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영상 콘텐츠 사상 가장 큰 성공을 거둔 작품을 꼽으라면 단연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을 들 수 있겠다.
오징어 게임은 2021년 공개 이후 누적 시청 22억 시간을 돌파하며 현존하는 넷플릭스 역대 최고 작품임을 증명하고 있다. 그래서 3년의 기다림 끝에 지난달 26일 베일을 벗은 ‘오징어 게임’ 시즌2(이하 ‘오징어 게임2’)에 대한 기대는 그 어느 속편보다 컸다. 그런데 오징어 게임2에 대한 반응이 국내와 해외에서 온도 차를 보이고 있다. 해외에서는 열광적인 반응을 보이는 반면 국내에서는 뜨뜻미지근한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먼저 오징어 게임2에 대한 해외 시청자들의 뜨거운 반응은 수치와 SNS를 통해 알 수 있다. 넷플릭스 TOP10 투둠 웹사이트에 따르면 오징어 게임2는 지난해 12월 30일부터 올해 1월 5일까지 5820만 시청수(시청 시간을 작품의 총 러닝 타임으로 나눈 값)를 기록하며 넷플릭스 글로벌 TOP10 시리즈 부문 영어 비영어 통합 1위를 차지했고, 11일 만에 넷플릭스 역대 최고 인기 시리즈(비영어) 2위에 올랐다. 또한 작품 속에 등장하는 짝짓기 게임과 동요 ‘둥글게 둥글게’는 SNS에 챌린지 영상이 등장하며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실제로 유럽의 클럽에서는 둥글게 둥글게에 맞춰 짝짓기 게임을 하고, 초등학교에서도 짝짓기 놀이를 하고 있다. 아마존을 비롯한 온라인 판매처에서 공기놀이 기구 판매가 급증하고 있다.
반면 국내의 오징어 게임2에 대한 반응은 기대에 훨씬 못 미친다. 그 이유는 두 가지로 볼 수 있다. 하나는 사회적 분위기다. 12월 내내 벌어진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 발표와 탄핵 국면은 오징어 게임2에 대한 관심을 누그러뜨렸고, 공개 직후 벌어진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는 온 국민을 비통함에 빠뜨리며 사고 희생자에 대한 애도와 추모의 마음을 갖게 했다. 두 상황 모두 오징어 게임2 제작진이 어찌할 수 없는 사회적 이슈였기에 공개 초반 기세를 잡지 못한 아쉬움이 남는다.
두 번째는 출연 배우들에게서 기인한다. 대표적으로 2016년 대마초 흡입 혐의로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고, 이후 그룹 빅뱅을 탈퇴한 최승현(탑)을 캐스팅한 것은 치명적이다. 오징어 게임2는 제작 단계에서 최승현이 출연한다고 해서 구설수에 휩싸였다. 그리고 뚜껑을 열어보니 최승현이 맡은 역할은 그 자신을 떠올리게 하는 은퇴한 약쟁이 래퍼 역이었다. 황 감독은 최승현 캐스팅에 대해 “이렇게까지 용서받지 못할지 몰랐다. 이 만한 기간이면 어느 정도 사람들이 용인하지 않을까 해서 진행한 건데 반응을 보고 놀랐다”는 심정을 전했다. 그런데 황 감독이 간과한 것이 있다. 대마초 사건 이후 최승현이 진심 어린 사과와 함께 자숙하는 과정을 가진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2019년 한 네티즌이 그의 SNS에 “복귀도 하지 마라”고 일침을 가했는데, 이에 “네! 하느님! 저도 할 생각 없습니다. 동물 사진이나 보세요”라고 설전을 벌였고, 2020년에는 SNS 라이브 방송에서 “한국에서 컴백 안 할 거다. 컴백 자체를 안 하고 싶다”며 반성이나 자숙과는 거리가 먼 모습을 보였다. 최승현 문제는 현재진행형이었고, 굳이 약쟁이 역할로 그를 캐스팅했느냐는 질타가 이어졌다.
최승현 캐스팅 논란에 이어 트랜스젠더 현주 역을 맡은 박성훈은 지난달 30일 인스타그램에 오징어 게임을 패러디한 일본 성인물 표지를 올려 논란을 일으켰다. 그는 잘못을 그대로 인정하지 않고 변명하려다 화를 키우며 오징어 게임2 비호감 지수를 높였다. 스포일러가 될 수 있는 사진을 SNS에 올린 박규영의 실수는 애교다. ‘가지 많은 나무에 바람 잘 날 없다’고 오징어 게임2는 계속해서 크고 작은 이슈에 시달리고 있다.
올해 안에 전체 시리즈의 종결을 보여주는 ‘오징어 게임3’가 공개될 예정이다. 기대와 관심이 큰 만큼 크고 작은 실수가 흥행에 큰 영향을 끼칠 수 있음을 이번에 깨달았을 것이다. 유종의 미를 거두기 위해 배우와 제작진은 언행에 신중을 기해야 할 것이다.
이원 서울문화부 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