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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메디클럽

[청년의 소리] 마이스터라는 약속

우동준 ㈜일종의격려 대표

  • 우동준 ㈜일종의격려 대표
  •  |   입력 : 2024-01-21 19:46:31
  •  |   본지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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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약속이 펼쳐진다. 모든 교차로를 더 나은 부산, 더 나은 도시를 약속하는 이들의 얼굴이 장악했다. 벌써 존재감을 증명하려는 이들은 특유의 미소와 함께 세련된 정책으로 자신을 무장한다. 모든 정책이 지역을 획기적으로 바꿀 수 있다고 제시한다. 그리고 미래 세대를 위한 투자를 부탁하며 더 나은 교육 환경을 위한 변화를 약속한다.

하지만 다른 정책과 달리 교육은 정책성과를 당장 평가할 수 없다. 미래 세대를 위한 변화는 충분한 시간이 흘러야만, 그 의미를 올바르게 측정할 수 있다. 그만큼 교육정책은 신중하고 일관성 있는 집행 의지가 필요하다. 정책의 일관성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그 정책을 제안하는 사람의 걸음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흔들림 없이 걸어온 발자국만이 앞으로 걸어갈 방향과 의지를 알려주기 때문이다.

부산시 교육과 관련하여 주목하는 정책이 있다. 먼저 대학 교육이다. 학령인구 감소로 지역 대학의 존폐 문제가 떠올랐다. 교육부는 학령인구 감소에 대한 새로운 대안으로 글로컬 대학을 선정했고, 부산대와 부산교대가 통합 모델을 제시하며 최종 선정되었다. 두 대학은 2004년과 2021년에도 통합을 시도했지만, 번번이 학생과 교총의 반대에 부딪혔다.

부산대-부산교대의 통합 움직임을 가장 반대한 곳은 한국교총이었다. 2021년 당시 한국교총은 기자회견을 열어 ‘당장의 학령인구 감소로 인한 교대 존폐는 어용주의적인 발상이며 오히려 지금이야말로 학급당 학생 수를 줄이고 초등교사를 증원할 기회’라고 주장했다. 교육대학의 전문성과 독립성만큼은 확실히 보장해야 한다고 강력하게 말하던 조직은 한국교총이었고, 가장 앞에서 마이크를 잡았던 회장은 현재 부산시의 교육 정책을 책임지는 하윤수 부산시교육청 교육감이다.

3년 전 기자회견에서 그는 부산교대의 통폐합에 반대하며 교육 공공성의 강화를 말했지만, 이제 부산 글로컬 대학과 연계한 교육발전특구를 제안한다. 학령인구 감소 추세는 여전한데 3년 사이 무엇이 변한 것일까. 부산교육청은 교육발전특구를 통해 지·산·학의 종합적인 연계를 계획했다. 부산에서 태어난 아이는 부산에서 기르는 것을 모토로 가장 먼저 특성화고의 전환을 예고했다.

특성화고를 K-팝고등학교, 고리 원전 마이스터고로 전환하여 지역 정착과 함께 취업을 지원하는 부산형 마이스터고를 육성하겠다는 사업이다. 하지만 부산에는 이미 우수한 교육 역량을 갖춘 네 곳의 마이스터고가 있다. 부산자동차고, 부산기계공고, 부산해사고, 부산소프트웨어마이스터고다.

이렇게 우수한 시설을 갖추고 있음에도 졸업생은 부산을 떠나 경기도로 향한다. 교육 정책은 마이스터고에 진학한다면 현장 전문가가 되어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받을 수 있다고 약속했지만,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양질의 제조업 일자리가 지역에 없기 때문이다.

부산시 정책은 분명하다. 탈산업도시를 지향하며 국제적인 금융허브도시를 향해 걸어간다. 제조업의 거친 색채를 지워내고, 금융과 마이스 산업 중심의 세련된 자본 경제를 덧칠한다. 지역의 청소년이 교육 정책의 로드맵에 따라 한 분야의 마이스터(장인)가 되어 안정적인 숙련 노동자로 되기에는 기반 산업의 전환이 너무나도 빠르다.

부산 마이스터고 졸업생의 지역 정착률은 59%다. 지역에 정착한 졸업생 가운데 자신의 전공을 살린 이들의 숫자는 이보다 훨씬 적을 것이다. 청년 유출을 걱정하는 도시가 마이스터고등학교를 졸업한 청년의 꿈과 안부는 묻지 않는다. 마이스터고의 첫 약속처럼 핑크빛 미래를 약속하는 지금의 교육 정책 역시 깊이 신뢰할 수 없는 이유다.

지키다라는 말은 곧을 직(直)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곧게, 바르게, 옳게 만드는 것이 지키다(직히다)의 본뜻이다. 아이들을 지키기 위해서 좋은 교육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처음의 약속을 지키는 것이 좋은 정책이다. 옳은 가치를 향해 자신의 입장을 바르게 유지하는 것이 좋은 교육의 시작이다. 아이들에게 마이스터의 꿈을 심었다면, 응당 그 꿈이 펼쳐질 수 있는 자리도 함께 지켜나가는 것이 교육 정책의 의무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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