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중수소와 관련해 수많은 논쟁이 이어져 왔다. 기장 담수화 시설이 완공된 후 10년째 멈춰있다. 일부 환경단체에서 고리원전이 가까워 삼중수소 오염 가능성이 있다며 가동을 반대했기 때문이다. 2021년에는 월성원전 삼중수소 유출 의혹이 제기되었다. 원자력안전위원회와 경주시가 각각 대규모 조사단을 꾸려 조사했으나 부지를 벗어난 유의미한 삼중수소의 유출은 확인되지 않았다. 작년 여름에는 후쿠시마 원전 오염 처리수 방류를 놓고 시끄러웠다. 동경전력은 처리수의 삼중수소 농도가 방류 기준치보다 높아 이를 바닷물로 희석해 방류해야만 했고, 방류한 삼중수소가 우리 바다를 오염시키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었다. 이처럼 사회적 영향이 큰 사건들은 해당 지역 주민과 일반인들에게 삼중수소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주기에 충분했다.
방사선이란 불안정한 원자가 안정한 상태로 변하면서 방출하는 입자 또는 전자기파를 의미한다. 방사선을 방출하는 핵종을 방사성 핵종이라 하고 방사성 핵종이 포함된 물질을 방사성 물질이라 한다. 방사선이 총알이라면 방사성 핵종은 총이다. 기관총 총알의 위력은 권총 총알보다 훨씬 강하다. 이처럼 방사성 핵종마다 방출하는 방사선의 위력도 다르다. 1초당 발사하는 총알 수는 기관총이 권총보다 훨씬 많다. 하지만 권총 여러 개를 모아 놓는다면 같은 시간에 기관총 하나보다 많은 총알을 발사할 수도 있다.
1초당 방출하는 방사선의 수를 방사능이라 하고 베크렐(Bq)로 표시하는데, 방사능은 방사성 핵종의 종류와 그 양이 결정한다. 방사선 피폭으로 인한 인체의 피해 정도를 유효 선량이라 하는데 시버트(Sv)나 밀리시버트(mSv)로 표시한다.
같은 양의 방사능에 피폭되어도 유효 선량은 핵종에 따라 다르다. 삼중수소, 칼륨40(K-40), 세슘137(Cs-137), 우라늄238(U-238), 폴로늄210(Po-210)을 각각 100만 베크렐씩 섭취했을 때 평생 받는 유효 선량은 각각 0.018, 6.2, 13, 45, 1,200밀리시버트이다. 각각 비비탄총 권총 소총 기관총 박격포에 비유할 수 있다. 삼중수소 방사선의 위력은 음식에 많이 들어있는 천연 방사성 핵종인 칼륨40에 비해 300분의 1, 폴로늄210에 비해 6만 분의 1에도 못 미친다. 각 핵종이 방출하는 방사선이 갖는 에너지 차이가 크기 때문이다.
태양에서 날아오는 중성자가 대기 중의 질소와 충돌해 연간 200~300g 정도의 삼중수소가 만들어져 비로 내린다. 이중 동해에는 연간 약 4g, 우리나라 남한 국토에는 연간 약 0.4g 정도가 비로 내린다. 참고로 후쿠시마 원전에서 배출되는 삼중수소는 연간 약 0.06g 정도이다. 삼중수소가 비에 섞여 내리기에 강물이나 지하수 1ℓ당 약 1~2베크렐 정도의 삼중수소가 존재한다. 반면 바닷물은 비로 내린 지 오래되었기에 삼중수소 대부분이 붕괴해 사라져 1ℓ당 0.1베크렐 정도의 삼중수소만 남아있다.
원전에서 삼중수소가 발생하긴 하지만 그 양이 적어 인근 바다의 삼중수소 농도에 영향을 줄 정도는 못 된다. 기장 담수화 시설에서 생산되는 담수에는 낙동강 물을 원수로 사용하는 수돗물보다 10분의 1이 채 안 되는 삼중수소가 들어있음에도 삼중수소를 이유로 기장 담수화 시설 가동을 막은 것은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삼중수소는 칼륨40처럼 우리 주변 어디에나 존재하는 천연 방사성 핵종 중 하나이고 그들 중 가장 위력이 약한 핵종일 뿐이다. 삼중수소에 대한 과학적 사실이 원전 지역 주민과 일반인들 사이에 많이 알려지면서 최근의 분위기는 10년 전과 다소 차이가 있다. 월성원전 인근 주민은 원전에서 배출하는 삼중수소로 인한 추가 피폭량이 자연방사선 노출량의 10만 분의 1 수준이라는 조사단 결과를 듣고 안심하는 분위기였다. 작년 여름 반짝했던 후쿠시마 원전 관련 이슈도 10년 후에 우리나라 해수의 삼중수소 농도가 10만 분의 1 정도 높아질 뿐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요즘은 걱정하는 이가 별로 없다. 세금 수천억 원을 들여 만든 기장 담수화 시설도 하루빨리 가동되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