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나 드라마에 수술 장면이 잠깐이라도 나오거나, 의사가 등장하면 직업적인 호기심에 눈여겨 보게 되는데, 최근 성형외과 의사가 주인공인 드라마 ‘페이스 미’가 방영돼 관심을 가지고 봤다. ‘슬기로운 의사생활’, ‘굿 닥터’, ‘하얀거탑’ 등 의사를 주인공으로 한 작품은 꽤 많았지만 성형외과 의사가 주인공인 작품은 흔치 않다. 대부분 메디컬드라마에서 의사는 생명을 살리는 진지한 역할이라면, 성형외과 의사는 상업적이거나 코믹한 캐릭터로 그려질 때가 많아 아쉬움이 컸다. 그래서 ‘페이스 미’ 주인공이 재건성형을 통해 범죄피해자를 돕는 응급의학과 출신 성형외과 의사라는 점에서 더욱 기대된다.
요즘 성형수술이라고 하면 외적 아름다움을 위한 미용성형이라는 편향된 인식이 대부분이지만, 성형외과(plastic and reconstructive surgery)는 외과의 한 분야로 미용성형과 재건성형으로 나눌 수 있으며 시작은 재건 목적의 수술이었다.
재건성형은 선천적 기형이나 사고 질병 등 다양한 원인으로 인해 신체에 변형이 발생한 경우 이를 원래 모습과 가깝게 복원해 손상된 신체의 기능과 모습을 정상에 가깝게 재건하는 수술로, 환자에게 삶의 희망을 주고 일상생활에 복귀할 수 있도록, 건강하고 행복한 사회생활을 누릴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목적이다.
공식적으로 성형수술의 첫 번째 환자는 현대성형수술의 아버지라 불리는 해럴드 길리스에게서 손상된 눈 주변의 피부 이식을 받은 1차 세계대전 참전군인이었다. 심각한 외상을 입은 사람에게 재건 성형은 손상된 신체가 복구되면서 무너진 내면의 상처도 함께 치유되고 삶의 희망을 찾는 계기가 되므로 단순 치료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전쟁과 같은 사고나 질병 등으로 인한 수술 뿐만 아니라 구순 구개열, 소이증, 두개골 조기유합, 다지증, 합지증 등 선천적 기형을 개선하는 수술 또한 재건성형의 중요한 분야이다.
제대로 된 마취제나 항생제가 없던 시기의 수술은 극심한 통증과 감염으로 인해 생명을 담보로 하는 위험한 일이었기에 1950년 이전까지의 성형수술은 대부분 미용적인 측면을 고려하지 못해 재건성형이 대부분이었다. 아이러니하게도 1, 2차 세계대전 덕분에 성형수술은 눈부신 발전을 거듭하게 되었고 2차 세계대전 시기에 발견된 페니실린과 마취의 발전은 보다 정교한 수술을 가능하게 해 미용적인 목적으로 성형수술이 널리 시도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우리나라에는 한국전쟁 때 미국 군의관들에 의해 성형수술이 도입됐고, 한국전쟁 후 재건성형의 수요로 1961년부터 진료를 시작했다. 이후 1975년 전문의 자격시험이 개설되면서 미용성형의 개념이 서서히 자리잡기 시작하다가 1990년대 이후 경제적으로 성장을 이룬 후에야 인기를 끌며 현재에 이르렀다. 미용성형은 개인의 미적 기준을 충족시키거나 외모를 개선하기 위해 수행되는 수술로 외모에 대한 자기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쌍꺼풀, 코성형, 안면윤곽술, 유방성형 등 다양하게 시도된다.
성형수술을 언급하면 대부분의 사람이 ‘성형중독’이나 ‘외모지상주의’와 같이 미용성형의 부정적인 면을 먼저 떠올리고, 재건성형에는 큰 관심이 없다. 미용성형은 외모 개선으로 인한 개인의 미적추구, 자기만족이라는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 반면 재건성형의 경우 선천적 기형이나 질병 사고 등으로 삶의 희망을 잃은 사람들에게 치료와 치유, 회복 등 희망적인 수단으로 환자의 건강과 기능을 회복하고 일상생활로의 복귀를 지원하는 의미가 있다. 미용성형과 재건성형이 의미와 목적이 다른 듯하지만, 달라진 외모는 결국 삶 전체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본질적으로 같은 의미로 받아들여질 수도 있다.
성형수술은 목적이 아닌 더 나은 삶을 위한 수단으로서 선택되어져야 하므로, 환자의 필요와 목표를 신중히 고려하고, 성형외과 전문의와 충분한 상담을 통해 성형후 달라질 모습과 혹시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에 대해 미리 숙지해, 환자의 건강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결정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