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향토건설사인 남흥건설과 익수종합건설의 부도가 현실화됐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위축에 미분양 증가와 원자재값 폭등이 겹친 여파다. 1969년 창업한 남흥건설은 지난해 시공능력평가액(790억 원) 부산 25위(전국 307위)에 오른 중견 건설사다. 아파트 브랜드 ‘에코하임’으로 알려진 익수종합건설(전국 344위) 역시 원도급사와 공사비 증액 등 문제로 어려움을 겪다 ‘돈 가뭄’을 견디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종합 건설사가 부도나면 하도급 업체까지 타격을 받는다는 점에서 경제에 미치는 파장이 만만치 않다. 시중에 떠도는 ‘4·5월 건설업 위기설’을 조기 진화해야 하는 이유다.
 |
| 임기근 조달청장이 지난달 30일 정부대전청사에서 대한건설협회와 간담회를 하는 모습. 조달청 제공 |
태영건설 워크아웃으로 표면화된 건설업 위기는 전국으로 확산세다. 최근엔 시공능력평가 100위권인 한국건설이 회생 신청을 했다. 지난달 종합건설업 폐업 건수는 104건으로 1년 전보다 25% 늘었다. 미분양 증가는 줄도산 가능성을 키운다. 올해 3월 전국 미분양 주택은 6만4964가구로 4개월 연속 상승세였다. 수도권 미분양이 18.5%에 그쳤다는 점에서 비수도권의 ‘돈맥경화’가 더 심각하다고 해석할 수 있다. 준공허가를 받고도 팔리지 않은 악성 미분양은 PF 부실의 기폭제다. 4·5월 위기설 또한 ‘총선이 끝나면 금융당국이 부실 PF 정리에 나설 수 있다’는 우려에 기반한다. 정부가 올해 1·3월 미분양 주택 매입과 유동성 공급 대책을 연달아 내놓은 것도 건설 경기가 그만큼 차갑다는 방증이다.
부동산 침체는 최악의 경우 금융위기로 전이된다. 이미 증권사의 PF 대출 연체율은 지난해 4분기 13.73%까지 올라왔다. 이와 함께 저축은행의 자산 건전성도 안심할 단계가 아니다. 지난해 12월 기준 부산 울산 경남 저축은행 연체율은 6.4%로 1년 전(3.8%)보다 2.6%포인트 올랐다. “부동산 대출 부실 여파로 비은행 금융기관과 증권사 일부가 위험에 빠질 수 있다”는 외국 언론(블룸버그 인텔리전스)의 경고가 나오기도 했다. 폭등한 원자재값 역시 고민거리다. 지난 연말 건설공사비지수는 153.26으로 2020년 12월(121.80)보다 크게 상승했다. “3년간 공사비가 30% 뛰었는데 공공발주 공사 낙찰률은 제자리여서 일할수록 적자”(대한건설협회)라는 하소연이 엄살로만 들리지 않는다.
정부와 부산시가 당장 할 일은 관급공사 조기 발주와 함께 지역 건설사의 하도급 비율을 높여 유동성에 숨통을 틔워주는 것이다. 지나친 공포감 확산은 가장 경계해야 할 대목이다. 위기설을 촉발한 부동산 PF의 적절한 관리가 급선무다. 그래야 경제 심리가 안정을 찾는다. 한국은행은 이미 금융사들이 PF 연체율을 충분히 감내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금융당국 역시 불안감을 잠재우기 위해 오는 10일 부동산 PF 정상화 대책을 내놓는다. 그렇다고 정부 재원이 한계 기업에 투입되어선 안 된다. 부실을 도려내지 않으면 경제에 더 큰 부담이 된다. 우량 사업장 중심으로 선택과 집중이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