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영 국민의힘 부산시당 위원장과 이재성 더불어민주당 부산시당 위원장이 추석 연휴를 앞두고 마주 앉았다. 부산 현안을 긴급 진단하고 해법을 논의하기 위해서다. 이 자리에서 여야 시당 위원장은 부산글로벌허브도시특별법의 연내 국회 통과와 에어부산 분리 매각에 초당적으로 협력할 것을 약속했다. 이 두 가지가 대한민국 제2 도시로서 부산의 재도약에 반드시 필요한 사안이라는데 공감한 결과다. KDB산업은행 부산 이전, 인구 유출과 지역 소멸 문제에 관해서도 각자가 가진 세부 전략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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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은 부산글로벌허브도시특별법 국회 통과, 산업은행 부산 이전 등을 통해 경제 재도약을 꿈꾸고 있다. 사진은 부산 남구 문현동 부산국제금융센터(BIFC) 일대 야경. 국제신문 DB |
여야 시당 위원장이 언급한 현안들은 하나같이 시급하고 중대하지만 해결이 쉽지 않은 과제들이다. 2030세계박람회(월드엑스포) 부산 유치가 불발된 이후 본격 추진되기 시작한 글로벌허브특별법은 입법에 여야 이견이 거의 없지만 다른 도시에서 추진되는 비슷한 내용의 법안 때문에 자칫 차별성을 부각시키기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에어부산 분리 매각은 조만간 공사가 시작될 가덕도신공항 활성화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작업이지만, 결정권이 사실상 대한항공에 있어 지역 정치권 역할이 제한적이다. 민주당 반대로 답보 상태인 산은 이전은 말할 것도 없다. 이런 문제가 어떻게 풀리느냐에 따라 지역 소멸 위기는 자동 해소될 수도, 가속화할 수도 있다. 여야 정치권이 사안별로 정밀한 대응전략을 구사해야 하는 이유다. 이들 모두에 원내 다수당인 민주당의 스탠스가 결정적인 만큼 이재성 위원장에게는 원외 한계를 극복해야 하는 과제가 동시에 주어져 있다.
요즘 들어 정치권에서조차 부산의 위상이 낮아지는 조짐은 그 어떤 상황보다 우려스럽다. 민주당은 물론이고 국민의힘마저 ‘중도층 수도권 청년’을 공략해야 한다는 명분으로 수도권 여론 풍향계만 쳐다보고 있다. 부산은 민주당 입장에선 정치 세력이 약하니 배려 대상이 아니고, 국민의힘으로선 지지 기반 확장에 중요한 승부처가 아니라고 판단하기 때문일 것이다. 사람도 돈도 수도권으로 모이고 정치인들도 그런 수도권만 챙기는 형국이다. 하지만 이런 정치권의 행태가 오히려 비수도권, 그것도 부산의 발전 필요성을 역설적으로 반증한다는 점에서 여도 야도 반성해야 한다.
부산이 보수의 심장이라는 평가는 이제 옛말이다. 승자독식 선거 결과에 가린 밑바닥 정서를 봐야 한다. 지난 4·10 총선에서 부산은 국민의힘이 17석으로 압도적 우위를 점하긴 했지만 전체 득표율은 국민의힘과 민주당이 55 대 45 비율이었다. 격차는 해를 거듭할수록 줄어든다. 부산이 더 이상 특정 정당의 텃밭이 아니라는 뜻이다. 박 위원장과 이 위원장은 부산에서 태어나 학교를 다니다 서울과 경기권에서 커리어를 쌓았다. 수십년 만에 돌아온 고향의 초라한 모습에 놀라지 않았을 리 없다. 두 위원장이 부산을 위해 뭘 할지는 거기서부터 출발해야 할 것이다. 부산 발전에 여야가 따로 있어선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