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스포츠(이스포츠)’는 이를 어떻게 접하고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견해와 주장이 공존하는 흥미로운 분야다. e스포츠를 아직도 생소하게 여기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한국 e스포츠의 대표 선수인 ‘페이커’를 모르면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 또한 e스포츠를 기존 스포츠의 새로운 변화로 받아들이기도 하지만 기존 ‘스포츠’와 섞일 수 없는 단순 오락물로 받아들이기도 한다.
e스포츠 분야에서 한국은 글로벌 시장에서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강국이자 종주국으로서 특별한 지위를 가진다. 한국의 독특한 PC방 문화가 해외에서는 e스포츠 ‘Youth System(유소년 육성 시스템)’으로 여겨질 만큼 한국은 상대방과 게임을 겨루는 문화를 깊게 받아들이는 국가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토록 고도로 발달한 e스포츠 종주국 대한민국은 그 위상과 달리 e스포츠 대중문화에서 아직도 걸음마 단계에 머물고 있다.
e스포츠를 스포츠 분야로 인정받기까지 오랜 세월이 걸렸다. 1990년대에 시작됐던 e스포츠가 2023년에 와서야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통해 처음 정식 종목으로 인정되었다. 한국은 e스포츠 종주국답게 최초의 금메달을 석권하며 그 위상을 다시 세계에 알렸고, e스포츠 선수들이 국가대표로 인정받으면서 e스포츠를 바라보는 시각에도 변화가 생겼다. 과거 게임 중독자에서 이제는 당당한 스포츠 선수이자 인플루언서로 진일보한 것이다.
하지만 e스포츠 산업은 여전히 특정 세대와 마니아층의 전유물로 여겨지고 있다. e스포츠는 야구 축구 농구와 같은 스포츠와 달리, 게임을 개발하고 대회를 운영하는 주인이 있는 스포츠라는 점에서 대중이 함께 즐기는 문화로 자리잡는 데 일부 한계가 있다. 또한 콘텐츠 대량 생산을 통한 대중 상품화에서도 아직 부족한 부분이 남아있다.
그렇기 때문에 각 지역에 건립된 e스포츠경기장은 e스포츠를 대중문화로 전파하고 접할 수 있는 거점으로서 그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국가와 지자체가 힘을 합쳐 건립한 공립으로서의 e스포츠경기장이라는 모델은 전 세계적으로도 유례가 없는 사례이다. e스포츠 종주국이기에 가능한 시도로, 게임 마니아들의 사랑으로 시작됐던 PC방 문화에서 대중문화로 한 단계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현재 e스포츠경기장은 총 4곳으로 부산과 대전, 광주, 경남(진주)에 건립돼 있다. 각 경기장은 대중이 이용하는 번화가나 명소에 위치하기도 하고 대학교와 협력해 운영하기도 한다. 지스타를 비롯해 크고 작은 축제들이 열리는 부산은 e스포츠 메카이자 글로벌 게임 선도도시다. 또한 ‘e스포츠경기장’을 지자체 최초로 건립해 운영하고 있다. 부산에서는 지자체 최초로 지역 연고 e스포츠 프로팀을 유치했으며, 학생 청년층 직장인들이 함께할 수 있는 e스포츠 대회와 가족이 함께 할 수 있는 e스포츠 클래스를 구성하는 등 다양한 시도들도 앞장서서 선보이고 있다.
‘e스포츠경기장’을 통해 e스포츠를 접할 기회가 늘어날수록 대중문화로 발전하는데 한 걸음 더 빠르게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정부 및 지자체의 지속적인 지원과 시민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