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뉴스와 현장] 실력·인성 갖춘 축구 ‘레전드’ 정용환이 그립다

  • 유정환 기자 defiant@kookje.co.kr
  •  |   입력 : 2024-07-03 19:34:37
  •  |   본지 18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올초부터 이어진 부산 스포츠계의 ‘일탈’이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가장 충격을 준 이는 프로농구 KCC이지스의 허웅이다. 허웅은 2023-2024시즌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에서 최우수선수(MVP)에 뽑혔으며, 최근 3년 연속 올스타 팬 투표 1위를 차지하는 등 리그 최고 인기 선수였다. 그런 그가 최근 전 여자친구를 공갈미수 협박 스토킹 등으로 고소장을 제출했고, 그 과정에서 이미 2번이나 아이를 낙태한 사실이 알려지며 팬들의 비난을 받고 있다.

지난해 항저우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획득해 군면제 혜택을 받은 롯데자이언츠의 나균안도 마찬가지다. 나균안은 최근 KIA타이거즈와의 홈경기를 앞두고 새벽까지 술자리를 가졌다. 그 결과 나균안은 선발로 출장해 2이닝도 안 던졌지만 역대 최대인 8실점을 기록했다. 롯데 팬들이 퇴장하는 나균안에게 심한 야유를 퍼붓는 이례적인 일도 벌어졌다. 보다 못한 구단도 다음 날 1군 말소를 통보했다. 품위유지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이유에서다. 시즌 초 외도 의혹으로 팬들의 비난을 받은 그가 얼마 지나지 않아 또다시 음주로 물의를 일으키면서 팬심의 회복을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 스포츠 스타의 사생활은 존중돼야 한다. 하지만 공인으로서의 최소한의 품위는 지켜야 하지 않을까.

불현듯 1980년대와 1990년대 활약했던 ‘부산 축구의 레전드’ 고 정용환 선수(감독·부산축구협회 기술이사)가 떠오른다. 누구보다 자기관리에 철저했던 그는 자신의 후원회 결성식날 “눈만 뜨면 모든 것이 유혹인데 그것을 이겨내고 노력하는 선수만이 태극마크를 달 수 있다. 선수에게 가장 중요한 건 자기관리를 철저히 하는 것”이라며 “그것은 하루아침에 이뤄지지 않기 때문에 평소에 습관화해야 하며 그 노력이 몸에 배면 어디를 가건 자기관리를 할 수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1984년부터 10년간 부산아이파크의 전신인 대우 로얄즈에서 ‘레전드 수비수’로 활약한 정용환은 1984·1987·1991년 세 차례 우승에 기여했다. 1986 서울 아시안 게임에서 금메달, 1990년 베이징 아시안 게임에서 동메달을 따낸 그는 국가대표팀에 11년 연속 선발된 유일무이한 선수이기도 하다. 유소년 육성에 큰 뜻을 품었던 정용환은 만 56세 때인 2015년 6월 7일 암으로 생을 달리했다.

정용환을 기리는 마음이 커지면서 ‘정용환 장학회’를 중심으로 동상 건립이 본격화하고 있다. 2013년 사직야구장 광장 옆에 세워진 ‘무쇠팔 최동원 동상’에 이어 부산의 스포츠 스타 중에서는 두 번째다.

정용환 장학회는 어린이 축구교실을 여는 등 꿈나무 육성에 적극적이었던 정용환 감독을 추억하고 제2의 정용환을 발굴하기 위해 2004년 7월 29일 150명이 모여 설립한 ‘정용환 후원회’가 전신이다. 중식당을 운영하던 정용환 장학회 송춘열 회장을 중심으로 부산의 중식당 사장님이 회원의 90%를 차지한다. 송 회장은 “당시 정 감독님을 사석에서 처음 만났는데 다른 유명인처럼 으스대지도 않았고, 조기축구회 회원들에게 친근하게 축구를 가르쳐 주셨다. 그를 위해 의미 있는 모임을 만들자는 열망이 후원회 결성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출범 20주년을 맞은 장학회는 지난 2일 중식당을 운영하는 회원 30여 명이 중심이 돼 동상 건립 자금 마련을 위한 일일호프를 열었다. 롯데자이언츠의 ‘레전드’ 박정태 부산MBC 해설위원도 이날 행사에 참석해 직접 사인한 야구공과 배트를 판 돈 전액을 후원금으로 내놓았다. 정용환 동상은 고인의 고향인 기장군에 조성될 종합운동장에 들어설 계획이다. 송 회장은 이날 “정용환 동상 건립에 찬성하는 시민의 서명이 3000명을 넘어 5000명을 향해가고 있어 뿌듯하다. 각계각층에 계시는 분들이 정 감독을 중심으로 한 자리에 모여 축구에 대한 이야기를 꽃피우는 모습에 뭉클했다”고 밝혔다.

프로선수에게 성적은 중요하다. 하지만 그보다 중요한 것은 자기관리를 철저히 하는 것이다. 음지와 양지를 가리지 않고 한국 축구 발전을 위해 노력한 정 감독을 동상으로나마 만날 수 있는 그 날이 기다려진다.

유정환 스포츠팀장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문 前 대통령 거제 생가 복원키로
  2. 2신세계, 센텀 롯데百 인수…쇼핑·문화·관광 복합타운 만든다(종합)
  3. 3[시사난장] 풀숲에 버려진 ‘영도다리의 뼈’
  4. 4“영도 절영초 통폐합 추진 중단하라”
  5. 5신세계 야외주차장도 복합개발 속도…센텀 유통지형 요동
  6. 6김해 시내버스 개편…장유 등 23대 증차
  7. 7“국제신문 살리는 게 지역 민주주의 지키는 일”
  8. 8고리원전에 가짜 베어링 납품 업체들, 1년째 수사 표류
  9. 9팔만대장경 다시 판각…해인사 50년 대장정
  10. 10행사 한창인데 벡스코 정전…전력관리체계 도마(종합)
  1. 1“영도 절영초 통폐합 추진 중단하라”
  2. 2“능인, 경영능력에 의문” 부산국힘 내주 지원안 머리 맞댄다
  3. 3국힘 부정선거론 다시 띄우기…민주 “선동에 열중” 비난
  4. 4李 비판 유시민에 김민석 “대응 불필요”
  5. 5李 대통령 지지율 1%p 하락 39%…민주 국힘 경합
  6. 6송파 247만 장 검증, 신분확인·촬영요구로 시작부터 차질(종합)
  7. 7국민의힘 곽규택 의원 등 동구 주요 당직자, 북항 돔구장 정부 공모 참여 환영
  8. 8대한항공 말흐리기…실체없는 통합LCC 부산 허브
  9. 9[뉴스 분석] 종교인·언론사주가 국회 권위 훼손…도덕성 논란까지
  10. 10李 대통령 지지율 2%p 오른 46%…조희대 탄핵 반대 45%
  1. 1신세계, 센텀 롯데百 인수…쇼핑·문화·관광 복합타운 만든다(종합)
  2. 2신세계 야외주차장도 복합개발 속도…센텀 유통지형 요동
  3. 3행사 한창인데 벡스코 정전…전력관리체계 도마(종합)
  4. 4미분양·빈집 누적…부산 안서도 주택 위기 제각각
  5. 5부산시, 쿠팡 등 3곳 1630억 투자 유치
  6. 6삼성전자 분기 영업익 107조 역대 최대…반도체로만 106조(종합)
  7. 7AI드론으로 참치 찾는 선박 부산 출항
  8. 8롯데, 영도대교 복원 인연 축제로 잇는다
  9. 9‘덕후 천국’ 부산에 떴다…롯데百 전국 첫 IP 전문관
  10. 10가계대출 금리 5% 턱밑…고정형 주담대 사상 첫 5% 뚫어
  1. 1문 前 대통령 거제 생가 복원키로
  2. 2김해 시내버스 개편…장유 등 23대 증차
  3. 3“국제신문 살리는 게 지역 민주주의 지키는 일”
  4. 4고리원전에 가짜 베어링 납품 업체들, 1년째 수사 표류
  5. 5팔만대장경 다시 판각…해인사 50년 대장정
  6. 6기말고사에 EBS 유사 문항, 처음 아니었다
  7. 7착취 당한 男 장애인 구조해도…부산엔 임시거처조차 없다
  8. 8국회 복지위 ‘침례병원 정상화’ 정부 결단 촉구
  9. 9검증 체계 없는 유가보조금…줄줄 샌다
  10. 10본사 비대위·퇴직자, 지광 고소…실질경영자에 ‘체불 책임’ 추궁
  1. 1마침내…밀워키, 월드시리즈 첫 우승(종합)
  2. 2괜찮을까…모레노호, ‘96라인’·손흥민 모두 품었다
  3. 3“AG 환희 잊고…리그 첫 경기부터 승수쌓기 총력”
  4. 4여자프로농구 절반이 女감독
  5. 5롯데 수석코치 허문회, 2군 감독 박승민
  6. 6모레노, 은퇴소동 ‘96라인’ 달랜다…대표팀 내홍 풀까
  7. 7부산시대 2년차 읏맨 “홈팬 응원에 성적으로 보답”
  8. 8밀워키, 창단 58년 만에 WS 우승…5차전서 4-1로 탬파베이 제압
  9. 9경남 생활체육 대축전 30일 개막…3일간 31개 종목 열전
  10. 10롯데, 공격서 수비로 중심 이동…주전 새판짜기 예고
우리은행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학교 통폐합 지역 맞춤형으로 접근”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해운기업 유치, 해사법원 신설 “해양수도 부산 경쟁력 키울 것”
강동진의 도시이야기 [전체보기]
바흐를 찾아간 나, 한국을 꿈꾸는 그녀
세계유산위원회, 부산의 시간을 세계와 나누다
경제프리즘 [전체보기]
소비 아닌 문화 생산 주체 오페라하우스
한국 갯벌의 2단계 확대 등재 의미
과학에세이 [전체보기]
지역이 기획, 국가가 지원하는 R&D 시대 열자
진짜 질문의 시작
국제칼럼 [전체보기]
부캉이에게 부끄러운 북항 재개발 민낯
부산 관광, 마냥 좋기만 할까
기고 [전체보기]
‘성범죄 취업제한’의 사각지대
‘2028 세계디자인수도 부산’의 과제
기자수첩 [전체보기]
금고 이사장 전횡, 지금도 진행중
엘리트 자평해온 市 공무원…생중계 회의서 능력 입증을
김준희의 클래식 인사이트 [전체보기]
여름의 끝자락, 브람스
여름날의 애상, 왈츠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다대포에서 만난 퇴계 이황
세종시대 음악이 전해진 이유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탈서울’ 안 된다던 원안위, 세종행에 왜 침묵하나
AX·반도체 전시회 5개 동시에 열렸는데…
도청도설 [전체보기]
클릭으로 여는 독도
지긋지긋한 론스타
독자 투고 [전체보기]
새로운 시작 ‘황혼 이혼’
무료 화장실 깨끗하게 쓰자
메디칼럼 [전체보기]
개정 응급의료법이 ‘미수용 방지법’?
25년을 간직한 리플렛 세 장
목지수의 도시브랜드 산책 [전체보기]
랜드마크 시스템의 시대
북항 돔구장에서 야구 보며 사우나를
박지욱의 뇌력이 매력 [전체보기]
건망증, 이렇게 잡자
운동으로 해마를 키우자
박진희의 컬처 픽 [전체보기]
‘부캉이’ 스펙터클에서 공존으로
부산 문화정책, 지금 필요한 선택
사설 [전체보기]
국회 출석 거부하며 장외 사실호도 일삼는 지광
AI 해킹 범죄 고도화…수사 공백 해소 시급하다
세상읽기 [전체보기]
반복된 일상에서 마음의 여유를 찾는 법
한국 경제 떠받치는 중장년, 이제 다시 봐야
안재철의 연결하는 공간 [전체보기]
지구와 도시의 연결을 묻다
해양수도 부산, ‘제3의 경계 공간’
엄길청의 문전성시 [전체보기]
말과 현실이 너무 다른 부산
반도체와 부산
이보성의 미술 현장 산책 [전체보기]
두 미술관, 각자의 역할을 묻다
시장이 강해진 것일까, 비엔날레가 약해진 것일까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복지의 ‘필요 원칙’과 포퓰리즘
보건의료에서 지방정부 역할과 ‘정책 의료’
이정구의 맛과 건강 [전체보기]
미식과 오래 씹기
이제명의 오션 드림 [전체보기]
기다림에도 비용이 든다
광복 81년, 다음은 바다의 산업 주권
이홍의 세상현미경 [전체보기]
대규모 대미 투자, 기회인가 위협인가
국제질서의 지각변동과 한국의 성장경로
정쾌호의 부동산 탐구생활 [전체보기]
부산 아파트 10년, 이중 양극화와 위상 추락
미분양의 경고, 지방 맞춤 ‘출구전략’ 서둘러야
주재민의 명당을 찾아서 [전체보기]
사람은 갔어도 명당은 남아 있다
조선 8대 명당 중 하나인 정문도 묘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와인은 어떻게 마음에 남는가
추석의 식탁, 가족을 잇는 와인
특별기고 [전체보기]
‘해양수도 부산’ 토대부터 바로 놓아야
당론 따를지 역사 따를지 양심의 선택을
하순봉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박자와 기보
국민악파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이대원의 ‘온정리 풍경’
유영국의 1957년 작 ‘사람’
CEO 칼럼 [전체보기]
시민 주거안정에서 지역경제 활성화까지
청년 떠나는 지방, 수도권 인구 분산해야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