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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연금개혁 22대로 떠넘겨 최악 오명 덧칠한 ‘21대 국회’

소득대체율 합의 불발로 특위 종료

국민 설득 책임 미루고 시간만 보내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24-05-08 19:23:44
  •  |   본지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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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가 국민연금 개혁안을 결정하지 못한 채 활동을 종료했다. 연금특위 위원장인 주호영 의원은 지난 7일 여야가 연금개혁 방향에 합의하지 못했다며 “사실상 21대 활동을 종료하게 됐다”고 말했다. 연금특위는 보험료율을 현행 9%에서 13%로 올리는데까진 의견 일치를 봤다. 그러나 소득대체율을 놓고 국민의힘은 43%, 더불어민주당은 45%를 고집하는 바람에 협상이 결렬됐다. 17년 만에 겨우 살린 연금개혁 불씨가 소득대체율 2% 포인트 격차를 좁히지 못해 다시 사그라들 판이다.
주호영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장(가운데)과 국민의힘 유경준(오른쪽), 더불어민주당 김성주 여야 간사가 지난 7일 국회 소통관에서 연금개혁특별위원회 종료 및 출장 취소 등과 관련해 입장을 밝힌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와 국회의 연금개혁 작업은 처음부터 미덥지 못했다. 정부가 재정계산을 위해 꾸린 전문가 위원회가 무려 24개 시나리오가 담긴 개편안을 내놓을 때 조짐이 심상찮았다. 이를 받아든 정부는 보험료율이나 소득대체율 목표치 없이 24개 경우의 수만 국회에 넘겼다. 보험료를 얼마나 올리고 소득대체율은 어떻게 조정할 지 애초 정부 안이 없었던 것이다. 국회 특위는 밀도 있는 논의 없이 공전하다 회기 종료를 두 달 앞두고 국민이 참여하는 공론화위원회를 꾸렸다. 공론화위가 더 내면서 더 받는 ‘보험료 13%+소득대체율 50%’를 선택하는 바람에 논란은 한층 가열됐다. 2년 가까운 국회 개혁 작업이 서로의 폭탄 돌리기 때문에 산으로 가는 지경에 이른 것이다. 합의 불발로 무산되기는 했지만 활동이 끝나가는 무렵에 사례 연구를 위한 유럽 출장을 계획하는 발상이 어떻게 가능했는지도 따져야 할 부분이다.

국민연금 개혁은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다. 취임 후에도 노동·교육과 함께 반드시 이뤄낼 것이라고 여러 차례 약속했다. 하지만 정부는 의사결정을 전문가에게 미루고, 국회는 국민에게 떠넘겼다. 정부와 국회의 이런 행태는 숙의를 가장한 책임전가일 뿐이다. 연금 재정 안정화를 위해선 보험료를 더 내고 보험금은 적게 받는 수밖에 달리 방도가 없다. 인기 없는 정책일수록 정부와 국회가 최선의 방향을 정하고 국민을 설득해야 하는데 선후가 뒤집히니 공회전만 반복된다.

안 그래도 21대 국회는 사상 최악의 국회로 낙인이 찍힌 상태다. 법안 발의 수는 2만5803건으로 역대 최다인데, 통과율은 35.1%로 역대 최소라는 지표가 잘 말해준다. 21대 국회는 오는 29일 끝난다. 윤 대통령이 영수회담에서 “연금개혁은 22대 국회에서 논의하자”고 했다지만, 22대라고 순탄하게 진행된다는 보장이 없다. 심각한 여소야대 국면이고 2026년 지방선거와 2027년 대선을 고려할 때 동력이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단순히 보험료율이나 소득대체율 같은 모수개혁만이 아니라 특수직역연금과 통합 등 연금 전반의 구조개혁까지 병행해야 하기 때문에 작업은 한층 지난할 게 분명하다. 21대 종료까지 아직 20여 일이 남았다. 더 큰 오점을 남기지 않으려면 합의가 불발됐다는 이유로 손부터 털 생각 하지 말고 끝까지 최선을 다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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