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테이너 물동량 세계 7위(국가 단위 세계 3위), 환적화물 물동량 세계 2위 항만 도시가 부산이다. 부산은 이미 세계적인 물류허브 기능을 하고 있다. 문제는 그동안 이런 물류허브 기능을 고부가가치 산업과 연계해 종합적인 허브 역할로 발전시키지 못했다는 것이다. 아울러 세계적 차원의 허브도시로 주목 받을 수 있는 도시환경,문화인프라가 가꾸어지지 못했다. 천혜의 지경학적 조건과 산 바다 강을 품고 있는 자연 환경을 제대로 못 살린 것이다.
이제 명실상부한 글로벌허브도시로 발돋움하기 위한 움직임이 본격화 되었다. 국민의 힘 이헌승의원과 더불어민주당 전재수 의원이 공동으로 대표 발의하고 지역 국회의원이 전원 참가한 ‘부산글로벌허브도시 조성에 관한 특별법(부산글로벌허브도시 특별법)’이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 상정되었다. 이 특별법에 글로벌 물류와 연계한 글로벌 금융,디지털 산업,문화관광교육,도시환경 등 종합적인 허브 기능을 위한 기본 방향이 설계되어 있다. 물론 법안의 내용은 충분하지 않다. 정부 부처와 협의 과정에서 예타 면제 등의 특례와 분권 내용이 후퇴한 것도 사실이다. 중앙집권형 국정운영 체계의 대한민국 현실을 새삼 체감하지만 이런 현실을 헤쳐 나가고자 하는 또 하나의 과정일 뿐이다. 그런 점에서 부산글로벌허브도시 특별법은 완성이 아니라 시작이다.
글로벌허브도시를 위한 시민 참여와 활동도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다. 올 초부터 지방분권균형발전부산시민연대, 부산경실련, 부산YMCA, 부산여성단체협의회 등 시민단체가 토론회,기자회견 등 부산글로벌허브도시 특별법 조속 입법 등에 대한 시민 목소리를 표출해 왔다. 이런 활동을 바탕으로 지난 8월 27일, 시민단체를 비롯해 상공 종교 학계 여성 청년 노인 장애인 체육 등 각계를 망라한 단체와 개인이 결집하여 ‘부산글로벌허브도시 범시민추진협의회’를 출범했다. 출범 이후 정기국회 개회에 즈음하여 9월 4일, 국회에서 조속한 입법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했고, 10월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부산시 국정감사, 11월 행정안전위원회 심의 등에 맞추어 대규모 시민참여 활동을 계획하고 있다. 100만 시민서명 운동은 목표치를 넘어 첫 서명 이후 40일만에 140만 명을 넘겼다. 시민관심과 참여 분위기가 매우 높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다.
한편 이런 흐름과 분위기 속에 “글로벌허브도시가 뭐지?” “글로벌허브도시가 되면 뭐가 달라지는 거지?”하는 질문도 드물지 않다. 문자 그대로 세계적인 중심도시, 국내외 금융해양물류 등의 인재와 종사자가 모이고, 쾌적한 도시환경, 대중적·고전적 문화예술의 향기가 어우러지는 도시라고 간단히 정리해보지만 시민이 체감하기에는 무언가 부족하다. 무엇보다 나와 동료와 이웃의 삶, 시민의 삶이 지금보다 어떻게 달라지고 나아지는 것인가에 대한 쉬운 길잡이가 필요하다. 자녀를 서울의 대학에 보내지 않아도 되고, 부산 경남 울산 등 인근 지역에 질 높은 많은 일자리가 생기고, 일일 생활권으로 통학·통근이 가능하며, 그래서 지난 10년간 청년 인구만 7만9000명 이 감소하는 일이 되풀이 되지 않는 도시로 만들자는 것, 낙동강 하구에 200여만 평의 국가공원을 조성하고 음악 미술 무용 연극 영화영상 문학 등 문화예술인이 모이고, 대중적이고 일상적인 생활축제,이벤트가 가까이 있는 쾌적하고 품격있는 도시로 가꾸자는 것, 우선 이 정도 수준에서라도 설명할 수 있지 않을까.
어쨌든 가장 핵심은 ‘시민’이다. 국제관문 공항 건설·운영, 북항재개발, 산업은행 부산 이전 등 글로벌허브도시와 관련된 모든 사안이 시민이 중심에 있는 공공성을 그 바탕으로 한다. 그렇지 않은 글로벌허브도시는 공허하다. 구덕운동장 재개발, 이기대 입구 고층 아파트 건설 등과 관련한 최근의 과정을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 시민단체, 시민사회를 단순 동원이나 필요할 때 행정의 보조 수단으로 안이하게 본다면 글로벌허브도시는 요원하다. 부산글로벌허브도시는 비판적 문제의식을 가진 시민의 의견도 경청하면서 지속적으로 보완, 혁신해 나가야 성공할 수 있다. 퐁피두센터 부산분관 역시 마찬가지다. 찬성, 반대의 대립을 넘어서는 다원적 시민사회의 통찰이 필요하다. 부산글로벌허브도시의 주체는 시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