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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메디클럽

[도청도설] 노줌마존

  • 윤정길 기자 yjkes@kookje.co.kr
  •  |   입력 : 2024-06-23 19:48:01
  •  |   본지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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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인천시 한 헬스장에서 ‘아줌마 출입금지’라는 안내문이 걸리면서 소위 ‘노줌마존(No 아줌마 Zone)’ 논란이 온라인을 비롯해 우리 사회를 뜨겁게 달궜다. 이 헬스장 업주는 ‘교양 있고 우아한 여성만 출입 가능하다’는 설명을 덧붙이며 평범한 여성과 아줌마를 구별하는 행동 8가지를 함께 적어 눈길을 끌었다.

이를 두고 여론은 갈렸다. ‘업주가 오죽했으면’하는 공감과 아울러 일부 몰지각한 고객을 탓하는 ‘사이다’ 반응과 특정 계층에 초점을 맞춰 혐오와 차별을 조장한다는 비판이 동시에 터져나왔다. 외신에서도 논란을 조명하는 등 급기야 국제적인 이슈로 부상했다.

논란이 커지자 헬스장 업주가 언론 인터뷰에서 노줌마존 설정 이유를 밝히면서 상황은 다소 반전됐다. 업주는 “헬스장을 찾는 중년 여성들이 비품을 훔치고 빨랫감을 가져와서 1, 2시간씩 뜨거운 물로 빨래를 하기도 한다. 젊은 여성 회원을 성희롱하는 일이 잦아 안내문을 만들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특정 연령대나 여성을 혐오할 의도는 없었다”고 강조했다.

언제부터인가 우리 사회에 ‘노○○존’이 자주 등장하고 있다. 청년이 자주 찾는 클럽에서 ‘물을 관리한다’는 차원에서 업소 자체적으로 선별적으로 손님을 받는 ‘입밴(입장+ban)’이 암묵적인 노○○존이라면 노키즈존(영유아 및 어린이), 노시니어존(노인), 노튜브존(유튜버)처럼 명시적으로 특정 대상의 입장을 막는 형태가 늘어나는 추세다. 입장을 제한당하는 쪽에서는 불쾌감이 들 것이다. 또 일부의 잘못된 행태 때문에 특정 대상 전체가 불이익을 받는 억울한 경우도 생길 수 있다.

하지만 ‘고객은 왕’이라는 말을 금과옥조처럼 여기는 서비스업계가 이처럼 특정인을 대상으로 한 노○○존을 전면에 내거는 이유는 실보다는 득이 많아서 일게다. 진상 고객을 받는 것보다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는 이들의 출입을 원천적으로 막는 것이 장기적으로는 영업에 더욱 이득이 된다는 셈법으로 보인다. 또한 최근 사회 분위기도 ‘무조건 업주가 참아야 한다’는 과거 인식과 달리 보다 자유로운 양상을 보인다.

‘아프니까 사장이다’ 등 자영업자의 온라인 게시판에 올라온 진상 고객의 다양한 사연이 뉴스가 되기도 한다. 식탁에서 아이의 소변을 페트병에 담아놓고는 뒤처리를 하지 않고 떠나는 고객, 다 먹은 음식값의 환불을 요구하는 고객 등등. ‘고객은 왕’이라는 명제는 더 이상 유효하지 않은 세상이다. 존중받는 행동을 하는 고객만이 왕이다.

윤정길 편집국 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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