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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메디클럽

[하순봉의 음악이야기] 왈츠와 신년음악회

  • 하순봉 작곡가
  •  |   입력 : 2024-01-07 18:57:11
  •  |   본지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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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음악회는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새해 첫 날에 연주하는 음악회이다. 빈 필의 히트상품으로 이 음악회는 온 세계에 중계되면서 이제는 전 세계인의 가장 상징적인 신년의 행사가 되어버렸다.

요한 슈트라우스 2세
이 음악회는 대부분 왈츠라는 우아하고 경쾌한 춤곡으로 이루어진다. 왈츠는 독일 남부의 랜틀러라는 민속음악에서 유래된 것으로, 19세기 당시 유럽 전역에 유행되며 춤바람의 광풍을 일으켰다. 당시 빈의 시민에게 이미 공중무도회는 일반화되었고 1808년 빈에는 6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슈테를같은 대규모 무도장이 문을 열었다. 남녀가 몸을 밀착하고 춤추는 이 왈츠는 당시 너무나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으며 전유럽으로 전염병처럼 퍼져 나갔다. 무도장에서 춤추다 아기를 분만하는 임산부도 있어 분만시설이 완비된 방도 있었다고 하니 가히 그 열풍이 짐작이 된다.

식자들은 이런 사회적인 춤바람 현상을 개탄했지만 그 불길은 막을 수 없었고 이미 왈츠는 문화이자 하나의 사회현상이 되어버렸다. 그리고 수요에 따른 당연한 결과로 작곡가들은 이 왈츠라는 장르에 많은 작품을 작곡하여 공급을 하기 시작했다. 쇼팽 베버 브람스 차이코프스키 라벨 드뷔시 등 모든 작곡가가 자기만의 언어로 다양한 왈츠를 작곡했다. 1826년 요한 슈트라우스1세는 친구인 요제프 라너와 악단을 만들어 활동을 시작했다. 라너가 주로 작곡을 하고 슈트라우스는 지휘를 맡았다. 이 악단은 곧 최고의 실력과 새로운 곡들로 빈의 무도장을 접수해 버렸다. 하룻 밤에 여섯 개의 무도회에서 연주를 했다고 한다. 이후 라너와 결별은 했지만 슈트라우스는 작곡에도 전념하여 ‘라데츠키 행진곡’같은 걸작을 남겼다.

이러는 중에 아버지의 반대를 무릅쓰고 악단을 조직한 아들 슈트라우스2세가 나타나며 드디어 빈의 음악계는 새로운 왈츠의 황제를 맞이하게 된다. 결국 부자 간 화해와 아버지의 악단까지 접수한 슈트라우스2세는 역사상 전무후무한 최고의 인기를 누리는 작곡가가 된다. 살인적인 연주 스케줄에 시달리던 슈트라우스2세는 두 동생에게 연주를 맡기고 자신은 작곡에만 몰두한다. ‘아름답고 푸른 도나우’는 보오전쟁에 패배해 실의에 빠진 국민에게 자긍심을 복돋아주었다.

슈트라우스는 거기에 만족하지 않고 오페레타라는 장르를 또 개척한다. ‘박쥐’ ‘집시남작’ 등은 지금도 자주 연주되는 걸작이다. 빈 필과 슈트라우스2세는 1873년 ‘빈 기질’로 처음 만난다. 이후 약 50번의 연주를 했고 1899년 작곡가의 사망으로 그들의 만남은 끝났지만 빈 필은 이후에도 그의 작품을 꾸준히 연주한다. 바인가르트너가 그의 곡을 지속적인 레퍼토리로 선택했고 1941년 1월 1일 클레멘스 클라우스의 지휘로 공식적인 첫 신년음악회가 열렸다. 그리고 지금까지 다양한 지휘자를 거치며 이어지고 있다. 이 신년음악회에선 관례적으로 대부분 슈트라우스 일가의 음악이 연주된다. 특히 ‘라데츠키 행진곡’과 ‘아름답고 푸른 도나우’는 빠지지 않고 꼭 연주된다.

이 슈트라우스의 음악은 단순한 춤 음악이 아니라 당시 빈의 시민에게 애국심과 자긍심의 상징이었다. 그리고 진정한 음악의 기쁨을 선사한 작곡가였다. 리하르트 슈트라우스는 “슈트라우스의 음악은 비평에서 자유로운 음악이다. 신이 보낸 기쁨의 전령중 내가 가장 친근하게 느끼는 작곡가다”고 말했다. 아마 호불호가 없는, 누구나 좋아하는 작곡가를 꼽으라면 바로 이 슈트라우스일 것이다. 해마다 신년음악회로 온 세계에 희망찬 메시지를 던지는 빈 필과 슈트라우스! 그리고 왈츠! 그 흥겹고 경쾌한 음악이 새해에도 우리 모두에게 희망찬 출발의 스텝이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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