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세상읽기] 지방선거에서 정당공천제도 폐지하자

김해원 부산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헌법학자

  • 김해원 부산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헌법학자
  •  |   입력 : 2024-10-30 19:45:41
  •  |   본지 18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2022년 실시된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의 당선자 4124명 중 95%가 넘는 3936명이 정당추천후보자였다. 지난 16일 있었던 재·보궐 지방선거에서는 교육감선거를 제외한 모든 당선자가 정당추천후보자였다. 이러한 결과는 정당추천 없이는 지방선거에서 당선될 가능성이 희박한 현실을 보여준다. 그런데 지방선거에서 정당의 후보자공천제도는 지방자치의 이념에도, 정당제도의 본질에도 어울리지 않는다. 주민의 이익이 아니라 “국민의 이익을 위하여” 그리고 주민의 정치적 의사형성이 아니라 “국민의 정치적 의사형성에 참여함을 목적으로 하는” 정당이(「정당법」 제2조), 지역적 주체인 주민의 자기 통치를 구현하기 위한 수단인 지방선거에 개입하여 지방자치를 모욕하고 정당제도를 왜곡할 위험이 크기 때문이다. 특히 헌법은 정당을 “국민의 정치적 의사형성에 참여하는데 필요한 조직”으로 설계했고(제8조제2항), 국가적·국민적 차원에서 공통적·일반적으로 처리되어야 할 업무(국가사무)를 담당하는 “국가기관”과 특정 지방공동체에 뿌리를 두고 있거나 그 지방공동체와 특유한 관련이 있는 사무(자치사무)를 처리하는 “지방자치단체”를 대립시켜 이들 간의 갈등을 전제하면서도(제111조제1항제4호), 국가기관을 매개한 통일성과 지방자치단체를 매개한 다양성이 조화를 이루는 정치공동체를 위하여 국가기관과 지방자치단체 양자 모두를 대한민국에 결속시킨 후 지방자치단체의 진정한 주인으로서 국민이 아닌 “주민”을 내세우고 있다(제117조제1항).

따라서 정당의 후보자추천을 규정한 「공직선거법」제47조를 개정해서, 지방선거에서 정당의 후보자추천을 금지하는 것이 좋겠다. 정당을 매개해 초래되는 중앙정치(인)에 대한 지방정치(인)의 예속과 국민이익·의사와 주민이익·의사의 무분별한 뒤섞임(특히 지방선거에서 정권을 심판하고 주민의 민원 해결을 위해 국회의원·대통령선거를 활용함으로써, 주민의 지위도 국민의 지위도 모두 훼손하는 자기 파괴적 정치행위)을 줄여서, 지방자치의 이념실현과 국가기관과 지방자치단체 간 바람직한 긴장관계를 구축하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나아가 지방자치단체 차원에서 행해지는 정당 상호 간 불필요한 경쟁을 덜고 정당이 특정 지방이나 주민의 과도한 요구에서 벗어나 국가와 국민에 집중할 수 있는 현실적 계기를 독려함으로써, 정당의 본질적 기능 강화와 정당정치 발전에도 기여할 것이다.

물론 지방자치 영역에서도 정치적 의사의 효과적인 중개나 지속적 결사체를 통한 지방정치의 책임성 담보 및 의사결정의 효율성 도모와 지방자치단체 소속 기관들에 대한 조직적 감시·통제 또한 중요하며, 유능한 지방정치인의 양성과 토호에 대한 견제도 필요하다. 따라서 지방선거에서의 정당공천제도를 폐지하는 대신에 정당과는 구별되는 ‘주민의 이익·의사를 위해 주민의 정치적 의사 형성에 참여함을 목적으로 하는 주민의 자발적 조직으로서의 정치적 결사(주민자치결사)’가 각각의 지방자치단체 차원에서 지속적이고 안정적으로 활성화될 수 있는 제도적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다만 대안으로 거론해 온 「정당법」 개정(정당설립 요건 완화)을 통한 소위 지방정당의 활성화와 이를 통한 지방정당의 후보자공천제도는, 바람직한 방향이 아니다. 지방선거에서 해당 지방에 중심을 둔 지방정당과 전국적 정당 혹은 다른 지방에 중심을 둔 지방정당 상호 간 경쟁에 따른 혼란이나 수도권당·서울당 등과 같은 지방정당이 국회에 진출하거나 국가기관 구성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함으로써 특정 지방·주민의 이익을 위해 국가의사가 왜곡될 우려는 차치하더라도, 주민을 위한 지방정치를 지향하면서도 국민을 위한 정치적 결사체(정당)라는 허울을 갖는 지방정당이 정치적 행위자로 활약하는 것은 국민과 주민을 분별해야 할 우리의 의식을 교란하는 통로를 용납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대한민국의 국민이면서 동시에 한반도와 그 부속도서에 속하는 어느 방면의 땅에 발 딛고 사는 주민이다. 지방자치의 날(10. 29) 기념해야 할 것은, 공과 사를 분별하듯 국민과 주민을 분별한 헌법에 입각한 각성 특히 우리가 보유한 두 지위의 기반인 ‘국민의식’과 ‘주민의식’에 대한 분열적 성찰이어야 하겠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국민연금 한 번도 못 낸 청년 21만명…10명 중 9명은 '실직'"
  2. 2[날씨칼럼] 날씨와 기후 사이, 평년값으로 읽는 10월
  3. 3[속보] 재커라이어, 나흘 만에 경질.. ‘역대 최단 기간’ 백악관 대변인
  4. 4‘부산살이’ 한 달 된 부캉이…주말 북항 친수공원 인파 몰려
  5. 5[속보] 추미애 “순직 소방관께 깊은 애도, 근무 환경 살피겠다”
  6. 6부산·울산·경남 가끔 구름 많다가 밤부터 흐려져
  7. 7제자 성추행한 초등 교사에 기부금 전달한 전현직 교사 '불구속 송치'
  8. 8부천 공장 화재 순직 소방관 장례 '경기도청장'으로 엄수
  9. 9"통합 앞둔 발전5사, '8020억 자회사 부채' 승계계획 전무"
  10. 10부산 주유소 휘발유 평균가 ℓ당 1838.3원… 전주보다 1.2원 ↓
  1. 1[속보] 추미애 '소방 재정 빨대' 발언 사과…“폄훼 의도 없어”
  2. 2김민석, '재정 빨대' 발언 사과... "추미애에게도 사과 요청했다"
  3. 3국힘, 秋 ‘재정 빨대’ 발언 사과에 “‘사과 바라시니까’…끝까지 오만”
  4. 4[정가 인&아웃] 지역현안 해결사 이헌승 국힘 부산 국회의원, 국제신문 회생에도 팔 걷어
  5. 5[속보] 김민석 "'조희대 탄핵 추진' 논의 공식화"
  6. 6이 대통령 "부마항쟁과 5·18, 헌법 담아내야" 국회에 개헌 논의 촉구 (종합)
  7. 7이헌승 "국제신문 실질적 대주주 조사 미흡" 질타에 부산노동청장 "다음주 면담"
  8. 8北, 잠수함발사 전략순항미사일 2종 시험발사(종합)
  9. 9李대통령 지지율 39%, 하락세 멈췄다…민주 36% 국힘 27%
  10. 10李대통령 “부마항쟁과 5·18 헌법 수록 개헌, 국회가 나서달라”
  1. 1"국민연금 한 번도 못 낸 청년 21만명…10명 중 9명은 '실직'"
  2. 2"통합 앞둔 발전5사, '8020억 자회사 부채' 승계계획 전무"
  3. 3부산 주유소 휘발유 평균가 ℓ당 1838.3원… 전주보다 1.2원 ↓
  4. 4부산 이전 1차 공공기관 4곳, 수도권에 여전히 495명 잔류
  5. 5부산TP 수장 중기부 승인…신임 기관장들 내주 취임
  6. 67.5% 폭락 ‘녹아내린 코스피’…7000서 7일 만에 5500으로(종합)
  7. 7누리호 탄 군집위성, 발사 14시간 만에 첫 지구 촬영 성공
  8. 8부산 9월 취업자 9000명 늘었지만…'경제허리' 40·50대 3만명↓
  9. 9‘신뢰 시그널’ 없는 증시…외인 이달만 18조 투매
  10. 1040돌 수산무역협회도 부산시대 연다
  1. 1[날씨칼럼] 날씨와 기후 사이, 평년값으로 읽는 10월
  2. 2‘부산살이’ 한 달 된 부캉이…주말 북항 친수공원 인파 몰려
  3. 3[속보] 추미애 “순직 소방관께 깊은 애도, 근무 환경 살피겠다”
  4. 4부산·울산·경남 가끔 구름 많다가 밤부터 흐려져
  5. 5제자 성추행한 초등 교사에 기부금 전달한 전현직 교사 '불구속 송치'
  6. 6부천 공장 화재 순직 소방관 장례 '경기도청장'으로 엄수
  7. 7"뉴스거리 만들려 범행" 인천 흉기난동범 최충락 주거지 압수수색
  8. 8통영서 단체 수영하던 50대, 1.8㎞ 표류…해경 구조
  9. 9광주서 승합차·시내버스·오토바이 추돌…2명 경상
  10. 10이태원 참사 유족, 4주기 앞두고 진상규명 촉구…"책임자 처벌" 외치기도
  1. 1김도영의 KIA냐, 오스틴의 LG냐
  2. 2득점은 킹, 리바운드는 롱…KCC 살릴 ‘믿을맨’ 찾았다
  3. 3자금 숨통 틔웠다…LIV골프 살아날까
  4. 4[뭐라노] 롯데, 이젠 성찰할 때
  5. 5프로야구 역대급 흥행에도 쪼그라든 ‘거인 팬심’
  6. 6인종차별 당한 엄지성…英 경찰 수사
  7. 7거인 3년 연속 7위…레이예스·한동희는 날았다
  8. 8황성빈은 첫 도루왕…끝까지 뜨거웠던 타이틀 경쟁
  9. 9한화, 새 사령탑에 류지현…3년 20억원
  10. 103년 無가을로 계약 만료…김태형 감독 운명은?
우리은행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학교 통폐합 지역 맞춤형으로 접근”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해운기업 유치, 해사법원 신설 “해양수도 부산 경쟁력 키울 것”
강동진의 도시이야기 [전체보기]
바흐를 찾아간 나, 한국을 꿈꾸는 그녀
세계유산위원회, 부산의 시간을 세계와 나누다
경제프리즘 [전체보기]
소비 아닌 문화 생산 주체 오페라하우스
한국 갯벌의 2단계 확대 등재 의미
과학에세이 [전체보기]
AI 시대, 부산 R&D의 대전환
원자력 청출어람, 스승을 가르치다
국제칼럼 [전체보기]
사라지는 것, 귀 기울일 것
열린 사회와 그 적들
기고 [전체보기]
배의 피부를 지키는 기술은 도장이다
거장은 떠나도, 오케스트라는 남아야 한다
기자수첩 [전체보기]
금고 이사장 전횡, 지금도 진행중
엘리트 자평해온 市 공무원…생중계 회의서 능력 입증을
김준희의 클래식 인사이트 [전체보기]
여름의 끝자락, 브람스
여름날의 애상, 왈츠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다대포에서 만난 퇴계 이황
세종시대 음악이 전해진 이유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북극항로, 첫 배보다 중요한 것은 다음 배다
솔직할 수 있는 용기, 당신에게도 닿기를
도청도설 [전체보기]
은정이라는 이름
다시 영화의 시간
독자 투고 [전체보기]
새로운 시작 ‘황혼 이혼’
무료 화장실 깨끗하게 쓰자
메디칼럼 [전체보기]
요추부 척추관협착증, ‘메포츠’로 극복하기
B형 간염 ‘바이러스 수치’에 ‘급여’ 맞춰야
목지수의 도시브랜드 산책 [전체보기]
랜드마크 시스템의 시대
북항 돔구장에서 야구 보며 사우나를
박지욱의 뇌력이 매력 [전체보기]
건망증, 이렇게 잡자
운동으로 해마를 키우자
박진희의 컬처 픽 [전체보기]
‘부캉이’ 스펙터클에서 공존으로
부산 문화정책, 지금 필요한 선택
사설 [전체보기]
초대 중수청장, 내편 네편 아닌 국민편에 서라
지자체, 현수막 법 준수하고 실태부터 파악해야
세상읽기 [전체보기]
다민족 사회
부캉이가 북항에 던진 질문
안재철의 연결하는 공간 [전체보기]
지구와 도시의 연결을 묻다
해양수도 부산, ‘제3의 경계 공간’
엄길청의 문전성시 [전체보기]
말과 현실이 너무 다른 부산
반도체와 부산
이보성의 미술 현장 산책 [전체보기]
두 미술관, 각자의 역할을 묻다
시장이 강해진 것일까, 비엔날레가 약해진 것일까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복지의 ‘필요 원칙’과 포퓰리즘
보건의료에서 지방정부 역할과 ‘정책 의료’
이정구의 맛과 건강 [전체보기]
미식과 오래 씹기
이제명의 오션 드림 [전체보기]
광복 81년, 다음은 바다의 산업 주권
HMM 부산 이전, 해양수도의 시험대
이홍의 세상현미경 [전체보기]
국제질서의 지각변동과 한국의 성장경로
한국이 가진 자산
정쾌호의 부동산 탐구생활 [전체보기]
부산 아파트 10년, 이중 양극화와 위상 추락
미분양의 경고, 지방 맞춤 ‘출구전략’ 서둘러야
주재민의 명당을 찾아서 [전체보기]
조선 8대 명당 중 하나인 정문도 묘
금가락지가 땅에 떨어진 형국, 곡전재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추석의 식탁, 가족을 잇는 와인
오스트리아 와인,빈의 시간을 마시다
특별기고 [전체보기]
‘해양수도 부산’ 토대부터 바로 놓아야
당론 따를지 역사 따를지 양심의 선택을
하순봉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박자와 기보
국민악파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이대원의 ‘온정리 풍경’
유영국의 1957년 작 ‘사람’
CEO 칼럼 [전체보기]
거울 속의 외계인
물 들어올 때 노 저어라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