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데스크시각] 장밋빛 시정

  • 박태우 기자 yain@kookje.co.kr
  •  |   입력 : 2024-12-04 18:59:16
  •  |   본지 18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라비앙로즈’. 장밋빛 인생을 뜻하는 프랑스어다. 에디트 피아프가 1947년에 부른 샹송 제목으로 알려졌다. 2007년에는 올리비에 다한 감독이 그녀의 일생을 담아 영화를 제작하기도 했다. 흔히 화려하고 아름다운 면을 비유할 때 주로 사용한다. 논란이 커지는 부산 거점 항공사에 대한 시 입장에 ‘장밋빛 인생’이 떠올랐다. 근거가 불확실한 낙관론으로 가득 차서다. 다음은 시 고위 인사와 나눈 대화 일부다.

그는 “통합LCC의 명칭은 ‘에어부산’, ‘본사는 부산’이 시 입장”이라고 했다. “대한항공도 이런 요구를 받아들일 것이라고 생각한다”고도 했다. 판단의 근거가 궁금했다. 그는 “대한항공에도 이익”이라고 설명했다. “대한항공은 이미 인천공항을 거점으로 한다. 통합LCC 거점을 가덕도신공항으로 두면 대한항공에도 유리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른 항공사에 가덕도신공항이 선점되면 대한항공으로서는 장기적으로 가덕도신공항을 이용하는 물류나 여객에서 뒤지게 된다”고 덧붙였다.

영 터무니없는 논리로 들리지 않았다. 대한항공과 물밑 협상이 이뤄지고 있는 것 아니냐는 추측마저 들었다. 하지만 딱 여기까지. 그는 “부산이 강력하게 요구해 관철할 것이고, 그렇게 하지 않으면 하게 만들 것이다”고 했다. 갑자기 김이 샜다. 어떤 교감이 있어서가 아니라 다분히 희망이 담긴 말로 해석됐다.

그래도 그의 바람대로 통합LCC가 부산에서 날개를 펴면 더 바랄 게 없다. 현실은 녹록지 않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은 마무리 수순이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지난달 28일 양사 기업 결합을 승인했다. 대한항공은 2021년 1월 기업결합을 신고한 14개 ‘필수 신고국’ 중 미국을 제외한 13개국의 승인을 모두 받았다. 미국 법무부(DOJ)도 조만간 승인 결정을 내릴 것으로 관측된다. DOJ는 다른 나라 경쟁당국과 달리 기업결합 승인 여부를 공표하지 않는다. 대신 승인하지 않을 때만 독과점 소송을 제기해 의사를 표명한다. 대한항공은 독과점 우려를 해소해 유럽연합 집행위의 기업결합 승인을 받은 만큼 DOJ가 이의를 제기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대한항공은 이번 달 중 기업결합 절차를 최종 완료한다. 아시아나항공을 자회사로 편입하는 것이다. 이후 2년간의 독립 운영 기간을 두고 마일리지 통합 등의 화학적 결합을 진행한다.

에어부산은 어떻게 될까. 통합LCC가 에어부산이라는 명칭으로 부산에 있을지, 지역 상공계 요구대로 분리 매각될 지는 현재로선 낙관적이지 않다. 대한항공은 자회사인 진에어가 에어부산과 에어서울을 흡수해 인천공항에서 통합LCC를 이끈다는 입장을 고수한다. 부산 전체 입장도 정리되지 않았다. 시 일각서는 ‘분리 매각’ 요구에 지역 상공계의 비즈니스가 개입됐다고 의심한다. 정치권 일부는 “어떤 형태든 동남권 시·도민이 편리하면 되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나온다. 아시아나항공 자회사인 에어부산이 대한항공 자회사로 남으면 안되는 이유에 대한 설명도 부족하다.

‘거점 항공사’ 문제를 놓고 시 인사의 희망과 다르게 펼쳐지는 현실은 ‘데자뷔’다. 1년 전 부산은 ‘2030 엑스포’ 유치로 들끓었다. 그때도 시 인사들은 “1차 투표에서 사우디아라비아가 과반을 득표할 수 없다”는 등의 말을 반복했다. 다른 의견은 모르고 하는 얘기로 치부됐다. 결과는 다시 언급하기도 부끄러운 참패로 끝났다.

KDB산업은행 부산 이전, 글로벌허브도시 특별법도 다르지 않다. “21대 국회 회기 중에 성과를 내겠다”고 했다. 22대 국회가 들어서고 6개월이 지난 현재. 여전히 이들 현안을 놓고 시끌벅적하다. 하지만 상황은 그때나 지금이나 별반 다르지 않다. 부산 현안을 막는 이유로 꼬리표처럼 붙이는 야당 등의 반대는 ‘상수’였다. 추진 단계부터 예견됐던 일 아닌가.

영화 ‘라비앙로즈’에서 주인공은 스타가 되어 부와 명성을 얻지만, 비극적인 삶을 살았다. 장미는 양면성을 가진 꽃이다. 화려한 모양과 향기를 품었지만, 날카로운 가시를 동시에 지닌다. 가덕도신공항을 거점으로 세계로 뻗어가는 항공사 설립은 지역민의 소망이다. 가시를 제거하는 전략적 접근을 기대한다. 시가 바라는 그림은 ‘낙관론’만으로 현실이 되지 않는다.

박태우 서울경제부장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오늘이슈

 많이 본 뉴스RSS

  1. 1[속보] 다시만난 부캉이, 부산항 국제여객터미널 부근 항만서 유영 확인
  2. 2[속보] 김정은, 중대장대회 지도.. "군사 혁명 다그치자는 것"
  3. 3[속보] 추미애, ‘예산 전액 삭감’ 경기도 순직 소방관 추모행사 참석
  4. 4부산·울산·경남 흐리고 비…모레까지 최대 120㎜ 이상
  5. 5제30호 태풍 '참피' 북상, 24일 오후 6시 기해 부울경, 전남 광주, 제주도 풍수해 재난위기경보 '주의' 격상
  6. 6면세구역서 주운 담배 반출하다 걸린 직원, 징계 피해 퇴사 후 재입사
  7. 7고리 3·4호기 '계속운전 허가' 27일 재심의…승인 여부 촉각
  8. 8[속보]통일부 “김정은 방중…오늘 신압록대교 통해 단둥 도착” 사망설 일축
  9. 9한전, 사채 한도 19조 초과 위기에 '전기요금 인상론' 재개
  10. 10인천서 노루 사냥 엽총에 밭일하던 80대 부상... "앉아 있어 못 봤다"
  1. 1[속보] 김정은, 중대장대회 지도.. "군사 혁명 다그치자는 것"
  2. 2[속보]통일부 “김정은 방중…오늘 신압록대교 통해 단둥 도착” 사망설 일축
  3. 3국힘 "與 신천지 개입설, 그토록 좋아하는 특검으로 밝히자"
  4. 4與, ‘혁명가 박정희’ 포럼에 “국힘, 역사 왜곡 정당이냐” 비판
  5. 5한동훈, "국제신문 1947년 창간 이래 부울경 민주주의 산 증인이자 발전의 버팀목, 끝까지 함께할 것"
  6. 6[속보] 국정원 "김정은 사망설 허위" 국회 정보위에 보고
  7. 7北 “국경선 확성기 외 새 대응수단 대기” 연일 대남 협박(종합)
  8. 8가덕 공사비 증액 ‘강제’ 아닌 ‘권고’…법개정 정부 초안 논란
  9. 9이 대통령, 최길수 특별감찰관 임명
  10. 10李대통령 지지율 소폭 상승해 40% 회복…부정평가는 50%
  1. 1고리 3·4호기 '계속운전 허가' 27일 재심의…승인 여부 촉각
  2. 2부산 주유소 휘발유 평균가 ℓ당 1837.8원… 전주보다 0.5원 ↓
  3. 3부산에 엔비디아 전용 생산라인 선다(종합)
  4. 4북극항로 개척자 “유빙·극한환경서 새 희망 봤다”
  5. 5서낙동강 수변입지에 4Bay 구조…실속 갖춘 59㎡ 단일평형 차별화
  6. 6부산시대 연 HMM, 올해만 6조원 투자
  7. 7로그인 없이 서버장악 가능…전 세계 ‘PHP’ 보안 비상
  8. 8[뭐라노] 북극항로 개척자들 “사투 끝 새 역사”
  9. 9[한 손 뉴스] 낙상·실종 막는 ‘스마트신발’…부산TP, 노약자 지원 확대
  10. 10"해양 위협하는 발전소 온배수, 5년간 바다에 3700억t 배출"
  1. 1[속보] 다시만난 부캉이, 부산항 국제여객터미널 부근 항만서 유영 확인
  2. 2[속보] 추미애, ‘예산 전액 삭감’ 경기도 순직 소방관 추모행사 참석
  3. 3부산·울산·경남 흐리고 비…모레까지 최대 120㎜ 이상
  4. 4제30호 태풍 '참피' 북상, 24일 오후 6시 기해 부울경, 전남 광주, 제주도 풍수해 재난위기경보 '주의' 격상
  5. 5면세구역서 주운 담배 반출하다 걸린 직원, 징계 피해 퇴사 후 재입사
  6. 6한전, 사채 한도 19조 초과 위기에 '전기요금 인상론' 재개
  7. 7인천서 노루 사냥 엽총에 밭일하던 80대 부상... "앉아 있어 못 봤다"
  8. 8전북 전주서 승용차 가로수 들이받고 넘어져, 30대 운전자 사망
  9. 9[속보]서울 강서구 '모친 살해'혐의 40대 딸, 24일 구속심사 받아
  10. 10이태원참사 4주기 시민추모대회 참석 한성숙 총리 "깊이 사과드린다"
  1. 1종합 6위 부산, 고른 활약에도 아쉬움
  2. 2만년 꼴찌 삼성 선두 ‘파란’…前 챔프 KCC 최하위 ‘수모’
  3. 3쇼트트랙 전설 최민정의 마지막 질주
  4. 4‘성폭행 의혹 제기’ 초교후배…기성용에 1억 배상해야
  5. 5‘높이’ 키운 BNK썸, 2년 전 영광 재현 노린다
  6. 6호랑이 발톱 세운 김도영…돌아온 사자 포효 최형우
  7. 7축구협회장 선거, 12월 18일 추진
  8. 8요트 하지민, 레이저급 정상…전국체전 16연패 역사 쓰다
  9. 9부산시설공단 여자핸드볼팀 전국체전 2년 연속 금메달
  10. 10마무리 캠프 코앞인데…롯데 감독·단장 인선 언제쯤
우리은행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학교 통폐합 지역 맞춤형으로 접근”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해운기업 유치, 해사법원 신설 “해양수도 부산 경쟁력 키울 것”
강동진의 도시이야기 [전체보기]
바흐를 찾아간 나, 한국을 꿈꾸는 그녀
세계유산위원회, 부산의 시간을 세계와 나누다
경제프리즘 [전체보기]
소비 아닌 문화 생산 주체 오페라하우스
한국 갯벌의 2단계 확대 등재 의미
과학에세이 [전체보기]
진짜 질문의 시작
AI 시대, 부산 R&D의 대전환
국제칼럼 [전체보기]
원칙이 흔들린 대가
‘빵과 책’·양자경·강말금 그리고
기고 [전체보기]
‘2028 세계디자인수도 부산’의 과제
배의 피부를 지키는 기술은 도장이다
기자수첩 [전체보기]
금고 이사장 전횡, 지금도 진행중
엘리트 자평해온 市 공무원…생중계 회의서 능력 입증을
김준희의 클래식 인사이트 [전체보기]
여름의 끝자락, 브람스
여름날의 애상, 왈츠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다대포에서 만난 퇴계 이황
세종시대 음악이 전해진 이유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AX·반도체 전시회 5개 동시에 열렸는데…
북극항로, 첫 배보다 중요한 것은 다음 배다
도청도설 [전체보기]
if, 손아섭
교육이라는 희망
독자 투고 [전체보기]
새로운 시작 ‘황혼 이혼’
무료 화장실 깨끗하게 쓰자
메디칼럼 [전체보기]
25년을 간직한 리플렛 세 장
요추부 척추관협착증, ‘메포츠’로 극복하기
목지수의 도시브랜드 산책 [전체보기]
랜드마크 시스템의 시대
북항 돔구장에서 야구 보며 사우나를
박지욱의 뇌력이 매력 [전체보기]
건망증, 이렇게 잡자
운동으로 해마를 키우자
박진희의 컬처 픽 [전체보기]
‘부캉이’ 스펙터클에서 공존으로
부산 문화정책, 지금 필요한 선택
사설 [전체보기]
기초의회 의정비 증액, 합리적 기준이 필요하다
특별감찰관 부활, 임명보다 실질적 감찰이 중요하다
세상읽기 [전체보기]
‘이불 킥’의 순간에 도움 될 심리학 지식 한 스푼
문화예술의 시대
안재철의 연결하는 공간 [전체보기]
지구와 도시의 연결을 묻다
해양수도 부산, ‘제3의 경계 공간’
엄길청의 문전성시 [전체보기]
말과 현실이 너무 다른 부산
반도체와 부산
이보성의 미술 현장 산책 [전체보기]
두 미술관, 각자의 역할을 묻다
시장이 강해진 것일까, 비엔날레가 약해진 것일까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복지의 ‘필요 원칙’과 포퓰리즘
보건의료에서 지방정부 역할과 ‘정책 의료’
이정구의 맛과 건강 [전체보기]
미식과 오래 씹기
이제명의 오션 드림 [전체보기]
광복 81년, 다음은 바다의 산업 주권
HMM 부산 이전, 해양수도의 시험대
이홍의 세상현미경 [전체보기]
대규모 대미 투자, 기회인가 위협인가
국제질서의 지각변동과 한국의 성장경로
정쾌호의 부동산 탐구생활 [전체보기]
부산 아파트 10년, 이중 양극화와 위상 추락
미분양의 경고, 지방 맞춤 ‘출구전략’ 서둘러야
주재민의 명당을 찾아서 [전체보기]
사람은 갔어도 명당은 남아 있다
조선 8대 명당 중 하나인 정문도 묘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추석의 식탁, 가족을 잇는 와인
오스트리아 와인,빈의 시간을 마시다
특별기고 [전체보기]
‘해양수도 부산’ 토대부터 바로 놓아야
당론 따를지 역사 따를지 양심의 선택을
하순봉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박자와 기보
국민악파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이대원의 ‘온정리 풍경’
유영국의 1957년 작 ‘사람’
CEO 칼럼 [전체보기]
청년 떠나는 지방, 수도권 인구 분산해야
거울 속의 외계인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