 직업이나 분야를 떠올리던 시절이 있었다. 그것을 이루는 것이 삶의 목표였던 시기가 있었다. 그러나 지금의 20대 친구들에게 꿈에 대해 묻자 사뭇 다른 대답이 돌아왔다. “행복한 가정을 꾸리는 것” “50세 전에 은퇴하고 가족과 여행하며 사는 것” “먹고 싶은 것을 먹고, 가고 싶은 곳에서 자유롭게 사는 것” 이렇듯 꿈이 뭐냐는 질문에 ‘행복하게 사는 것’이라는 삶의 항상적이고 지속적인 상태를 이야기하며 직업은 꿈이 될 수 없다고 했다. 그렇기 때문에 어떤 일을 하든지 크게 상관이 없다고도 했다. 이들에게 있어 목표는 ‘도달할 지점’이 아니라 유지해야 하는 ‘삶의 방식’과 ‘행복의 형태’로 변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것을 위해서 열정적으로 살아가고 있었다. 그게 기성 세대의 방식과는 다른 형태를 보일 때도 있지만 말이다. 그런 그들 앞에서 꿈이 뭐냐는 질문이 무색해진다.

얼마 전, 한 모임에서 누군가 “올해 목표는 건강하고 행복하게 지내는 것”이라고 말했을 때, 주변에서 웃음이 터졌다. 하지만 가만히 생각해 보면, 꿈이라면 응당 그래야 하는 것일지 모른다. 이루고 나면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계속해서 유지해야 하는 태도처럼. 우리 회사의 목표도 사실은 그래야 할 것 같다. 함께 하고 있는 이들이 행복하고 즐겁게 살아갈 수 있는 한 해를 만드는 것. 아마 그러기 위해서는 열심히 벌어야겠기에 결국 똑같은 모습으로 비춰질 수는 있겠지만, 다른 지향점이 큰 차이를 낳을 것이라고 믿는다. 올해는 일단 그렇게 시작해봐야겠다고 생각해본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근교산&그너머] <1485> 경북 영주 ‘무섬길’
  2. 2롯데 전설 故 최동원, 야구인 최초 ‘올해의 스포츠영웅’
  3. 3부산불꽃축제 숙박비 2배가 기본…여전한 ‘바가지’(종합)
  4. 4“북항돔 공모사업 목숨 걸고…” 전재수 시장 완수 의지 밝혀(종합)
  5. 5신천지 의혹 역풍 휩싸인 김민석…계파갈등 격화(종합)
  6. 6태종대 명물 다누비 사라지나…市, 대체 운송수단 검토
  7. 7尹 선거법 2심도 ‘당선 무효형’…형 확정 땐 국힘 397억원 반환(종합)
  8. 8조선의 궁인데…이름도 옷도 서양식 K-사극, 판타지 세계관 확장 통할까
  9. 9비스텝 원장 6개월 공석 될 판…내년 사업 어쩌나
  10. 10“양산 충렬사·현충시설 관리인, 10년 연속 특정인 선발 특혜”
  1. 1신천지 의혹 역풍 휩싸인 김민석…계파갈등 격화(종합)
  2. 2전재수 시정 첫 행감…국힘, 기관장 인선 등 파상공세 예고
  3. 3부울경 全 국회의원 회생촉구 서명…노동청, 지광 출석 요구
  4. 4곽규택 “산은, 대한항공이 통합 LCC 부산 설립 거부시 호반지원해야”
  5. 5“왜 사회적 지탄 대상 되려하나” 김대식, 지광에 회생 동의 촉구
  6. 6與 ‘조작기소특검법’ 5일 처리 추진…국힘 “모든 안건 필버”(종합)
  7. 7국힘 “미래기금, 총선용 사금고” 민주 “세수 변동 대비 안전장치”
  8. 8김대식, 조작기소법 졸속 처리…“부산글로벌특별법도 조속 처리해야”
  9. 9김민석 “신천지 與 입당 증거 없다” 사과(종합)
  10. 10국회의원 112명 서명…원내 주요 5개 정당 동참
  1. 1비스텝 원장 6개월 공석 될 판…내년 사업 어쩌나
  2. 2철새도래지서 즐기는 하이엔드 커피
  3. 310월 세계 선박 발주량 반토막…韓 점유율은 22% ‘존재감’
  4. 4쿠팡 Inc 올해 누적적자 2조 육박 ‘역대 최대’(종합)
  5. 5벡스코 ‘26분 정전’ 원인은 합선…노후 전력설비 개선 추진
  6. 6美 의회 장악 민주, AI 규제하나…韓 반도체 업계 촉각
  7. 7고속철도 통합 이후 하루 32만 명 탑승… 전년 동기보다 12.6% ↑
  8. 8대양전기공업 배당성향 30%로…주주가치 제고
  9. 930대그룹 美 계열사 10년새 232% 급증
  10. 10“극지연구 데이터 사업화, 기업 신성장 동력으로”
  1. 1부산불꽃축제 숙박비 2배가 기본…여전한 ‘바가지’(종합)
  2. 2“북항돔 공모사업 목숨 걸고…” 전재수 시장 완수 의지 밝혀(종합)
  3. 3태종대 명물 다누비 사라지나…市, 대체 운송수단 검토
  4. 4尹 선거법 2심도 ‘당선 무효형’…형 확정 땐 국힘 397억원 반환(종합)
  5. 5“양산 충렬사·현충시설 관리인, 10년 연속 특정인 선발 특혜”
  6. 6기장 리조트 참사 시공사 대표 중형 구형
  7. 7“제조업 AI 전환 적극적 추진…‘부산의 심장’ 활력 되찾겠다”
  8. 8오늘의 날씨- 2026년 11월 5일
  9. 9전남광주 순천대·경북 경국대 ‘지역의대’ 신설
  10. 10“농어촌 기본소득 신청 8개 郡 기회 박탈”(종합)
  1. 1롯데 전설 故 최동원, 야구인 최초 ‘올해의 스포츠영웅’
  2. 2거인 4인방 APBC(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 첫 우승 이끈다…한동희·최준용 중책
  3. 3코르다, LPGA 올해의 선수상 조기 확정
  4. 4동의대 미식축구부 타이거볼 4강 진출
  5. 5레이예스 맑음…이이무라 흐림…‘로·비’ 안갯속
  6. 62027 아시안컵 내년 12월로 연기…차기 감독 선임 여유
  7. 7KLPGA 상금왕·대상 놓고 ‘림-솔(서교림·김민솔) 대전’
  8. 8MLB 애틀랜타 김하성, 퀄리파잉 오퍼 못 받아
  9. 9[뭐라노] 롯데가 스마트 야구를?
  10. 10박항서 향해 “김치맨”…태국 관중들 인종차별
우리은행
주민자치 모범현장 가다
‘주민대표’가 건축 세부사항까지 의견…지방의회 심사 반영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학교 통폐합 지역 맞춤형으로 접근”
강동진의 도시이야기 [전체보기]
바흐를 찾아간 나, 한국을 꿈꾸는 그녀
세계유산위원회, 부산의 시간을 세계와 나누다
경제프리즘 [전체보기]
소비 아닌 문화 생산 주체 오페라하우스
한국 갯벌의 2단계 확대 등재 의미
과학에세이 [전체보기]
코뿔소 없음과 진공
지역이 기획, 국가가 지원하는 R&D 시대 열자
국제칼럼 [전체보기]
국조 대상은 조희대가 아니라 증시 참사다
개·고양이 학대는 이제 그만
기고 [전체보기]
‘성범죄 취업제한’의 사각지대
‘2028 세계디자인수도 부산’의 과제
기자수첩 [전체보기]
금고 이사장 전횡, 지금도 진행중
엘리트 자평해온 市 공무원…생중계 회의서 능력 입증을
김준희의 클래식 인사이트 [전체보기]
세레나데, 다정한 위로
여름의 끝자락, 브람스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다대포에서 만난 퇴계 이황
세종시대 음악이 전해진 이유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탈서울’ 안 된다던 원안위, 세종행에 왜 침묵하나
AX·반도체 전시회 5개 동시에 열렸는데…
도청도설 [전체보기]
선출 권력 통제
등골 프로텍터
독자 투고 [전체보기]
새로운 시작 ‘황혼 이혼’
무료 화장실 깨끗하게 쓰자
메디칼럼 [전체보기]
왜 제대로 비워지지 않는지 살펴야
개정 응급의료법이 ‘미수용 방지법’?
목지수의 도시브랜드 산책 [전체보기]
랜드마크 시스템의 시대
북항 돔구장에서 야구 보며 사우나를
박지욱의 뇌력이 매력 [전체보기]
건망증, 이렇게 잡자
운동으로 해마를 키우자
박진희의 컬처 픽 [전체보기]
‘부캉이’ 스펙터클에서 공존으로
부산 문화정책, 지금 필요한 선택
사설 [전체보기]
건강 불평등 해소한다더니…취약지역 외면한 의료버스
AI 악용 부정행위, 수능 공정성 지킬 대책 시급하다
세상읽기 [전체보기]
낯설고도 궁금했던 부산과의 첫 만남
일상으로의 초대
안재철의 연결하는 공간 [전체보기]
지구와 도시의 연결을 묻다
해양수도 부산, ‘제3의 경계 공간’
엄길청의 문전성시 [전체보기]
말과 현실이 너무 다른 부산
반도체와 부산
이보성의 미술 현장 산책 [전체보기]
두 미술관, 각자의 역할을 묻다
시장이 강해진 것일까, 비엔날레가 약해진 것일까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복지의 ‘필요 원칙’과 포퓰리즘
보건의료에서 지방정부 역할과 ‘정책 의료’
이정구의 맛과 건강 [전체보기]
미식과 오래 씹기
이제명의 오션 드림 [전체보기]
기다림에도 비용이 든다
광복 81년, 다음은 바다의 산업 주권
이홍의 세상현미경 [전체보기]
대규모 대미 투자, 기회인가 위협인가
국제질서의 지각변동과 한국의 성장경로
정쾌호의 부동산 탐구생활 [전체보기]
부산 아파트 10년, 이중 양극화와 위상 추락
미분양의 경고, 지방 맞춤 ‘출구전략’ 서둘러야
주재민의 명당을 찾아서 [전체보기]
사람은 갔어도 명당은 남아 있다
조선 8대 명당 중 하나인 정문도 묘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와인은 어떻게 마음에 남는가
추석의 식탁, 가족을 잇는 와인
특별기고 [전체보기]
‘해양수도 부산’ 토대부터 바로 놓아야
당론 따를지 역사 따를지 양심의 선택을
하순봉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박자와 기보
국민악파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이대원의 ‘온정리 풍경’
유영국의 1957년 작 ‘사람’
CEO 칼럼 [전체보기]
십시일반(十匙一飯), 나눔이 만드는 연말의 온도
시민 주거안정에서 지역경제 활성화까지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