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과대학이나 의학전문대원학을 졸업한 뒤 의사국가시험에 합격해 보건복지부장관의 면허를 받으면 정식 의사가 된다. 이 면허는 아픈 사람을 진료하고 치료할 수 있는 법적 자격증이다. 고도의 전문 지식과 기술을 가진 의료서비스 제공자다.
범죄를 저지른 의사의 자격을 박탈하는 것을 골자로 한 의료법 개정안을 놓고 뒷말이 무성하다. 지난 20일부터 시행된 이 법에 따르면 앞으로 의료인은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으면 범죄의 구분 없이 면허가 취소된다. 의료인의 면허 취소 대상 범위가 종전의 ‘의료법 위반’에서 ‘모든 범죄(고의성 없는 의료사고로 인한 업무상 과실치사상죄 제외)’로 확대된 것이다. 의사(치과의사와 한의사 포함)는 물론 간호사와 조산사 등도 적용 대상이다. 개정안을 놓고 의사집단에서 가장 거세게 반발해 ‘의사면허취소법’으로 불리고 있다.
이제는 교통사고나 단순 폭력 및 금융사고로 금고 형만 받아도 의사면허가 취소되는 세상이다. 그동안은 의료 관련 법령 위반으로 금고 이상 형을 선고받았을 경우에만 취소됐다.
대한의사협회와 대한치과협회 등은 “범죄 유형과 사정을 고려하지 않고 모든 범죄로 면허취소 사유를 확대한 것은 생존권과 직업수행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주장했다. 또 “교통사고에도 면허를 취소하는 것은 너무 과도한 입법”이라는 볼멘소리도 쏟아냈다. 도로에서 사고를 냈다고 운전면허가 아닌 의사면허를 박탈당하고 직업을 빼앗기는 게 합당하냐는 뜻이다.
하지만 교통사고로 금고 이상의 형이 선고될 정도면 절대 사소한 일을 저지른 게 아니라는 반론이 만만찮다. 교통사고를 형사 입건하는 경우는 사망, 도주, 무면허운전, 음주운전 등 ‘죄질이 불량한 사항’에만 적용된다. 그런 이유로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은 공무원은 파면된다는 점을 들어 형평성 문제를 거론할 필요가 없다는 반박도 있다.
2014년부터 올해 6월까지 면허가 취소된 의료인은 526명이다. 의료 직군별로 보면 의사가 300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한의사 117명, 간호사 75명, 치과의사 34명 순이었다.
최근에는 의대 입학생 증원 문제를 놓고 이런저런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이와 맞물려 ‘의사면허취소법’을 두고 다양한 의견이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의사는 우리 사회 선망의 직업이다. 높은 수준의 윤리성과 신뢰성이 요구된다. 귀한 ‘자격증’ 무게를 감당하려면 신중하게 살고 볼 일이다.
강춘진 수석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