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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메디클럽

[도청도설] 축구 원팀과 임시감독

  • 강춘진 기자 choonjin@kookje.co.kr
  •  |   입력 : 2024-02-28 19:30:48
  •  |   본지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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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보다 큰 선수는 필요가 없다.”

전 세계 축구 역사상 가장 많은 우승컵(총 49개)을 들어 올린 알렉스 퍼거슨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 전 감독이 남긴 명언이다. 그는 축구 전술을 만드는 데 영향은 끼치지 않았지만, 감독의 존재 이유인 ‘팀 성공’이라는 목표를 완벽하게 수행했다. 영국 프리미어리그(EPL)를 세계 최고 프로리그 반열에 올린 ‘역사상 최강 감독’이다.

퍼거슨은 1974년 스코틀랜드 3부 리그 이스트 스털링셔 임시감독으로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다. 2013년 맨유에서 은퇴하기까지 40년간 명장으로 군림했다. 맨유 재임 기간(1986~2013년) EPL에서 3위 아래로 떨어져본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 5번의 준우승 다음 시즌엔 꼭 우승을 일군 것은 경이롭다.

“전술이 시합에서 이기는 것은 아니다. 시합에서 이기는 것은 인간이다.” 퍼거슨은 자신만의 전술 철학이 있는 감독은 아니었다. 대신 전술 트렌드를 제대로 이해하고 본인 스타일을 더하는 등 변화 수용 능력이 뛰어나 항상 우승 경쟁을 벌이는 팀을 만들었다.

퍼거슨은 선수 장악력이 탁월하고, 동기 부여도 잘했다. 데이비드 베컴 등 맨유에서 활약했던 당대 스타들도 팀 분위기를 해치면 가차 없이 선수단에서 내쫓았다. 지난해 3월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 감독을 맡아 자유방임형의 ‘해줘 축구’로 일관하다 쫓겨난 위르겐 클린스만과 비교된다.

클린스만 감독 체제의 한국축구는 제18회 AFC 아시안컵에서 졸전을 펼치는 등 기대 이하의 경기력을 보였다. 기량이 빼어난 일부 젊은 선수의 돌출 행동까지 드러나 공분을 샀다. 감독은 이를 수수방관하고 패배하고도 웃었다. “선수들이 잘못해 졌다”는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당장 닥친 3월 A매치 기간(18~26일)을 이끌 사령탑이 공석이 되는 등 한국축구는 만신창이가 됐다. 결국 황선홍 올림픽 대표팀(23세 이하 축구대표팀) 감독이 잠시 지휘봉을 잡게 됐다. 임시감독은 태국과의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3, 4차전(21·26일) 두 경기만 소화하지만, 그 이상의 무게를 지녔다. 일단 승리가 우선이다.

무엇보다 선수단 불화가 물리적 충돌로 이어진, 이른바 ‘탁구 게이트’로 추락한 대표팀을 다시 원팀으로 만들어야 한다.

‘축구는 혼자 하는 스포츠가 아니다’는 팀워크 정신을 다잡고 오는 5월 선임될 정식감독에게 지휘봉을 넘긴다면 한국축구 미래는 기대해볼 만하다. 이번 대표팀 임시감독 어깨가 무겁다.

강춘진 수석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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