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인공지능(AI) 딥시크(DeepSeek) 때문에 세계 경제가 휘청이고 AI 소프트웨어(SW)와 적용 반도체 칩 기술 패권을 가지고 있는 미국에 엄청난 위기감을 주고 있다. 저비용 저성능 부품을 이용한 중국의 빠른 AI 기술 발전에 다들 놀라는 분위기다. 그런데 딥시크가 미국의 오픈 Al(Open AI)의 기술과 데이터 등 서방 기술을 교묘하게 빼돌렸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이를 계기로 미국과 중국과의 갈등은 더욱 심화될 것이다.
이런 일들은 최근에 수없이 일어난다. 항공기 기술의 총아라고 불리우는 미국의 F-22 랩터의 최첨단 설계 및 스텔스기술은 이미 중국이 거의 완벽하게 모방 복제해 J-20을 개발, 실전 배치했다. 최근 중국은 미국의 B-2 스텔스 폭격기에 견줄 수 있는 6세대 폭격기 기술도 한층 발전시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은 과학기술 패권시대이다. 최첨단 기술을 가진 국가가 힘의 우위를 가지게 되고 이를 바탕으로 세계 경제를 좌우하고 있다. 미국은 오랜 경쟁국인 러시아가 주춤하는 사이 가장 강력한 경쟁국인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온갖 무역규제를 통해 주요 산업 소재부품 기술 IT·SW기술 등에 강력한 규제 및 봉쇄 정책을 진행하고 있다. 위기감을 느낀 중국은 미국에 끌려다니지 않으려고 거대한 자체 시장과 과학 기술인력을 집중시켜 자체 기술 개발을 가속하고 있다.
우리에게도 비슷한 경험이 있다. 2019년 코로나19가 창궐했을 때다. 일본은 이를 계기로 우리나라에 반도체 소재부품을 특히 반도체 분야의 3대 핵심소재를 독점하려고 강력한 수출규제를 진행한 적이 있다. 첨단 IT 반도체 분야에 뒤처졌던 우리나라와의 기술적 격차를 역전시키기 위한 꼼수였다. 그러나 역효과가 일어났다. 우리는 큰 위기감을 느꼈고 해당 소재부품의 강력한 자립화를 정부와 해당 산업계의 노력으로 이루게 됐고, 오히려 코로나19가 끝나자 일본 해당 소재부품의 판로가 막힌 것이다.
역사적으로 기술 발전은 석기 청동기 철기시대를 거쳤다. 철기시대를 선점한 히타이트는 기술적 우위로 잠시 시대를 지배했지만 점차 철기기술은 타국가로 전해졌고 우리나라까지 전파됐다. 우리나라에 전파된 철기문화는 가야 신라에서 아주 우수한 철제련 기술로 발전했고, 우리나라는 이 분야 기술패권을 가지게 됐다. 결국 우수한 기술은 시간이 지나면 전파돼 해당 기술의 완전 고립은 이룰 수 없게 된다. 잠시 기술과 기술자의 이동을 통제할 수는 있지만 영원히 사람의 이동과 기술의 전파를 막을 수는 없는 것이다.
앞서 미국은 강력한 경제·국방력으로 중국과의 기술적 우위를 지속하려고 한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미국의 최첨단 과학기술연구 인력의 상당수는 중국 인도 등 전 세계 과학자들이 같이 발전시키고 있다. 당연히 우리나라 사람도 많다. 이것을 다 통제하기란 거의 불가능하다. 더군다나 인터넷의 급속한 발전으로 실시간으로 세계가 연결되는 시대에 어떤 특정 기술의 완전 제한 및 통제는 거의 불가능하다고 생각된다. 사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다. 국내 대학의 국제화, 그리고 학령 인구의 감소는 중국 동남아 등 타 국가의 연구 인력의 입학과 채용을 더 이상 막아낼 수가 없다. 국가 핵심 연구프로젝트를 하다 보면 외국 유학생들과 핵심 연구 아이디어, 발표자료 공유는 필수적이다.
우리가 최첨단 과학기술개발을 하는 궁극적 목적은 무엇인가? 순수과학은 인간의 지적탐구에 의해 자연현상을 이해하려는 것이다. 산업기술개발은 인간의 삶을 좀더 편리하고 윤택하게 하고자 함이다. 현재 과학기술은 궁극의 한계까지 와서 더 이상 기술개발을 하지 않아도 되지만 인간의 탐구 본능을 막아내지 못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약간의 기술적 우위를 바탕으로 경제적 이익을 누리고자 하는 것은 인간의 당연한 심리일 것이다. 하지만 첨단 기술을 완벽하게 독점소유 할 수는 없다. 청동·철기기술이 서양에서 동양으로, 종이 화약 인쇄술이 동양에서 서양으로 전파됐듯 결국 과학기술은 빠르게 전파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