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세리는 대한민국 골프계 상징 인물이다. 현재 LPGA(미국여자골프투어)를 중심으로 세계 무대를 주름잡는 우리나라 여성 골퍼들에게 영감을 준 국민적 스포츠 스타다. 1998년 US여자오픈에서 맨발 투혼으로 대역전극을 벌이며 우승한 장면을 보고 ‘박세리 같은 선수’가 되기 위해 골퍼로 입문한 어린 학생도 많았다.
당시 10~12세였던 ‘박세리 키즈’들은 엄청난 경쟁 속에 성장했다. 신지애 박인비 오지영 지은희 등 대표 주자들은 LPGA에서 한국 골프의 위력을 과시했다. 이후 김효주 전인지 박성현 김세영 고진영 등 수많은 골프 스타가 탄생해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박세리는 1992년 중학교 3학년 때 출전했던 KLPGA(한국여자골프투어) 대회 ‘라일앤스콧 여자오픈’에서 우승을 차지하면서 ‘프로 잡는 무서운 10대 아마추어’로 불렸다. 1996년 프로로 전향한 뒤 국내에는 적수가 없어 1년 뒤 더 큰 꿈을 위해 미국행을 결정했다. 1998년 미국 무대 참가 첫 해에 메이저 대회인 ‘맥도널드 LPGA 챔피언십’ 우승으로 주목받았다. 그리고 먼저 데뷔한 아니카 소렌스탐(1994년 입문), 캐리 웹(1996년 입문)과 삼각 라이벌 구도를 형성하며 LPGA 중흥기를 이끌었다.
스웨덴 출신의 아니카 소렌스탐은 2008년 은퇴할 때까지 LPGA에서 총 72승을 달성하며 역대 최고의 여자 골프 선수로 평가받는다. 남자 골퍼 백상어 그렉노먼과 함께 호주를 대표하는 여자 골퍼 캐리 웹은 2017년까지 41승을 일궜다. 박세리는 25승을 기록하고 2016년 파란만장했던 LPGA 선수 생활을 마감했다. 2003년 아니카 소렌스탐을 시작으로 2005년 캐리 웹, 2007년 박세리 순으로 이들 라이벌은 2년 주기로 나란히 LPGA 명예의 전당에 입성했다.
이들 3인방의 ‘부산매치’가 마련된다. 오는 7일 부산 스톤게이트CC에서 열리는 ‘2023 Maum 박세리 월드매치’에 출전해 라운딩을 펼친다. 이들은 물론 KLPGA 스타 선수, 유명 스포츠 스타와 예술가가 모여 2인 1조의 팀 경기를 한다. 이벤트성이 강해도 의미는 각별하다.
참가자들은 다음 달 ‘2030세계박람회(엑스포)’ 개최지 결정을 앞두고 한마음으로 엑스포 부산 유치를 응원할 예정이다. 수익금은 우승팀 선수들의 이름으로 스포츠, 문화, 예술 공존의 가치를 위한 기부처에 전달된다. 이처럼 뜻 깊은 자리에서 동시대를 풍미했던 LPGA 레전드 선수를 한꺼번에 접할 수 있다는 게 흥미롭다.
강춘진 수석논설위원