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국제칼럼] 어떻게 라면이 관광상품이 됐을까

MZ 입맛 맞춘 구미 대박…올해 기장멸치축제 취소, 재정난·고령화로 아쉬워

부산 경제효과 누리려면 외지인 견인 행사 많아야

  • 이은정 기자 ejlee@kookje.co.kr
  •  |   입력 : 2024-03-11 19:09:54
  •  |   본지 23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어느덧 봄이 오고 있다. 추운 겨울을 이겨내고 홍매화 산수유 등이 꽃망울을 터뜨린다. 봄 축제에선 꽃구경을 빠뜨릴 수 없다. 국내 최대 벚꽃축제인 ‘진해군항제’가 오는 22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 열린다. 1963년 시작해서 올해로 62회째 행사다. 그런데 올해 개막식은 군항제 역사상 가장 이르다. 벚꽃 피는 시기가 빨라지면서 개막식 날짜가 당겨진 것이다. 겨울에 얼음이 제대로 얼지 않고, 봄꽃이 일찍 피는 등 기후변화 영향으로 전국의 많은 계절축제가 개최 시기를 바꾸고 있다.

날씨 탓은 아니지만 올해 ‘기장멸치축제’가 열리지 않는다. 4월 축제가 열리면 대변항 멸치털이도 구경하고 가족 외식을 했던 많은 시민이 아쉬워하고 있다. 1997년 시작된 축제는 코로나19 사태로 2020, 2021년 개최되지 않았다가 2022년 재개했다. 그런데 2년 만에 또다시 취소된 것이다. 축제 기간 매년 15만~20만 명이 멸치축제를 찾았다.

멸치축제를 열지 못하는 이유는 재정난이다. 대변마을 상인과 주민 등으로 구성된 기장멸치축제 추진위원회는 그동안 기장군의 보조금(1억~1억2000만 원)외 매년 2억 원의 축제 비용을 자체적으로 마련했다. 후원이나 부스 운영을 통해 비용 확보에 나섰지만 불황으로 예전 같지 않았다. 축제 지원인력인 청년회와 부녀회의 고령화도 한 몫했다.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올 한해 전국에서 열리는 축제가 부산 55개, 경남 135개, 경기 144개 등 1170개다. 축제공화국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가운데 경쟁력 있는 축제는 문체부가 별도로 ‘문화관광축제’라는 이름으로 예산 및 컨설팅, 홍보 등을 지원한다. 사실 축제에는 많은 돈이 들어간다. 축제가 성공적이지 않다면 명맥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뜻이다. 무엇보다 축제 콘텐츠가 풍성하고 차별화돼야 한다. 지난해 ‘기장멸치축제’에서는 맨손 활어잡기나 미역채취 체험 등 체험형 프로그램도 있었지만 몸값 비싼 유명 가수들을 초대하는 가요제 록페스티벌 국악공연 등 부대행사가 많았다. 축제에 춤과 노래를 빠뜨릴 수 없으나 멸치를 주제로 한 프로그램을 보강한다면 적은 예산으로 많은 이가 즐기는 축제로 만들 수 있지 싶다.

흔히 경북 구미하면 삼성전자가 떠오르는 산업도시다. 그만큼 볼거리가 없다고 짐작한다. 딱히 관광객을 불러올 아이템이 없는 구미가 3년 전부터 11월이면 ‘라면축제’를 열고 있다. 구미에 신라면 국내 생산의 80%를 담당하는 농심 공장이 있고 색다른 라면을 즐기려는 MZ세대가 많다는 데 착안했다. 라면을 주제로 축제를 열다니 쌈박하다. 지난해에는 ‘즐길라면! 라면로드’ ‘쉴라면! 힐링거리’ 등 4가지 테마존을 구성했는데 10만 명이 참가했다. 성공 비결은 조직위원회가 콘텐츠를 제대로 살리고 운영을 원활하게 한데서 찾을 수 있다. 이처럼 지역 축제는 아이템을 잘 선택하면 적은 예산 투입으로 경제적·비경제적 파급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부산에서 열리는 55개 축제 중 경쟁력 있는 축제는 얼마나 될지 의문이다. 물론 부산에도 보령머드축제 진주남강유등축제 함평나비축제 산천어축제같은 유명 축제가 있다. 부산불꽃축제 부산록페스티벌은 전국구 행사다. 이런 대규모 축제는 부산문화관광축제조직위원회가 행사를 기획하고 진행한다.

지난해 10월 사상구 삼락생태공원 일원에서 열린 ‘부산록페스티벌’은 입장권이 1일권 11만 원, 2일권 16만5000원인 유료 행사지만 3만 명이 참가했다. 주최 측은 국내에서 만나보기 힘든 아티스트들을 섭외했고 돼지국밥 어묵 등 다양한 부산 먹거리를 판매했다. 축제 내내 먹고 즐길 수 있어 참가자들의 호평이 이어졌다. 물론 아쉬운 점도 있다. 외지 관광객들의 체류 시설이 부족했다. 부산국제영화제(BIFF) 기간에 열리다 보니 숙소 잡기가 어렵다는 불만이 쏟아졌다.

지난달 축제조직위 정기총회에서 지난 2년간 조직을 맡았던 고인범 집행위원장이 다시 위촉됐다. 임기 2기를 맞은 고 위원장은 올해 부산 축제에 많은 변화를 가져오겠다고 다짐했다. 대표적으로 부산바다축제의 주무대를 해운대에서 다대포해수욕장으로 옮기고 프로그램을 다양화한다. 경제 교육 등에서 심화하는 동서격차가 문화행사도 마찬가지라는 판단에서다. 지난해 다대포해수욕장에서 처음 열린 불꽃축제가 서부산권 시민들에게 큰 호응을 얻은 것도 그의 결심에 힘을 실어줬다.

부산은 바다와 산이라는 자연환경과 더불어 역사적 유산 등 많은 관광자원이 있다. 킬러 콘텐츠를 갖춘 지역축제가 많다면 금상첨화일게다. 부산시와 각 지자체, 민간 등 축제 주최는 더는 틀에 박혀 의례적으로 축제를 열어선 안 된다. 어떻게 하면 차별화한 콘텐츠를 개발할 수 있을지 깊은 고민이 필요한 때다.

이은정 논설위원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오늘이슈

 많이 본 뉴스RSS

  1. 1부산에 엔비디아 전용 생산라인 선다(종합)
  2. 2전국 언론인 청와대 앞 집결…“국제신문 대주주 엄벌” 촉구
  3. 3부산 재정자립도 1위 강서구, 생활임금 도입 나홀로 거부
  4. 4[도청도설] if, 손아섭
  5. 5되돌아와 수로 출구 앞에서 맴도는 부캉이
  6. 6공공 건설현장인데…추락 안전망 없고 감독 태만 부지기수
  7. 7북극항로 개척자 “유빙·극한환경서 새 희망 봤다”
  8. 8[포토에세이] 가을의 꽃 코스모스
  9. 9오늘의 날씨- 2026년 10월 23일
  10. 10가덕 공사비 증액 ‘강제’ 아닌 ‘권고’…법개정 정부 초안 논란
  1. 1가덕 공사비 증액 ‘강제’ 아닌 ‘권고’…법개정 정부 초안 논란
  2. 2北 “국경선 확성기 외 새 대응수단 대기” 연일 대남 협박(종합)
  3. 3최길수 특별감찰관 청문보고서 채택
  4. 4공소청 첫 국감 ‘李 공소 취소’ 공방…檢 총장 대행 “검토·지시 한 바 없어”
  5. 5금융위원장 "산은 부산 이전 하지 않는 것으로 정리" 파장
  6. 6더 밀릴 수 없다…지지율 위기에 정면돌파 택한 당청
  7. 7김용범·김현지 국감 증인채택 무산
  8. 8이 대통령 "중수청 지휘감독 포기하는건 탄핵사유" 野 "국무회의 참석하면 밀실지휘 없어지나"
  9. 9[뭐라노]4년에 한 번 올릴 기회…기초의회 의정비 인상 붐
  10. 10김여정 "국경선 새 대응수단 임무대기…확성기도 수일 내 가동"
  1. 1부산에 엔비디아 전용 생산라인 선다(종합)
  2. 2북극항로 개척자 “유빙·극한환경서 새 희망 봤다”
  3. 3로그인 없이 서버장악 가능…전 세계 ‘PHP’ 보안 비상
  4. 4부산시대 연 HMM, 올해만 6조원 투자
  5. 5서낙동강 수변입지에 4Bay 구조…실속 갖춘 59㎡ 단일평형 차별화
  6. 6부산 온 인도 구자라트주 대표단, 지역기업과 조선·금융 협력 모색
  7. 7[한 손 뉴스] 낙상·실종 막는 ‘스마트신발’…부산TP, 노약자 지원 확대
  8. 8부산건설사·대기업, 상생협력 머리 맞댄다
  9. 9흑백요리사 셰프, 국내산 수산물 해외 홍보 나섰다
  10. 10한은 기준금리 3% 동결…긴축 유지, 속도조절 속 내달 다시 인상 가능성(종합)
  1. 1전국 언론인 청와대 앞 집결…“국제신문 대주주 엄벌” 촉구
  2. 2부산 재정자립도 1위 강서구, 생활임금 도입 나홀로 거부
  3. 3되돌아와 수로 출구 앞에서 맴도는 부캉이
  4. 4공공 건설현장인데…추락 안전망 없고 감독 태만 부지기수
  5. 5오늘의 날씨- 2026년 10월 23일
  6. 6취임하자마자…도시철 파업 막기 숙제
  7. 7구조하다 놓친 익수자 숨진 채 발견
  8. 8특검팀, 마산합포구선관위 등 투표자수 허위 입력 6곳 추가 확인
  9. 9부산 다문화 고교생 5년새 2배…정작 한국어학급 ‘0’
  10. 10“거제 양대 조선소와 상생 협의…남부내륙철도에 행정력 집중”
  1. 1종합 6위 부산, 고른 활약에도 아쉬움
  2. 2만년 꼴찌 삼성 선두 ‘파란’…前 챔프 KCC 최하위 ‘수모’
  3. 3쇼트트랙 전설 최민정의 마지막 질주
  4. 4‘높이’ 키운 BNK썸, 2년 전 영광 재현 노린다
  5. 5호랑이 발톱 세운 김도영…돌아온 사자 포효 최형우
  6. 6축구협회장 선거, 12월 18일 추진
  7. 7요트 하지민, 레이저급 정상…전국체전 16연패 역사 쓰다
  8. 8부산시설공단 여자핸드볼팀 전국체전 2년 연속 금메달
  9. 9마무리 캠프 코앞인데…롯데 감독·단장 인선 언제쯤
  10. 10유럽 강호 맞서는 김시우·임성재
우리은행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학교 통폐합 지역 맞춤형으로 접근”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해운기업 유치, 해사법원 신설 “해양수도 부산 경쟁력 키울 것”
강동진의 도시이야기 [전체보기]
바흐를 찾아간 나, 한국을 꿈꾸는 그녀
세계유산위원회, 부산의 시간을 세계와 나누다
경제프리즘 [전체보기]
소비 아닌 문화 생산 주체 오페라하우스
한국 갯벌의 2단계 확대 등재 의미
과학에세이 [전체보기]
진짜 질문의 시작
AI 시대, 부산 R&D의 대전환
국제칼럼 [전체보기]
원칙이 흔들린 대가
‘빵과 책’·양자경·강말금 그리고
기고 [전체보기]
‘2028 세계디자인수도 부산’의 과제
배의 피부를 지키는 기술은 도장이다
기자수첩 [전체보기]
금고 이사장 전횡, 지금도 진행중
엘리트 자평해온 市 공무원…생중계 회의서 능력 입증을
김준희의 클래식 인사이트 [전체보기]
여름의 끝자락, 브람스
여름날의 애상, 왈츠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다대포에서 만난 퇴계 이황
세종시대 음악이 전해진 이유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AX·반도체 전시회 5개 동시에 열렸는데…
북극항로, 첫 배보다 중요한 것은 다음 배다
도청도설 [전체보기]
if, 손아섭
교육이라는 희망
독자 투고 [전체보기]
새로운 시작 ‘황혼 이혼’
무료 화장실 깨끗하게 쓰자
메디칼럼 [전체보기]
25년을 간직한 리플렛 세 장
요추부 척추관협착증, ‘메포츠’로 극복하기
목지수의 도시브랜드 산책 [전체보기]
랜드마크 시스템의 시대
북항 돔구장에서 야구 보며 사우나를
박지욱의 뇌력이 매력 [전체보기]
건망증, 이렇게 잡자
운동으로 해마를 키우자
박진희의 컬처 픽 [전체보기]
‘부캉이’ 스펙터클에서 공존으로
부산 문화정책, 지금 필요한 선택
사설 [전체보기]
기초의회 의정비 증액, 합리적 기준이 필요하다
특별감찰관 부활, 임명보다 실질적 감찰이 중요하다
세상읽기 [전체보기]
‘이불 킥’의 순간에 도움 될 심리학 지식 한 스푼
문화예술의 시대
안재철의 연결하는 공간 [전체보기]
지구와 도시의 연결을 묻다
해양수도 부산, ‘제3의 경계 공간’
엄길청의 문전성시 [전체보기]
말과 현실이 너무 다른 부산
반도체와 부산
이보성의 미술 현장 산책 [전체보기]
두 미술관, 각자의 역할을 묻다
시장이 강해진 것일까, 비엔날레가 약해진 것일까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복지의 ‘필요 원칙’과 포퓰리즘
보건의료에서 지방정부 역할과 ‘정책 의료’
이정구의 맛과 건강 [전체보기]
미식과 오래 씹기
이제명의 오션 드림 [전체보기]
광복 81년, 다음은 바다의 산업 주권
HMM 부산 이전, 해양수도의 시험대
이홍의 세상현미경 [전체보기]
대규모 대미 투자, 기회인가 위협인가
국제질서의 지각변동과 한국의 성장경로
정쾌호의 부동산 탐구생활 [전체보기]
부산 아파트 10년, 이중 양극화와 위상 추락
미분양의 경고, 지방 맞춤 ‘출구전략’ 서둘러야
주재민의 명당을 찾아서 [전체보기]
사람은 갔어도 명당은 남아 있다
조선 8대 명당 중 하나인 정문도 묘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추석의 식탁, 가족을 잇는 와인
오스트리아 와인,빈의 시간을 마시다
특별기고 [전체보기]
‘해양수도 부산’ 토대부터 바로 놓아야
당론 따를지 역사 따를지 양심의 선택을
하순봉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박자와 기보
국민악파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이대원의 ‘온정리 풍경’
유영국의 1957년 작 ‘사람’
CEO 칼럼 [전체보기]
청년 떠나는 지방, 수도권 인구 분산해야
거울 속의 외계인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