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창원 프로야구단 NC다이노스 홈구장은 흔히 ‘창원NC파크’라 불린다. 하지만 이 야구장의 정식 명칭은 ‘마산야구센터 창원NC파크 마산구장’이다. 이렇게 길어진 이유는 통합 창원시 출범의 역사가 담겨 있기 때문이다. ‘마산’이라는 옛 지명이 두 번이나 들어간 것도 정치적인 이유다.
2010년 경남의 옛 마산시, 창원시, 진해시가 ‘통합 창원시’로 새출발했다. 옛 창원시는 이름을 가져가고 옛 마산으로 통합 시청을 옮기기로 했다. 한때 전국 7대 도시였던 마산은 급변하는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고 경제가 쇠락하고 있었다. 돌파구를 찾아야 했다. 마산은 이름을 넘기는 대신 실리를 취하기로 했다. 그런데 창원시청은 눌러앉았다.
‘통합 창원시’는 극심한 지역 갈등을 봉합하기 위해 2011년 프로야구단 NC다이노스를 유치한다. 그러나 홈구장 위치를 놓고 옛 창원·마산·진해는 치열하게 대립했다. 결국 입지가 가장 좋은 현재 위치인 마산회원구 옛 마산종합운동장 자리로 결정됐다. 이름을 뺏긴 마산지역에서 강력 반발해 새 프로야구단 홈구장은 유치했지만 통합 창원시 등은 이름만큼은 ‘창원’을 부각하려 했다. 결국 옛 마산 쪽과 옛 창원 쪽이 타협해 NC다이노스의 홈구장 정식 명칭은 ‘마산야구센터 창원NC파크 마산구장’이 됐다.
그렇지만 이것도 오래 가지 못했다. 라이온스파크(삼성), 이글스파크(한화)처럼 ‘파크’가 부각되면서 새 홈구장 명칭도 ‘창원NC파크’라 불리고 있다. ‘마산’이라는 이름은 야구장 명칭에서 사실상 사라진다.
올해 경남 사천에서 개청한 우주항공청이 얼마 전부터 보도자료에서 약칭을 ‘우주청’으로 표기한다. 별일 아닌 것 같지만 ‘우주청’이라는 이름에서 ‘창원NC파크’가 떠오른다. 우주청이라는 약칭이 굳어져 많은 사람이 우주청이라고만 부르면 ‘항공’ 분야는 소외되기 쉽다. 이름을 불러야 존재한다고 하지 않는가. 우주항공청 개청 전 설립 작업 때에는 ‘항공우주청’이라고 불리다가 어느 순간부터 ‘우주’가 앞에 왔다. 앞에 오는 것은 좋다. ‘우주 개척’은 우리의 꿈이요, 미래이기 때문이다.
‘우주와 항공’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이미 갖춰진 경남의 첨단 정밀 기계 산업을 바탕으로 지금의 항공 산업이 발전한 것처럼 우주 산업도 이렇게 유기적으로 발전하면 좋겠다. 무엇보다 ‘항공’과 ‘우주’의 절묘한 융합 발전을 이끌어내는 작업을 ‘우주항공청’이 주도했으면 한다. 약칭을 무엇으로 할 것인지 고민할 때는 아니다.
정옥재 서울경제부 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