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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갈등과 반목의 시대, 문화 간 소통 확대를

송진순 동아대 행정학과 교수

  • 송진순 동아대 행정학과 교수
  •  |   입력 : 2024-02-29 19:33:13
  •  |   본지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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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우리는 국제사회의 다양한 갈등과 충돌을 목도했다. 극단적 민족주의가 빚은 참상은 무고한 희생을 수없이 낳았고 곳곳을 떠도는 난민 행렬은 끝이 보이지 않는다. 지구촌은 여전히 전쟁과 분열로 인한 비극이 현재진행형이다.

되풀이되는 반목과 갈등의 원인은 무엇인가. 근원적인 예방책은 없을까. 세계 각지의 충돌은 우리와 전혀 무관한 일이라 할 수 없다. 어쩌면 이 충돌의 파동은 서로 다른 문화권에 대한 그릇된 소통과 포용력 부족이 진원일 수 있다.

나 자신과 타인의 이해가 현재 일어나는 많은 일들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다음을 통해 생각해 보자. 미국 흑인의 삶과 과잉 진압, 팬데믹 이후의 극단적인 혐오와 테러, 더 나은 삶을 추구하고자 하는 난민의 움직임, 미투 운동, 다국적 기업의 확산과 기업의 성패, 브렉시트 등 정치적 변화를 가져온 민족주의 담론의 부상,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미국 대선과 트럼프의 약진 등의 사건은 사회문화적 정체성, 문화, 의사소통에 대한 다양한 질문을 던진다.

정체성은 문화 간 의사소통(intercultural communication)에 있어 가장 기본적인 바탕이다. 정체성은 특정 문화나 민족이 언어 행동 규범 신념 신화 및 가치와 관련된 공동패턴을 공유하거나 민족성의 요소인 국가 또는 지리적 기원 언어 종교 인종으로 이해되기도 한다.

즉 우리에게 존재 방식을 각인시키고 사회적 행동에 대한 기대를 내포한다. 태어날 때부터 계승되는 문화적 정체성은 변화가 적다. 문화는 학습되고 패턴화되는 신념 태도 가치 및 행동의 지속적인 교섭(negotiation)이다. 가족, 성별, 사회적 교육적 지위(언어 인종 종교 정치적 입장 등)로 구성된 정체성을 통해 타인과 상호작용 과정을 거쳐 다른 사람의 자아상을 확인하고 자신도 바람직한 자아상을 형성하게 한다.

다른 문화권으로 이주하거나 교류가 많다면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문화변용을 겪게 된다. 혹은 이탈과 저항이 생기기도 하고, 시간이 지나면서 문화 패턴이 변화하기도 한다. 문제는 상호작용하는 집단으로부터 정체성을 습득할 때 자신과 타인에 대한 제한적이고 틀에 박힌 이해를 넘어서야 한다는 것이다. 상대 문화의 정체성에 대한 섬세한 이해 없이 다른 점이 강조된다면 고정관념과 편견이 크게 자리 잡아 자신의 문화만이 우월하다고 고집하게 된다. 상호 이해력 부족과 편향된 사고는 세상을 극우적이거나 극단적인 방향으로 선회하게 한다. 위계질서와 지배 피지배의 사례는 역사 전반에 걸쳐 확인되지만 인구통계와 상호작용 패턴은 변하고 있다.

글로벌화가 가속되고 있다. 저출산 고령화 사회가 필연적인 한국에도 다양한 인종의 이민자들이 늘고 있다. 그들을 포함해 성소수자와 장애인 등 다양한 가치가 존중받기 위해선 개방적이고 포용적인 환경이 조성돼야 한다. 이러한 노력의 일환으로 상호이해를 바탕 삼아 문화 간 의사소통을 발전시켜야 갈등을 줄일 수 있고 경제적 측면에서도 긍정적 발전을 이끌 수 있다. 올바른 문화 간 소통이야말로 정의로운 세계로 가는 지름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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