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시내버스 요금이 6일부터 350원 오른다. 도시철도는 이날 150원 오른 뒤 내년 5월 150원 추가 인상된다. 이에 따라 시내버스는 성인 교통카드 요금 기준 1550원, 도시철도는 1구간 기준 1450원(최종 1600원)이 된다. 마을버스도 최대 350원 내에서 인상한 요금을 같은 날 적용한다. 서울 시내버스는 지난 8월 300원 올라 1500원이 됐고, 도시철도는 두 차례 예정된 150원 인상분이 적용되면 1구간에 1400원(최종 1550원)이다. 부산 시내버스와 도시철도 요금이 서울을 앞질러 전국 7대 특별·광역시 최고가 되는 것이다.
체감물가는 현재 고공행진이다. 코로나19 사태가 끝난 후 2%대에서 안정세를 찾는 듯했던 소비자물가는 지난달 3.4%로 다시 치솟았다. 과일 채소 유제품 식료품 등 생활과 밀접한 품목이 자꾸 오르는 게 체감지수를 높이는 원인이다. 대중교통 요금 인상은 거기에 불을 지른 것이나 같다. 부산시가 대중교통을 많이 이용하면 일정 범위 내에서 차액을 돌려주는 동백패스를 시작했고 반응이 나쁘지는 않다. 그러나 혜택 시작점이 월 사용액 4만5000원 이상이어서 실제 환급 대상은 전체 이용객의 절반에 그친다. 나머지는 전국 최고 수준의 시내버스와 도시철도 요금을 감내해야 한다는 뜻이다. 택시요금도 세 달 전 기본요금이 4800원으로 1000원 올랐다. 이래저래 서민 지갑만 얇아진다.
부산 대중교통 수송분담률은 2008년부터 15년째 40% 초반에서 제자리걸음이다. 준공영제를 통한 서비스 향상으로 시내버스 이용을 독려한다는 부산시 계획은 틀어진 지 오래다. 연간 수천억 원에 달하는 막대한 재정 투입에도 시행 전 20% 넘던 수송분담률은 오히려 18%로 떨어졌다. 도시철도는 17%대에 머문다. 이번 요금 인상의 배경엔 버스와 도시철도의 대규모 적자가 있다. 그러나 요금 인상이라는 손 쉬운 카드를 뽑기 전에 시내버스회사나 부산교통공사가 긴축을 통한 자구책 마련에 애를 썼다는 말은 접하지 못했다. 대신 버스회사에선 대폭 상향된 근무 조건 덕분에 노조원들이 일자리 장사를 하다가 적발되고, 교통공사에선 지방공기업 수위의 대우와 방만 경영 소식만 들린다. 요금 인상의 최종 혹은 최대 수혜자가 누구냐는 질문의 답은 뻔하다.
부산은 도시 모양이 상하로 길게 뻗은데다 중간에 산이 가로막고 있어 서울이나 창원 같은 대중교통 친화적 방사형 교통망을 구축하기 어렵다는 변명은 숱하게 들었다. 그 난관을 뚫고 정책을 짜는 게 행정의 역할이다. 실제로는 도로 다리 터널 대심도 같은 승용차 위주 인프라를 깔면서 말로만 버스나 도시철도를 많이 타라 한다고 수요가 갑자기 생기는 게 아니다. 자동차를 집에 두고 나와도 도시 곳곳을 편하게 누빌 수 있도록 만들어야 대중교통 인기가 높아진다. 획기적인 개선책이 없으면 불편한데다 요금마저 비싸진 버스와 도시철도는 지금보다 더 외면당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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