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세상읽기] ‘고립주의’ 미국, 돌아온 ‘정글’…한반도 해법은

성현철 전 언론인·국제학 박사

  • 성현철 전 언론인·국제학 박사
  •  |   입력 : 2024-06-12 19:41:49
  •  |   본지 18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지난 10년 새 이상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미군이 분쟁지역에서 갑자기 철수하는가 하면, 군사개입이 필요해 보이는 국면에서도 변죽만 울릴 뿐이다. 자유무역의 메카인 줄 알았던 미국이 보호주의 정책을 편다. 심지어 국경에 장벽을 쌓고, 특정국가에 관세폭탄을 퍼붓기도 한다.

우리가 알던 미국이 아니다. 한 때 규제없이 무한정 수입해 주던 나라. 분쟁지역마다 군사력을 투입해 ‘힘으로’ 정리하던 나라. 그런 미국이 ‘아메리칸 퍼스트’를 외친다. 자국 이익부터 챙기겠다는 얘기를 노골적으로 하고 있다.

미국이 왜 이런 행보를 보일까. 우리는 1989년 12월 냉전 종식에 이어 1991년 12월 구소련 해체라는 역사적 사건을 목도했다. 냉전에서 미국이 승리한 후 이른바 ‘세계화 시대’가 시작됐다. 미국이 주도하는 자유 평화 번영의 시대가 활짝 열릴 것처럼 보였다.

그런데 거품이 가득 낀 미국 경제가 2008년 9월 돌연 무너졌다. 리먼 브라더스가 파산하고, 서브프라임 모기지를 매개로 한 부동산 시장이 붕괴했다. 미국인들은 미국이 더 이상 세상사에 관여하는 것을 용납하지 않았다. 왜 분쟁지역마다 개입해 재정을 탕진하고, 미국 젊은이들이 해외에서 피를 흘려야 하느냐는 것이다.

미국인들은 2001년 이미 ‘9·11사태’를 겪었다. 미국 경제의 상징과도 같은 무역센터가 무너져내렸다. 이때부터 ‘고립주의’ 미국의 출현이 예고되고 있었다.

2009년 당선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이런 여론을 충실히 따랐다. 시리아에서 발생한 이슬람국가(IS) 사태 당시 학살과 테러에도 미군은 개입하지 않았다. 급기야 2021년 아프가니스탄에서 미군이 철수해 탈레반에 정권을 넘겨주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미국의 패권은 바닥에 떨어졌다. 더 이상 미국을 신뢰할 수 없다는 의구심이 팽배해졌다. 미국의 군사 불개입을 확신한 러시아는 마침내 2020년 2월 우크라이나를 침공했다. 그 사이 ‘화약고’ 중동에서도 전쟁이 발발했다. 이스라엘이 하마스를 침공했다. 세계는 ‘힘의 논리’가 지배하는 ‘정글의 시대’로 돌변했다.

‘금융 위기’ 이후 미국의 한계를 간파한 중국 역시 정글에 뛰어들었다. 시진핑 주석 집권 후 힘을 축적한 중국. ‘힘 빠진 패권국’ 미국에 도전장을 내민 것이다. 아시아권역이 첫 무대다. 대만과 남중국해를 둘러싸고 미국과 대치하고 있다. 두 나라는 관세폭탄을 주고받으며 총성 없는 경제 전쟁도 벌이고 있다.

2017년 취임한 도날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런 흐름을 철저히 이용해 당시 대선에서 승리했다. 그는 재임 중 수입품에 대한 관세 폭탄, 이슬람교도 입국 금지, 국경 폐쇄 등 쇄국정책을 서슴지 않았다. 심지어 동맹국에 미군 주둔비 대폭 증액을 요구하고, 무기를 강매했다. 미국은 ‘세계의 경찰’이 아니라 ‘보안업체’로 전락했다는 평가를 듣기에 이르렀다.

2021년 취임한 조 바이든 대통령은 자유주의 질서를 지키기 위해 나름 몸부림쳤다. 느슨해진 동맹국을 단단히 엮기 위한 노력을 기울였다. 하지만 미국인들이 세상사 개입에 관심없다는 사실을 바이든 대통령 역시 모르지 않는다. 그는 결국 중국 전기차 관세를 25%에서 100%로 무려 4배나 올리는 법안에 서명했다.

이제 우리는 미국의 실체를 정확히 들여다 봐야한다. ‘자유주의 수호’라는 명분으로 세상사에 개입하던 그 나라가 아니라는 것이다.

오는 11월 트럼프와 바이든 두 사람이 리턴매치에 나선다. 두 후보 간 첫 토론회가 오는 27일 열린다는 뉴스가 전해졌다. 본격 레이스에 들어간다는 얘기다. 분명한 것은 누가 되든 미국이 옛 모습으로 돌아가지 않는다는 것이다. 트럼프가 된다면 좀 더 피곤하겠지만.

그렇다면 우리는 정글로 변한 세계 무대에서 어떤 ‘폼’을 잡아야 하나. 힘의 균형이 유동적인데다 한반도를 둘러싼 구도도 간단치 않다. 더구나 중국 러시아는 물론 북한까지 핵을 보유하고 있다. 우리도 핵을 갖는 게 답일까. 복잡한 고차방정식이 우리 앞에 주어졌다. 국가가 존재하는 이유는 국민의 안전을 보장하는 데 있다. 용산은 물론 여야 정치권이 정쟁을 접고 그 해법을 찾는데 머리를 맞대야 할 때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부산 재건축 최대어 어디로…망미주공 ‘4파전 ’
  2. 2마린시티 길이 500m 수중 방파제 세운다…8년 논란 종지부
  3. 3가덕신공항 공사 ‘공동도급 2→3社’ 입찰 조건 완화
  4. 4낙동강변 ‘알박기 주차’ 해결책 나왔다…한 달 방치땐 견인
  5. 5유커 감소·고환율에 직원·급여 줄이며 마른 수건 짜내기
  6. 6거제 씨릉섬, 출렁다리로 걸어다닌다
  7. 7“부산시향 올해 대표공연은 ‘말러’…표 구하기 어려운 악단 만들겠다”
  8. 8진해신항 컨부두 3번째 유찰…메가포트 차질 우려
  9. 9더위보다 뜨거운, 유통가 초복 마케팅
  10. 10트레킹가이드·도보배달…부산 ‘낀 세대(50·60대)’ 위한 ESG 일자리도
  1. 1곽규택 의원-보좌관 협업으로 에어부산 분리매각 연일 목청
  2. 2“野가 여론 왜곡”vs“尹부부가 배후”…임성근 전 해병대 사단장 무혐의 공방
  3. 3이번엔 사천 의혹 등 ‘거짓말’ 충돌…극한 치닫는 원-한 갈등(종합)
  4. 4尹, 기시다와 정상회담 “북러 밀착, 글로벌 안보 심각한 우려”
  5. 5野 ‘노란봉투법·구하라법’ 등 당론 채택
  6. 6[뭐라노-이거아나] 필리버스터
  7. 7與 ‘尹탄핵 청문’ 권한쟁의심판 예고…野 “반대 청문도 환영”
  8. 8국힘 당권주자들 한목소리로 부산 발전 약속
  9. 9‘임성근 구명 로비’ 녹취록 파장…野 “尹 국정농단” 與 “李 방탄용”
  10. 10동북아물류플랫폼 등 부산 4대 사업 GB해제총량 예외 인정 받을까
  1. 1부산 재건축 최대어 어디로…망미주공 ‘4파전 ’
  2. 2가덕신공항 공사 ‘공동도급 2→3社’ 입찰 조건 완화
  3. 3유커 감소·고환율에 직원·급여 줄이며 마른 수건 짜내기
  4. 4진해신항 컨부두 3번째 유찰…메가포트 차질 우려
  5. 5더위보다 뜨거운, 유통가 초복 마케팅
  6. 6CU, 초대형 아이스 아메리카노 출시
  7. 7부산에 로봇생태계 조성, 공동연구센터 설립 협약
  8. 8한은, 기준금리 또 동결…“적절한 때 방향 전환 준비”
  9. 9부산상의 기업맞춤 교육, 8주 과정 48명 수료식
  10. 10BNK금융 빈대인 회장 “금융사고 무관용 원칙”
  1. 1마린시티 길이 500m 수중 방파제 세운다…8년 논란 종지부
  2. 2낙동강변 ‘알박기 주차’ 해결책 나왔다…한 달 방치땐 견인
  3. 3거제 씨릉섬, 출렁다리로 걸어다닌다
  4. 4트레킹가이드·도보배달…부산 ‘낀 세대(50·60대)’ 위한 ESG 일자리도
  5. 565세 이상 인구 1000만 시대
  6. 6사라진 김해공항 리무진, 부산시 대체교통편 투입
  7. 7부산시, 인구의날 맞아 지역소멸 대응 의지 다져
  8. 8관세 줄이려고…중국산 고추 482t 바꿔치기 덜미
  9. 9국제 공인교육과정 IB 프로그램 확대, 한국어화 사업 등 부산교육청 팔걷어
  10. 10“학령인구 감소, AI…부산교육 방향 길잡이 기대”
  1. 1해동고 40년 만에 ‘금빛 메치기’
  2. 2음주운전 빙속 김민석, 헝가리 귀화
  3. 3고별전도 못한 홍명보 감독
  4. 4반즈 화려한 귀환…박세웅 제 몫 땐 ‘7치올(7월에 치고 올라간다)’
  5. 5잉글랜드 2회 연속 결승행…스페인과 빅매치
  6. 6‘메시 氣’ 받은 야말, 유로 최연소 골…스페인 결승행 견인
  7. 7부산고·경남고 ‘외나무 다리’서 만난다
  8. 8베테랑 투수 의존 과한 롯데…젊은 선수들 분발해야
  9. 9사격 17세 반효진, 43세 이보나…파리행 태극전사 최연소·최고령
  10. 10이변의 윔블던…세계 1위 신네르 탈락
與당권주자 릴레이 인터뷰
“당정 소통이 당쇄신의 시작…반윤 앞세우면 공멸”
與당권주자 릴레이 인터뷰
“원내만으로 현안 못 풀어…대표되면 당 시스템 쇄신”
강동묵의 디톡스 [전체보기]
산재보험 60년, 이순(耳順)이기를 바란다
노동자 건강을 위한 국제사회의 경향
강동진의 도시이야기 [전체보기]
더 많이 두들겨 보아야 할 산복도로라는 돌다리
옛 부산세관 복원, 진정한 새로운 전통이 되길
과학에세이 [전체보기]
정부 R&D에서 지역이 소멸되었다
과학인증의 시대
국제칼럼 [전체보기]
길 들이기와 길 들지 않기
‘3요’와 칸 레드카펫을 빛낸 조연들
기고 [전체보기]
AI의 일상화와 창작
아빠 육아 참여, 선택이 아닌 필수
기자수첩 [전체보기]
영화에 대한 열렬한 환호와 예우…‘축제의 궁전’ 품격이 달랐다
영화의전당 대표 연임…소통 외치는 현장에 귀 기울여야
김석환의 이미 도착한 미래 [전체보기]
‘위선’ 일망정 ‘공감’과 ‘배려’를 보고 싶다
아직 명당 덕을 덜 본 것일까?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공존과 양립으로서의 국악 컬래버
디아스포라의 노래 영천아리랑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좋은 사람 되기
실력·인성 갖춘 축구 ‘레전드’ 정용환이 그립다
데스크시각 [전체보기]
가덕신공항과 박형준의 정치적 미래
도청도설 [전체보기]
맨발 걷기
윤나고황
메디칼럼 [전체보기]
미래 한국 의료는 어디로
일하는 사람의 1차 의료, 근로자 건강진단
박상현의 끼니 [전체보기]
대만과 밀크피시
조식전쟁
박지욱의 뇌력이 매력 [전체보기]
뇌력(腦力)을 키우는 다섯 가지 비결
뇌, 팩트 체크!
사설 [전체보기]
점입가경…‘김건희 문자’에 갇힌 국민의힘 전당대회
양동이로 퍼붓듯…극한 호우 대비 부울경 예외 없다
세상읽기 [전체보기]
‘빚 수렁’ 자영업자 위기 극복은
AI시대의 천국과 지옥, 그리고 민주주의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건강주치의 제도가 의료 개혁의 핵심인 이유
의대 입학정원 갈등의 올바른 해법
이제명의 오션 드림 [전체보기]
심해 유전 140억 배럴, 영일만과 산유국의 꿈
기회의 바다, 우리네 함장은 어디로 키를 잡을까
이홍의 세상현미경 [전체보기]
푸틴의 행보와 러시아 경제
경제문제가 풀려야 인구문제가 풀린다
인문학 칼럼 [전체보기]
수영에서 ‘역사도시’ 부산을 보다
인문 정신은 언제나 곡선으로 간다
전호환의 두잉세상 [전체보기]
‘나만의 생각’을 길러주려면
한국교육의 새 지평을 여는 IB교육학회 창립
주재민의 명당을 찾아서 [전체보기]
건강과 재물을 얻는 명당아파트
차재원의 정치평설 [전체보기]
‘당원 중심주의’의 함정
비례대표 제도는 죄가 없다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호주 와인과 보랏빛 수영장
오페라 와인
하순봉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바로크 음악
낭만오페라의 종언! 푸치니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꽃피는 부산항’에서
처음 보는 ‘무릉도원’
CEO 칼럼 [전체보기]
변화하는 모터쇼와 부산모빌리티쇼의 도전
위기가 기회로!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