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가 프랑스의 세계적 미술관 퐁피두센터 분관 유치를 공식화했다. 시는 9일 퐁피두센터와 ‘퐁피두센터 부산’ 유치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퐁피두센터는 루브르, 오르세와 함께 프랑스를 대표하는 3대 미술관 중 하나다. 퐁피두센터 부산은 현재 용역 중인 이기대예술공원 핵심 시설로 이기대공원 어울마당 일원에 건립될 예정이다. 연면적 1만5000㎡규모로 전시실 창작스튜디오 공연장 교육실 수장고 등으로 구성된다. 시는 행정절차를 거쳐 2027년 공사를 시작해 2031년 개관할 계획이다. 최초 계약 5년 이후 재계약을 통해 계속 운영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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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가 구상 중인 이기대 예술공원 예상 모습. 국제신문DB |
세계적인 미술관 분관이 설립되면 시민이 수준높은 문화예술을 향유할 수 있다. 부산 예술인을 위한 전시·창작스튜디오를 운영해 예술생태계를 활성화하는 역할도 할 것이다. 또 국내외 관광객 유치 효과도 거둘 수 있다. 부산 관광업계가 일제히 환호하고 있는 이유다. 퐁피두센터 분관이 부산의 문화·예술 명품시설이 된다는 의미다. 부산오페라하우스 부산콘서트홀과 함께 부산 문화 콘텐츠를 한층 풍성하게 한다면 더할 나위 없다. 부산시는 퐁피두센터 분관의 경제적파급·취업유발 효과를 각 4483억 원, 5896명으로 분석했다.
이런 기대감 속에 분관 유치를 놓고 재검토해야 한다는 반대 의견도 있다.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는 데 그만한 효용가치가 있겠느냐는 주장이다. 분관 건립비가 1100억 원에 이르고 브랜드 사용료 등 해마다 100억 원이 넘는 운영비가 필요하니 ‘세금 먹는 하마’가 될 것을 우려한다. 국내에 분관이 두 개 운영될 가능성도 있다. 한화그룹은 내년 서울에 분관을 개관, 4년간 운영한다. 이후 한화가 재계약할지는 알 수 없다. 이 때문에 ‘국내 유일 분관’ 논란이 불거졌다. 부산시는 “독창적 전시를 강조했지 국내 유일이라고 언급한 적은 없다”고 밝혔다. 또 시의회 본회의에서 분관 유치 과정에 특정 갤러리가 개입했다는 의혹까지 제기됐다. 미술계 일부 인사들의 반발도 드세다. 이들은 부산시립미술관·현대미술관 발전 방안 없이 새로운 미술관을 추진해서는 안된다는 입장이다. 미술계 일부 인사와 시민단체는 11일 분관 유치를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연다.
퐁피두센터를 둘러싼 논란은 대형 문화시설 유치의 명암을 보여준다. 최근 개관한 간송미술관 대구 분관도 유치 및 건립 과정에서 많은 반대와 시행착오를 거쳤다. 이를 불식시키려면 부산시는 분관 건립과 운영에 따른 우려 사항에 명확하게 답해야 한다. 또한 제대로 여론 수렴 과정을 거치지 않았다는 시민단체의 지적을 새겨 들어 시민 목소리에 더 귀를 기울여야 한다. 미술계 반발은 부산 문화예술 예산 부족이 한몫 한다. 부산시가 전체 문화예술 예산을 확대하는 방안을 고려하는 계기가 돼야 할 것이다. 퐁피두센터 분관이 부산의 랜드마크가 될 지 여부는 부산시 하기 나름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마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