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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의 소리] 2024년의 교육은 어디로 흘러갈까?

김성환 작가·‘김성환 독서교육’ 대표

  • 김성환 작가·‘김성환 독서교육’ 대표
  •  |   입력 : 2023-11-19 18:51:24
  •  |   본지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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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 이맘때쯤 건실한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한 지인에게서 고등학교 2학년 쌍둥이 자녀 교육비 때문에 허리가 휜다는 말을 들었다. 교육에 큰 관심을 둘 때가 아니어서 교육비의 개념이 모호했으나, 상식선에서 어느 정도 예상 가능한 금액의 범주가 있었다. 그러나 막상 그의 입에서 나온 금액은 머금던 커피를 내뿜을 뻔했을 만큼 나의 추정치로부터 한참이나 벗어나 있었다. 몇 달 후에는 고등학교 3학년 자녀 1명을 둔 전문직에 종사하는 한 지인에게서도 비슷한 금액에 해당하는 교육비를 들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이러한 상황은 특정 학부모들의 욕망에서 기반한 ‘문제’로 여겼다.

교육업에 본격적으로 발을 담그며 이전의 내 생각은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했다. 앞서 언급한 두 지인만큼 교육비에 투자하는 사람은 주변에서 소수에 가까웠다. 대신 새롭게 알게 된 사실은 고등만큼이나 초등에서도 교육비는 큰 이슈였다는 것이다. 절대적인 금액이 고등에 비할 바는 아니었으나, 체감으로는 상대적으로 큰 차이가 없는 듯했다. 문제가 아닌 현상이었다. 지난해 교육부·통계청이 발표한 초등학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 37만 원에 해당하는 집은 주변을 둘러봤을 때 오히려 소수에 해당했다.

서울 대치동에선 흔히 “초등학교 4학년에 정신 차리면 스카이 간다”는 말이 있다고 한다. 이때 정신이란 학업에 대한 태도를 일컫지만, 현실적으로 선행을 의미하기도 한다. 실제로 상담하다 보면 일부 과목별로 선행하는 아이가 많음을 알게 된다. 현 학년에서 1년은 기본이고 2~3년씩 앞서는 아이도 많다. 각각의 이유로 선행하지만, 분명한 것은 선행하지 않아도 잘못이라 말할 수 있는 것은 없다. 그러나 초등학교 3학년 이상만 되어도 또래끼리 “나는 몇 학년 거 공부하는데, 너는?”이라는 인식이 팽배한 지금의 시대에서 선행하지 않겠다는 마음을 오래도록 품고 가기란 생각보다 쉽지 않다.

선행의 큰 이점은 다가올 학업을 미리 받아들임으로써 차후에 이뤄질 학습에 대한 시간을 벌 수 있다는 점이다. 대신 그러기 위해서는 그에 걸맞은 비용과 아이들의 노력이 절실히 필요하다. 초등학교 5학년인 한 아이는 과외를 포함한 수학 학습만 세 군데에서 진행했다. 결과적으로 매일 3~4시간씩 수학에 힘을 쏟다 보니 중학교 2~3학년 수준의 진도를 맞췄다. 아이의 노력은 차치하더라도 차후에 어차피 들어갈 비용을 미리 투자한다는 개념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그러나 중·고등학생이 되어도 학업에 들어가는 비용이 줄어들지는 않을 것이다.

독서라고 해서 상황이 크게 다르지 않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초등 독서라 하면 학습만화, 청소년 동화 혹은 청소년 소설에 한정했다. 지금은 그뿐만 아니라 수능형 비문학 및 문학(고전, 고전시가)을 포괄한다. 초등학교 5학년인 한 아이가 ‘구운몽’을 읽고 “선생님, 도대체 공(空) 사상이 무슨 말이에요?”라고 내게 물었을 때, 어떻게 말해줘야 쉽게 이해할지보다 어디서 이런 걸 들었을까가 먼저 궁금했던 이유였다.

이러한 부분을 문제 아닌 문제라 여길 수 있는 데는 독서 연령이라는 게 존재한다고 보기 때문이다. 현재 학년 혹은 그 나이에 걸맞은 수준의 독서를 할 때 책이 주는 올바른 가치를 받아들일 수 있다. 물론 나이가 어리다고 해서 성인도 이해하기 어려운 텍스트를 읽지 말라는 법은 없다. 다만 자기 수준에서 일정 범위 이상 벗어나는 책을 접하게 되면 읽기는 가능할지라도 이해라는 행위가 어려울 뿐만 아니라 독서를 멀리할 수도 있어 독서교육이 지향하는 평생 독자와는 결을 달리할 수 있다.

2023년의 교육계는 공교육, 사교육을 떠나 여러모로 혼란스러웠던 것 같다. 교권 문제, 사교육 카르텔, 의대 정원 문제, 대입 개편 등 굵직한 사회적 이슈들이 수면 위로 얼굴을 내밀었다. 늘 그렇듯 변화에는 버석거림이 존재하지만, 그 과정을 오롯이 받아들이는 대상은 다른 누구도 아닌 결국 수많은 학부모와 학생일 것이다. 이들을 위해서라도 2024년에는 ‘교육’으로서의 올바른 변화가 이루어졌으면 한다.

이 글이 발간될 때면 누군가의 12년의 노력이 결실을 보았을 것이다. 아직 머나먼 여정이 남아있지만, 결과를 떠나 학생도 학부모도 다들 수고했다는 말을 건네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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